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담백하다. 쌍용 토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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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하다. 쌍용 토레스
  • 박해성
  • 승인 2022.07.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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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테마인 ‘강인함과 모던함’은 한눈에 전달된다

새로운 쌍용자동차 중형 SUV의 차명인 ‘토레스’는 남미대륙 파타고니아의 절경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따왔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생물다양성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수려한 비경으로 이름 높다. 세계 모험가들의 버킷리스트 1위로 꼽히는 이유다. 이 이름의 제안은 쌍용차 칠레 대리점에서 먼저 나왔고, 이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토레스의 외관은 사진으로 본 것보다 실물이 더 근사해 보인다.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비전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가 말하는 ‘강인함과 모던함’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디자인에서 그대로 묻어나는 느낌이다. 

토레스의 첫인상으로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반복적인 세로 격자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 일체형 범퍼이다. 전면 실루엣이 얼핏 체로키를 닮은 듯 와일드하다. 디자인 의도는 성벽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렌즈를 드러낸 클린타입 헤드램프는 북두칠성을 모티브로 한 DRL과 일체감을 갖는다. 볼륨감 있는 후드 캐릭터 라인은 강건한 느낌을 주며, 고프로나 차량 보호장비 등 야외 활동에 사용이 용이한 후드 가니시가 장착되어 있다. 사실 디자인적 요소가 더 커 보인다.

측면을 보니 각진 형태의 휠아치가 4×4 느낌을 준다. A-필러의 블랙 하이그로시와 C-필러 가니시가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사이드 미러는 플래그 타입으로 정통 SUV의 멋을 만들어낸다. 시승차에는 20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이 달렸고, 기본적으로 17 또는 18인치 휠이 적용된다. 스페어타이어 보관함을 형상화한 후면에서 정통 SUV 이미지를, 제동등에 적용된 태극기 건곤감리의 ‘리’ 문양에서 ‘대한민국’의 정신을 새겼다고 한다. 

 

뒷모습은 터프한 SUV 이미지를 강조한다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고 세련된 분위기. 쌍용차에 대한 기대감에 비추어 조금 의외인 부분이다. 슬림 & 와이드 콘셉트는 단순하게 전달되며 탁 트인 시야가 좋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버튼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고는 하나 비상 버튼 하나를 제외한 모든 버튼의 터치화는 아쉬움이 있다. 지향하는 레트로 디자인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중앙 아래 위 두 개의 스크린은 인포메이션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 좀 산만한 느낌이다. 진정한 단순화는 적절하게 물리적 버튼이 동반되어야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거주 공간은 만족스럽고 시트는 편안하다. 2열 리클라이닝 시트는 장거리 이동에도 편안함을 준다. 1열은 물론 특히 2열의 머리 위 공간이 여유로워 키 큰 사람도 답답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703L의 대형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 4개와 여행용 가방 4개를 싣고도 공간이 남는다. 2열을 폴딩하면 캠핑과 차박 등 레저 활동에 유용한 공간이 나온다. 물통이나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곳곳의 수납공간은 보너스다. 최상위 모델인 시승차는 앞좌석 통풍시트와 전좌석 열선시트가 적용되어 있다. 

이제 달리기 순서다. 승차감은 아주 편안한 주행감각에 맞춰져 있다. 어쩌면 쌍용차 SUV 답지 않은 승차감,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과 승차감이 부드럽다보니 K-요철이라 불리는 과격한 과속방지턱이나 조금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자세가 불안정해지기도 한다.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무척 조용하다. 힘이 넘치지는 않으나 중저속의 가속을 우선시 하고, 마력보다 토크 위주로 세팅했다. 이런 엔진 특성은 일상 주행에서 충분한 힘을 낸다.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는 새롭지는 않지만 검증받은 성능과 내구성에 안도감을 준다. 주행 환경은 세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노멀과 스포츠, 윈터 모드. 스포츠 모드를 쓰지 않아도 액셀러레이터 조작만으로 풀 파워를 느끼는데 문제는 없다. 둘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얘기기도 하다.  

1.5L 가솔린 터보는 생각보다 잘 달린다

내외관 디자인과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또 하나 토레스의 장점은 기본 모델부터 적용되어있는 주행 안전 보조장치다. 상위 모델에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하는 딥컨트롤이 적용되었고,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중심을 유지하는 IACC가 추가된다. 실생활에 유용한 안전사양은 엔트리 모델에서도 촘촘하다. 

토레스의 국내 경쟁차종으로는 투싼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사실 토레스는 쌍용차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 이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차체와 시승 느낌에서 세련미는 다소 부족하다. 그럼에도 동급 사양에서의 비교 우위, 같은 가격으로 상위모델도 넘볼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장점이다. 

무엇보다 차를 만들면서 투박하지만 요령 부리지 않은 정직함이 돋보인다. 원가를 생각하지 않고(그럴 리야 없겠지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한다는 느낌은, 새로운 감성을 찾는 고객에게 충분한 매력 포인트가 될 듯하다. 아웃도어 활동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가족을 위한 그리고 나만의 편안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가 열린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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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File | TORRES T7

가격 3020만 원(시승차 : 3585만 원) 길이×너비×높이 4700×1890×1720mm
휠베이스 2680mm 엔진 직렬 4기통 1497cc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170마력/5000~5500rpm
최대토크 28.6kg·m/1500~4000rpm 변속기 자동 6단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 / 디스크 타이어 245/45 R20 복합연비(4WD) 10.2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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