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시대 마이크로버스, 폭스바겐 ID 버즈의 재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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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시대 마이크로버스, 폭스바겐 ID 버즈의 재미 찾기
  • 마크 티쇼(Mark Tisshaw)
  • 승인 2022.10.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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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이 차와 관련된 네 대의 콘셉트 카가 나왔고, 드디어 그 순간이 다가왔다.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가 돌아온 것. 불리, 캠퍼, 마이크로버스, 밴, 이 차를 칭하는 이름은 많지만, 이번에는 ID 버즈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존재하게 됐다.

이전의 콘셉트 모델들은 2001년(마이크로버스), 2011년(불리), 2016년(버드-e), 2017년(ID 버즈, 양산까지 도달한 차)에 나왔다. 폭스바겐이 가졌던 욕망이 무엇이든 간에, 네 번째 시도에서야 이 라인에 대한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변해버린 대상을 얻게 된 것이다. 

ID 버즈와 다른 ID 모델들 아래에 놓인 MEB 플랫폼의 유연성이 이번 기회를 제공했다. 바닥에 배터리를 장착한 스케이트보드 섀시가 제공하는 혜택과 자유로운 디자인을 ID 버즈를 통해 볼 수 있다.

연관된 ID 3, ID 4, ID 5는 모두 내연기관 시대로부터 전기 자동차까지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약간은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칸을 채워 나가듯 익숙한 크기와 모양의 자동차들로 만들어진 듯 하다. 반면에 ID 버즈는 결코 그렇지 않다. 콘셉트 카를 실제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 차를 보고 어떻게 미소 짓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 코펜하겐에서 시승하면서 경험한 것처럼 이 차의 외관은 정말 오가던 사람들을 멈추게 한다. 우리가 부가티를 시승할 때보다 더 많은 사진이 찍혔을 정도로 존재감 넘친다.

ID 버즈는 올해 말 5인승 MPV와 카고(Cargo)라는 이름의 밴 등 두 가지 버전 중 하나로 영국에 상륙할 것이다. 알려진 정보 상 ID 버즈 MPV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현재까지는 라인업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고전적인 마이크로버스를 떠올려보면 차 뒤에서 차 한 잔을 우려내거나 잠자리를 꾸밀 생각을 하게 된다. ID 버즈에는 아직 그런 것이 없다. 모두가 상투적이다. 

다른 모델은 내년 말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이 폭스바겐의 아이콘을 미국에서 부활시키도록 디자인된 7인승 롱 휠베이스 모델, 4륜구동 모델, 우리가 정말 타보고 싶은 ‘캘리포니아’ 대체 모델(움직이는 별장 같은 차종)이 나온다. 

이번에 시승한 것은 MPV 모델이다. 앞쪽에는 팔걸이가 완비된 크고 편안한 시트 2개가 있다. 슬라이딩 리어 도어를 통해 드나드는 뒤쪽에는 60/40으로 분할되는 3인승 벤치 시트가 놓인다. 2열 시트는 평평하게 접히고 앞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탈거는 할 수 없다. 신형 폭스바겐 멀티밴에서는 그게 가능하다. MQB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최근 출시된 멀티밴은 무한히 유연해 보인다. ID 버즈가 그러한 유연성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지속 가능한 재료는 좋지만 디지털 대시보드는 그렇지 않다
실내 공간은 넓고 통풍이 잘 된다. 좀 더 다재다능하면 어떨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재 가능한 용량은 어마어마하다. 기본 1121리터에서부터 모든 것을 가장 평평하고 감춰진 위치에 둘 경우 최대 2123리터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바닥은 - 그렇게 쉽지는 않지만 -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비록 바닷가 오두막 모델은 아직 없지만, 액세서리 목록에서 차의 뒤쪽에 맞는 주방 세트와 침대를 선택할 수 있다. 

기술 사양은 지금까지의 다른 MEB 차들을 통해 친숙한 수준이다. ID 버즈는 77kWh 리튬 이온 배터리 팩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204마력, 31.7kg·m 전기 모터를 뒤 차축에 탑재한다.

출시 초기 라인업의 주행가능거리는 기본형 라이프 버전(약 9140만 원)의 경우 415km, 스타일 버전(약 9900만 원)과 퍼스트 에디션(약 1억 원)은 410km이다. 

2502kg이 나가는 무거운 자동차이고 차체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겉보기보다 콤팩트하다. 길이는 4712mm로, 폭스바겐 파사트와 비슷하다. 높이는 1937mm, 폭은 1985mm이다. 도로에서 가장 많이 체감되는 것은 차폭이다.

시야 확보는 훌륭하다. 특히 크게 분할된 A필러 덕분에 전방 시야가 좋다. ID 버즈의 차체를 쉽게 이끌 수 있다. 휠베이스는 3m에 가깝다. 이렇게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바퀴들이 각각의 모서리에 배치되었고 ID 버즈의 자세 잡힌 디자인이 만들어졌다. 

