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준중형급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디자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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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준중형급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디자인 특징
  • 구 상 교수
  • 승인 2020.03.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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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이 선보인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는 우리나라에서는 현대 코나와 쌍용 티볼리가 겨루는 준중형급 SUV 시장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차체 크기는 길이 4425mm, 폭 1810mm, 높이 1660mm에 휠베이스는 2640mm로, 기아 셀토스의 4375mm보다는 크고, 폭도 10mm 넓고, 높이도 45mm 높다.

GM에는 트레일블레이저 윗급으로 블레이저(Blazer)가 있는데, 대체로 싼타페 정도의 크기이다. 물론 블레이저도 싼타페의 폭과 높이인 1890mm와 1705mm보다는 30~40mm 가량 크다. 초반부터 mm 단위의 치수로 글을 시작하니 시각적으로 와 닿지는 않는 느낌이다. 치수가 어쩌니 해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건 당연지사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새롭게 출시하게 되는 15개 신차 중 하나로, 이미 발표된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그리고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과 함께 이미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지만, 차체가 큰 차는 아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대형 SUV가 물밀 듯 출시되는 걸 감안하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아담한 크기이다.

 

그렇지만 상급의 블레이저와 크기를 비교해보면 후드 길이가 차이를 보일 뿐 캐빈, 즉 실내 공간의 크기는 거의 같다. 요즘의 차량 설계가 캐빈 중심이어서 차량의 크기가 작아지더라도 캐빈 대신 엔진 공간을 줄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 돼 버린 기술 특징을 보여주는 차체 비례임을 알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5인승 준중형급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2021년형으로 등장한 따끈따끈한 최신형 차량이다.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와 상급 블레이저(Blazer)는 이름이 비슷해 보이는데,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는 영어로 ‘개척자’ 라는 의미를 가진 하나의 단어이고, 블레이저(blazer)는 또 다른 단어로 약간 캐주얼한 정장 상의를 의미하기도 하는 등 다른 의미의 이름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붕과 차체의 색을 다르게 칠하는 선택이 있는데, 그로 인해 C-필러 상단부가 검은색 가니시로 구분돼 있다. 그런데 이런 C-필러 디자인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비슷한 급의 국산차인 티볼리와 코나 등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검은색 가니시는 차체와 지붕을 구분하는 역할이고, 실제로 차체의 용접은 지붕의 모히칸 몰드로 덮인 부분에 돼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전형적인 쉐보레 차량들의 룰(?)을 보여주는데, 한 가지 차이점은 센터페시아 위쪽 중앙으로 벤틸레이션 그릴이 설치돼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가 확대되는 경향이어서 전반적으로 중앙의 환기구를 센터페시아의 아래나 위로 옮기는 디자인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센터페시아를 자세히 보면 디스플레이 창 좌우에 삼각형 모양의 베젤이 넓게 자리 잡고 있고, 그 우측에 비상경고등 버튼이 달린 걸 볼 수 있다. 추측하건대 처음에는 디스플레이 좌우에 환기구를 넣는 디자인을 했다가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위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비상경고등 버튼을 넣은 걸로 보인다. 그리고 센터 콘솔에 약 3.5L의 수납공간을 확보했으며 가운데 팔걸이 아래쪽의 개방된 수납공간도 4.4L 정도 된다고 하니, 손가방 같은 소도구 수납에는 유리할 것 같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차체 크기와 내/외장 디자인에서 미국의 소형 SUV가 실용성을 추구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브랜드에는 덩치 큰 SUV만 존재할 것이라는 선입관과는 다른 모습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등장으로 우리나라 준중형급 SUV 디자인에서 더 많은 다양성이 존재하면서, 좀 더 활기차게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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