현대 i40 살룬 1.7 D-스펙, 7단 DCT로 변속과 가속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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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 살룬 1.7 D-스펙, 7단 DCT로 변속과 가속이 빨라졌다
  • 최주식 편집장
  • 승인 2015.04.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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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은 가끔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차다. 쏘나타, 그랜저, 아슬란, 제네시스로 이어지는 중대형 라인업에서 외따로 떨어진 느낌. 주류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이 느낌이 i40의 핸디캡이 될 수도, 개성이란 측면에서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사실 i40이 애매한 입장에 놓인 것은 그것이 왜건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라인업에서 i40은 왜건 모델을 의미하고, 세단 모델은 i40 설룬(saloon)으로 표시된다. 설룬은 세단의 유럽식 표기다.

애초 i40은 왜건이 인기 있는 유럽시장을 겨냥한 전략형 모델. 문제는 국내에 시판하면서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점. 처음부터 왜건이란 용어 자체를 기피했는데, 왜건이 인기 없는 시장이란 것을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왜건의 장점을 내세우며 좀 더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려고 했으면 어땠을까.
 

페이스리프트로 나온 뉴 i40은 커진 프론트 그릴로 공격적인 앞모습, 유로 6 기준에 맞춘 새로운 1.7 디젤 엔진, 그리고 동급 최초로 쓰인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포인트다. 의외로 변화의 폭이 크고 바람직한 진화의 방향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춘천, 왕복 140km 구간에서 진행된 시승회에 참석했다. 이날 준비된 시승차는 i40 1.7 디젤 최고급 모델인 디스펙(D SPEC). 모두 설룬 모델만 준비되어 i40에 대한 여전한 현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왜건 대 세단 판매 비중은 40:60 정도로 세단이 우세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버킷 타입 시트가 몸에 착 맞는다. 가죽 시트의 질감은 보통 수준. 센터 페시아와 아래로 이어지는 센터 터널이 기존 현대차의 구성보다 얇다. 버튼 크기가 작아지고 가운데 집중되었으며 아래쪽 수납공간도 작다. 공간은 넓어진 느낌이지만 살짝 허전한 기분도 든다. 초기 가속은 반 템포 정도만 여유를 가지면 화끈하게 나간다. 최대토크 34.7kg·m은 1,750rpm, 최고출력 141마력은 4,000rpm에서 발휘되어 중속에서 고속으로 탄탄하게 이어진다.

7단 듀얼 클러치는 확실히 빠른 변속이 두드러졌다. 패들 시프트를 달아 한층 빠르고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패들 시프트 위치가 조금 아래에 있고, 드라이빙 셀렉터에서 스포트 모드의 차별점이 크지 않았다. 또 하나, 드라이빙 셀렉터 버튼이 기어 레버 오른쪽 멀리 있어 의아했다. 그럼에도 가속은 생각보다 빠르고 고속안정감도 좋았다. 브레이킹 포인트도 적절해 안심하고 가감속을 즐길 수 있다. 서스펜션과 댐퍼의 움직임은 기존 현대차보다 단단한 느낌이다.
 

처음엔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나중엔 연비를 의식하고 달렸는데, 결과적으로 공인연비 이상은 나왔다. 짧은 구간 운전이라 단정하긴 어렵지만 연비를 좋게 하는 한 가지를 발견했다. 시속 100km~120km 구간으로 달리며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뗐을 때 rpm 게이지가 천천히 떨어졌다. 그만큼 타력주행 시간이 길어져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뉴 i40 설룬은 디젤 세단의 관점에서 봤을 때 경쟁력이 있는 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i40을 선택한다면 왜건을 고르고 싶다. 트렁크 공간의 구성과 마무리 수준을 비교하면 가격 차이를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글 · 최주식 편집장 (road@iauto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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