실내에는 영리한 작은 수납함들과 주머니의 내용물을 보관할(잃어버릴) 곳들이 가득하다. 최대 8개의 USB-C 포트가 제공되기 때문에 휴대폰을 충전할 곳은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즐거운 외관이 실내 기능성을 높여주지만, 특히 시승한 스타일 버전은 밝은 색상으로 인해 모든 탑승자가 즐길 수 있는 밝고 쾌적한 공간을 가졌다. 재활용된 많은 소재들이 실내 마감에 사용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진짜 가죽이 없다. 현대적인 폭스바겐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승차감이 편안하고 핸들링이 깔끔하다

실내는 매우 넓다. 특히 앞좌석 승객 사이를 가로막는 트랜스미션 터널이 없어서 서로 발 싸움을 할 수도 있다. 다리가 거기까지 닿을 수 있다면. 옆자리 동승자가 꽤 멀리 떨어져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넓다. 전방 유리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폭스바겐의 악명 높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양은 토마스 셰퍼 신임 폭스바겐 CEO가 약속하는 최신 3.2 소프트웨어를 구동한다. 이전 버전들보다 훨씬 안전하고 안정적이다.

그는 또한 이것이 응당 그래야하는 만큼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다고 인정하는데, 부드럽게 표현한 것이다. ‘더 많은 것들을 여러 단계 거칠 수 있는데, 왜 하나의 버튼만 누르거나 하나의 메뉴만 선택하면 되도록 하나요?’ 그 배경에는 만트라(mantra)가 있는 것 같다. 운전에 집중하면서 충돌을 회피하는 것과 같이 다른 일을 동시에 해야 할 때, 이러한 복잡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실제적인 생각이나 테스트 없이 실험실에서 설계된 소프트웨어다. 

놀랍게도, 센터 콘솔의 디지털 히터 조작부는 여전히 조명이 켜지지 않기 때문에, 밤에 히터를 올리거나 내리려면 말 그대로 어둠을 찔러야 한다. 

그래도 ID 버즈의 운전에 집중하면 상황이 빠르게 달라진다. 모든 면에서 매우 즐겁다. 전기 파워는 차의 크기와 성격에 아주 잘 어울리고, 특히 정숙함과 세련됨이 정말 큰 장점이다. 운전 경험은 MEB 기반의 폭스바겐, 아우디, 쿠프라, 슈코다 차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서 친숙하게 다가온다.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의 가속은 아니지만 활기가 있다. 

회생제동은 잘 정의되어 있고, 칼럼 기어 셀렉터에서 'B'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원페달 주행에 보다 가까워진다. 필요할 때는 충분히 빠른 추진력을 제공한다. 높은 회전수 범위에서도 즉각적인 토크를 얻을 수 있다. 

스티어링은 무게감이 좋고 조작이 정확하다. 확실히 밴이 아닌 승용차와 같은 느낌을 준다. 핸들링도 마찬가지이다. ID 버즈는 배터리 팩 위치에 기인한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코너를 통과할 때 예상보다 훨씬 적은 차체 쏠림을 보이며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능숙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한다. 뒤 차축의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레이아웃 덕분에 회전 원이 11.1m에 불과할 정도로 기동성도 뛰어나다.

 

대형 트렁크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플로어가 있다. 침대를 추가할 수도 있다

또한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갖춰 승차감도 좋다. 고속도로에서는 약간 부드럽고 비틀거리며 바람소리도 조금 나긴 하지만(그래도 항력 계수는 놀라울 정도로 낮은 0.29Cd이다), 노면의 요철로 인한 큰 소동은 벌어지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ID 버즈는 다른 ID 자동차들보다 성숙하게 느껴진다. 더 큰 차체 크기와 무게가 정숙함와 세련됨, 전체적인 차의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 

시승 경로에는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가 완전 충전한 후 마지막까지 얻은 주행거리는 320km 남짓이었다. 날씨가 덥고 화창했기 때문에 배터리 효율에는 이상적인 조건이었다. 과거 MEB 차들을 경험한 바에 따르면 추운 날씨에는 주행가능거리가 20% 정도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겨울이 다가오면 26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고 예상해야할 것이다. ID 버즈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급속 충전 용량은 170kW로 상당히 빠르다.

저렴한 차는 아니지만, 아주 멋진 자동차이다. '만약 당신이 이 생김새를 정말 좋아하고 갖길 원한다면, 가격은 당신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다'에 해당하는 고전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이 생김새에 열광한다면, 이 차의 운전 방식에서도 당신을 방해할 요소는 없을 것이다. 고약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정복하기 위해 야간 강좌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기만 하다면. 

그건 제쳐두고, ID 버즈의 한 가지 정말 실망스러운 점은 전통적인 실내 레이아웃이다. 5인승 MPV에서 좌석 배치를 통해 할 수 있는 교묘한 구성이 없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해변의 라이프스타일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모델들이 뒤따를 것이다. 이제, 전기 시대에 맞게 매우 잘 만들어졌고, 앞으로 더 나아지고 더 바람직해질 아이콘의 성공적인 귀환을 축하할 시간이다. 

 

Volkswagen ID Buzz Style

주목할 만한 MPV가 나왔다. 운전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재미있지만 말이다

가격 가격 £61,915(약 9900만 원) 엔진 영구 자석 동기식 모터
최고출력 201마력(bhp) 최대토크 31.7kg·m 변속기 1단 리덕션, RWD 무게 2502kg
0→시속 100km 가속 10.2초 최고시속 144.8km 배터리 82/76.6kWh (total/usable)
주행거리, 전비 410.4km, 3.3mpkWh CO2 0g/km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 EQV, 푸조 e-트레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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