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원이 피스톤 엔진을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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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이 피스톤 엔진을 살릴 수 있을까?
  • 이언 맥컬리(Iain Macauley)
  • 승인 2024.02.0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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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직관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는 있지만, 가솔린과 디젤 엔진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생각은 F1 기술의 영향이 없었다면 신뢰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 이 지상 최고의 모터스포츠는, 연소 엔진의 미래를 지켜줄 열쇠가 될 수도 있다.  

F1은 초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을 일찌감치 도입해 이후 이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을 뒷받침했으며, 이제는 합성 E-퓨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퓨얼은 그들의 숙원대로 앞으로도 엔진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줄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맥라렌 F1 팀 미캐닉이었으며 현재는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하고 있는 마크 ‘엘비스’ 프리스틀리(Marc ‘Elvis’ Priestley)는 F1이 화석 연료에만 머물러있고 모터스포츠 보스들이 정한 친환경 기준에 맞추기 위한 도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양산 전기차 기술 개발은 훨씬 더디게 진행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스틀리는 “F1 팀은 E-퓨얼의 경계를 허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프리스틀리는 과거 말 그대로 제로 베이스에서 3년 만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개발했던 핵심인력들의 능력을 생각하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연료 분야에서도 극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고 있다. “F1이 없었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개발은 아마도 지금보다 5년은 뒤처졌을 겁니다”라고 프리스틀리는 단언한다. “지속 가능한 연료를 향해, F1은 다시 한 번 첫걸음을 떼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속 가능한 연료의 경계를 허물고, 예전 하이브리드 기술로 했던 것처럼, 지속 가능한 연료의 한계를 극복하며 최대한 멀리까지 나아갈 겁니다.”  

2009년 F1이 커스(KERS)를 채택함으로써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 2011년 현재 F1 하이브리드 규칙의 2014년 도입 계획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F1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당시 하이브리드 양산차 틈새시장에서 볼 수 있던 엔지니어링 수준보다 몇 년은 뒤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프리스틀리는 “F1 팀들은 융통성 없는 마감 시간과 갑작스럽고 예상할 수 없는 규칙 변경에 맞서며 일합니다”라고 말한다.

“F1 팀들은 양산차 제조업체들보다 10배 혹은 심지어 20배 빠른 속도로 동력 장치를 개발합니다. 양산차 제조업체라면 몇 년 걸릴 일을 단 몇 주에 끝내버리곤 하죠.”  “F1의 영향이 없었다면, 2035년 예정인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 전용 신차 판매 데드라인을 맞출 기술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F1이 기술을 빨리 발전시킴에 따라, 그 기술이 도로를 달리는 양산차 개발공학으로 넘어갈 수 있는 거죠.”

프리스틀리가 지적한 대로 하이브리드 기술은 2009년 F1 머신에 처음 적용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 당시만 해도 80마력의 출력을 가진 커스(KERS) 장치는 선택 사항이었으며, 모든 팀이 이 장치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2014년에는 새로운 V6 1.6L 엔진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열 및 운동 에너지 회수 시스템의 사용이 모두 허용되었다.

“F1이 신기술을 도입하면 뛰어난 엔지니어들 덕분에 자동차 산업보다 훨씬 더 빨리 기술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프리스틀리가 말한다. “하이브리드 기술이야말로 정말 훌륭한 본보기죠. MGU(모터 제너레이터), 배터리 및 동력장치의 관리 및 제어 시스템 개발은 모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입니다.”  “F1에서 그 모든 개발 과정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졌어요. 만약 일반 도로를 달리는 대다수를 위한 양산차 제조업에서만 그 개발이 진행됐다면 아마도 빨라야 10년이나 15년 정도는 걸렸을 겁니다. 그러나 F1은 그 기술을 도입하고 3년 이내에 지금까지 봐온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동력 장치를 갖게 됐어요.”  

현재 전기차 기술과 함께 지속 가능한 연료가 개발되고 있다

“F1의 다음번 기술 경쟁은 지속 가능한 연료 부문에서 이뤄질 겁니다. 나는 F1이 이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고 2026년부터는 F1 머신이 100% 지속 가능한 연료로만 달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이브리드 개발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바로 E-퓨얼 기술이 거대한 도약을 이룰 거예요.”  “진짜 흥미로운 건 E-퓨얼이 F1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전기차를 알리기 위해 매달리고 있는 지금의 자동차 산업계에서, 우리는 정말로 이상한 교차점에 있기 때문이에요. 훌륭한 기술이지만, 분명히 많은 이유로 인해 업계의 모든 사람을 위한 완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프리스틀리의 말이 계속된다. “성배는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일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배출가스 제로로 귀결되며, 기존의 자동차를 계속 운행하면서 기존 연료 네트워크도 사용할 수 있을 연료를 찾는 겁니다. 이는 모두 F1이 이 기술을 개발의 온상에 올려놓은 잠재적인 결과들인 셈이죠.”  “지속 가능성과 환경주의는 F1에 존재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F1이 친환경 연료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은 그 위협을 오히려 모터스포츠에 거대하고도 긍정적인 유산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프리스틀리에 따르면, 이제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몫은 F1에 달려 있다. “F1은 실제로 하이브리드 기술의 성장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전달하는 데 상당히 서툴렀어요. 그들이 그 점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F1은 2030년까지 넷 제로(Net-zero) 이벤트의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시점까지 레이스 트랙에서 지속 가능한 연료 개발을 완전히 마무리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F1이 빠른 속도로 개발한 기술을 통해 전체 자동차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존 자동차들을 도로에 그대로 두고 기존 주유소 네트워크도 유지하면서 모든 걸 바꿀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F1에서처럼 짧은 기간에 이토록 믿을 수 없을 수준으로 신 연료를 개발할 방법은 적어도 자동차 산업 내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을 겁니다.” 

프리스틀리(오른쪽)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맥라렌 F1 팀 피트 크루로 활동했다

FROM THE PITS TO THE BOX
프리스틀리는 맥라렌 F1 팀에서 10년간 일했고, 그 후 F1과 포뮬러 E 방송 진행자로 변신했다. 그는 오늘날 TV 프로그램 <휠러 딜러(Wheeler Dealer)>에서 마이크 브루어(Mike Brewer, 사진 왼쪽)와 함께 ‘클래식카 수리하는 남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차는 1980년대 포르쉐 911 SC이다. 프리스틀리는 변화와 개발을 통해 기업 활동을 돕는 등 기업 코치로도 활약하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탄소 나노 소재 기술 기업 플렉스그래프(Flexegraph)와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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