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3, 4년 만에 옷을 갈아입고 정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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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3, 4년 만에 옷을 갈아입고 정상을 노린다
  • 임재현 에디터
  • 승인 2015.08.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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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Q3에서 먼저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무엇보다 새로운 프런트 마스크다. 신형 Q3의 얼굴은 지난 2012년에 발표한 크로스레인 쿠페 콘셉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우디는 승용차와 SUV의 디자인을 다르게 가져갈 계획을 세웠고, 크로스레인 쿠페는 차세대 Q모델에 적용할 새로운 디자인을 소개하는 역할이었다. 

아우디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Q3에도 적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LA클래스가 나오고, 얼마 전에는 신형 BMW X1이 등장하는 등 프리미엄 콤팩트 SUV 시장은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우디로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Q3은 국내에 두 가지 엔진으로 판매된다. 두 엔진 모두 배기량이 2.0L로 같지만, 세팅을 달리해 150마력(30 TDI)과 184마력(35 TDI)으로 나뉜다. 모두 네바퀴굴림(콰트로)이 기본이고, 각 모델은 디자인 라인과 스포트 라인으로 트림을 구성했다. 

판매가격은 30 TDI 디자인 5천190만원, 30 TDI 스포트 5천250만원, 35 TDI 디자인 5천590만원, 35 TDI 스포트 5천650만원이다. 그 위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인 35 TDI 디자인 익스클루시브 에디션과 35 TDI 스포트 S라인 에디션이 있다. 
 

시승차는 디자인 익스클루시브 에디션. 35 TDI 디자인 모델에 LED 헤드램프, 오프로드 패키지, 19인치 10스포크 휠 등을 추가한 모델이다. 가격은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6천90만원. S라인 에디션은 6천150만원으로 더 비싸다. 

올 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한 무더운 날이었다. Q3을 보자마자 여름바다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색상에 매료됐다. 색상명은 ‘하이난 블루 메탈릭.’ 하이난은 중국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곳. 강렬한 햇볕 아래 세워둔 Q3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이런 빛깔의 바다가 펼쳐진 곳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신형 Q3은 색상 하나만으로 취향을 ‘저격’했다. 
 

번쩍거리는 새로운 싱글프레임 그릴이 파란색 차체와 강한 대비를 이룬다. 금속 질감을 한껏 살린 싱글프레임 디자인은 윤곽을 강조한 각진 형태이고, 위쪽 모서리가 띠처럼 확장돼 헤드램프와 연결됐다. 이전보다 터프하고 용맹한 인상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렸던 부분인데, 실제로 마주하니 의외로 괜찮다. 단언컨대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낫다. 다만, 부드러운 곡선이 물결처럼 흐르는 옆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느낌도 더러 있다.
헤드램프의 윤곽은 그대로지만, 내부는 완전히 달라져서 눈매가 새롭다. 특히, 시승차에는 LED 헤드램프가 적용돼 한층 새롭게 와 닿는다. 신형 Q3의 LED 헤드램프는 기능적으로도 뛰어나지만, 첨단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조형미가 돋보인다. 
 

뒤쪽으로 완만하게 낮아지는 지붕과 크게 누운 D필러가 제법 쿠페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록 BMW X4나 X6 같은 본격적인 쿠페 형태는 아니지만, 충분히 개성을 뽐낸다. 플랫폼을 나눈 형제차 폭스바겐 티구안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도구의 성격이 강한 티구안과 달리, Q3은 프리미엄 제품답게 스타일에 대한 자기주장이 있다. 

테일 램프는 내부 디자인을 바꾸고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새로 적용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진행 방향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빛이 흐르는 연출을 한다. 보기에도 멋지지만, 시인성을 높여 안전에 기여하는 기능적인 장점도 있다. 
 

문을 열면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오렌지 빛깔의 실내가 펼쳐진다. 가죽과 패브릭이 조화를 이룬 시트는 이탈리아 패션메이커의 솜씨로 매만진 듯 멋스럽다. 화사하고 스타일리시한 시트가 시선을 끌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익숙한 전경이다. 

이곳저곳이 바뀐 겉과 달리 실내는 이전과 거의 같다. 소재와 마무리, 조립품질은 여전히 빈틈없고 동급 최고 수준이다. 손이 닿는 곳마다 촉감이 좋고, 버튼들의 조작감도 좋다. 최근에는 선진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안이하게 터치 버튼을 남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아우디는 착실하게 손맛을 내고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몇 가지 달라진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송풍구 아래에 피아노 블랙 장식이 새로 들어갔고, CD 삽입구에는 금속장식 띠가 더해졌다. 신형 Q3 실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바뀐 부분은, 온도조절 다이얼 주변부와 액정 디자인이 달라진 공조장치 조작 패널이다. 물론, Q3을 아주 잘 알고 있거나 소유하고 있는 사람조차 알아채긴 쉽지 않겠지만…. 

가장 바뀌었으면 했던 부분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다. 바로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아우디 뮤직 인터페이스(AMI)다. 신형 A6에서 새로 추가된 USB 단자를 발견하고 반가웠는데, 신형 Q3은 여전히 센터콘솔 안에 AMI 단자만 덩그러니 갖추고 있다. 
 

비록 약간의 차이지만, 세단이나 해치백보다 시점이 조금 높아서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가 한결 좋다. 시트는 굴곡이 적당해 효과적으로 체중을 분산시키고, 몸을 단단히 잡아둔다. 지붕이 뒤쪽으로 낮아지는 형태지만, 2열 천장을 넉넉히 파두어 머리 공간을 제대로 확보했다. 다리 공간은 여유롭진 않지만 비좁지도 않다. 

트렁크 용량은 460L로 420L인 X1보다 넓다. 대형 유모차를 아무렇게나 던져 넣기엔 다소 빠듯해 보이는 공간이지만, ‘테트리스’ 하듯 차곡차곡 넣으면 보기보다 상당히 많은 짐이 들어간다. 물론, 뒷좌석을 모두 눕혀서 최대 1,365L까지 넓힐 수도 있다. 
 

엔진에도 변화가 있다. 신형 직렬 4기통 2.0L 터보 디젤 엔진은 이전보다 7마력 오른 184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38.8kg·m으로 이전과 같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7.9초로 0.3초 단축됐고, 최고시속은 212km에서 219km로 올랐다. 라이벌들을 제치고 동급에서 가장 빠른 차가 됐다. 물론, 190마력으로 업그레이드된 신형 X1이 국내 출시되면 순위가 뒤집히겠지만…. 

주행감각은 좋은 의미에서 SUV 같지 않다. 토크가 풍부한 엔진과 치밀하게 작동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S트로닉이 1,715kg의 무게를 실감치 못하게 차를 가볍게 이끈다. 고회전까지 두툼한 토크가 꾸준히 나와 주고, 급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선 펀치를 날린다. 거의 모든 여건에서 파워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7단 S트로닉은 저속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울컥거리는 현상이 사라졌다. 이제는 모든 영역에서 부드럽고 매끈하게 작동한다. Q3의 운전 재미는 대부분 파워트레인에서 나온다. 스티어링은 정확하지만 무색무취여서 싱겁다. 

승차감은 탄탄하면서 유연해 거친 곳이 없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잘 억제하고,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잘 걸러준다. 움직임이 차분해서 고속주행 때 안정적이고 쾌적하다. 코너에서도 자세 변화는 온화하고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달리다보면 SUV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SUV의 장점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시야가 좋아서 빠르게 상황 판단을 할 수 있고, 지상고에 여유가 있어서 어떤 과속방지턱을 만나도 부담이 전혀 없다. 외부상황에 덜 신경 쓰는 것은 곧 스트레스 감소로 이어진다. 갈수록 SUV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에는 레저 활동 증가도 있겠지만,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Q3은 싱글이든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든 다양한 계층에 잘 어울린다.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모습에선 일상생활의 냄새를 맡기 어렵다. Q3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틈새시장을 노린 모델의 성격이 강했지만, 콤팩트 SUV의 인기가 높은 지금은 오히려 주역이 됐다. Q3 같은 차를 원하는 당신이 현재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주인공이다. 

글 · 임재현 에디터 (jlim@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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