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의 끝,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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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함의 끝,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 마이크 더프(Mike Duff)
  • 승인 2021.10.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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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바퀴굴림 V10 슈퍼카에 공기역학 보디키트, 섀시 업그레이드, 경량 차체를 적용해 트랙 주행에 중점을 뒀다

그동안 많은 람보르기니들이 트랙에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 실제로 우라칸 퍼포만테와 아벤타도르 SVJ 모두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양산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람보르기니가 정기적인 서킷 사용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첫 파생 모델 우라칸 STO는 이 슈퍼카 제조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 차는 맥라렌 765LT, 메르세데스-AMG GT 블랙 시리즈와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TO는 슈퍼 트로페오 오몰라가타(호몰로게이션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의 약자로, 슈퍼 트로페오 원메이크 레이싱 시리즈에 사용된 자동차로부터 빠르게 달리기 위한 기술들을 대거 이식했다. 

서킷에서 슬릭 타이어를 끼운 슈퍼 트로페오 경주용 차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로마 근처 발레룽가 트랙에서의 첫 주행은 확실히 트랙에서 더 재미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STO에서 가장 덜 바뀐 것은 아마 엔진일 것이다. 람보르기니가 오래 사용해온 자연흡기 V10 5.2L로, 우라칸 퍼포만테와 동일한 631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한다. 터보차저 엔진을 사용하는 경쟁자들보다 뒤처지는 수치다. 

 

보기 힘든 페이스와 영광스러운 V10의 포효가 매치된다

토크도 마찬가지다. 6500rpm의 높은 회전수에서 57.5kg·m를 발휘한다. 그러나 이 엔진은 낭랑한 8500rpm까지 회전하며, 7단 듀얼 클러치 자동 변속기를 거쳐 뒤 차축을 구동한다. 

람보르기니 최고 기술 책임자 마우리치오 레지아니에 따르면, 사륜구동 대신 뒷바퀴굴림을 택해 줄인 무게는 상대적으로 약소한 20kg에 그친다. 하지만 경량차체(패널 대부분이 탄소 섬유)와 벗겨낸 실내로 더 많은 무게를 덜어냈다. 카페트는 고무 매트로 바꾸었고 더 얇은 앞유리를 사용했다. 능동형 뒷바퀴 조향 시스템으로 인한 추가 무게 8kg에도 불구하고 건조 중량은 우라칸 퍼포만테보다 43kg 가벼운 1339kg이다. 

STO가 슈퍼 트로페오의 덕을 가장 많이 본 분야는 공기역학적 변화다. 일반 우라칸의 어댑티브 시스템을 버리고 세 가지 위치로 수동 조절 가능한 거대한 이중 요소 리어 윙을 달았다. 대형 프런트 스플리터와 연동해 작동하면 가장 공격적인 설정의 경우 시속 280km에서 420kg(다른 설정은 각각 363kg, 324kg)의 다운포스를 발생시킨다.

STO는 새로운 브리지스톤 포텐자 타이어를 장착한다. ‘컵’과 ‘레이스’ 중 선택 가능하다. 후자는 도로주행에 합법적인 슬릭타이어에 가깝다. 여기에 맥라렌 세나에 적용된 것과 비슷한 모터스포츠 그레이드의 브렘보 CCM-R 탄소 세라믹 브레이크가 뛰어난 구성품 목록을 완성한다. 

 

코너를 빠져나갈 때 오버스티어를 쉽게 다룰 수 있다

나는 지난해 11월 25일 나르도에서 시제품 버전을 이미 시승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익숙하다. 하지만 STO가 양산 단계에 도달하면서 바뀐 부분들도 없지 않다. 시제품은 지저분하게 변장된 위장막을 입고 있었다. 완성 버전은 차체의 변형 규모를 드러낸다. 특히 원피스로 된 전면 크램쉘(또는 ‘코팡고’)은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거대한 개구부를 가졌고 포르쉐 911 GT3 RS 스타일의 날개 상단 통풍구가 보인다. 

얌전한 스타일이 아니다. 대비되는 페인트 조합 중 하나를 고르거나 도어에 STO 그래픽 옵션을 추가하면 더욱 그렇다. 

실내는 상대적으로 미니멀리스트다. 벌거벗은 탄소 섬유 표면, 알칸타라로 덮은 대시보드, 기존 도어 손잡이 대신 당기는 끈을 갖추었다. 레이스 스타일 버킷 시트는 높이와 경사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탄 차는 시트벨트 센서가 내장된 4점식 벨트가 적용됐다. 

완성된 STO는 낮은 속도(발레룽가에서는 피트 레인을 드나드는 데만 국한된 경험)에서 시제품 버전보다 상당히 조용하다. 아마도 주행 소음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랙을 겨냥한 트로페오 주행 모드를 선택하고 4500rpm을 넘어서면 배기의 음향 플랩이 열리면서 사운드 트랙이 완전히 야만적으로 변한다. 헬멧을 써도 시끄럽고 회전수 최고점을 향해 가면서 전기 소리가 난다. 기어에 물린 강력한 V10의 회전 특성에 따라 운전자는 이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STO의 조향은 매우 정확하지만, 덜 강력한 우라칸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일반적인 슈퍼카 기준으로는 가벼운 느낌이 든다.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더라도 강한 캐스터의 효과로 앞바퀴가 가리키는 위치를 쉽게 따라갈 수 있다. 그러나 발레룽가의 부드럽고 뜨거운 노면은 다소 잡다하고 부수적인 피드백을 만들어냈다. 

풀 스펙의 ‘포텐자 레이스’ 타이어가 온도에 도달하면 접지력은 예상대로 대단하다. 온보드 원격 측정 시스템에는 수시로 1.2g 이상의 최대 횡방향 부하가 표시된다. 

하지만 운전자가 STO의 높은 한계를 넘겼을 때는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앞머리 접착력은 크고 엔진의 선형적인 반응과 자애로운 토크 전달 덕분에 더 긴 코너에서 꽁무니를 탈출구 가장자리까지 손쉽게 구동할 수 있다.

오버스티어는 쉽게 발생한다. 트로페오 모드에서는 스태빌리티 컨트롤이 개입하기 전에 상당한 슬립이 허용된다. 다만 원격 측정의 델타 기능으로 보고되는 손실 시간을 보면 ‘포텐자 레이스’ 타이어는 그립을 깨끗하게 전달하는 쪽을 선호한다. 나르도에서 경험한 바에 비추어 볼 때, 덜 공격적인 ‘스포츠’ 타이어는 느리더라도 재미있게 돌 수 있을 것이다.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은 많은 양의 원격 데이터를 제공한다

속도가 상승함에 따라 공기역학 다운포스의 레벨이 상승하는 영향이 더욱 뚜렷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거의 보이지 않게 일어난다. STO의 조향은 땅에 더 세게 밀릴수록 무거워지거나 승차감이 더 거칠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더 빠른 코너를 통과할 수 있는 속도, 특히 발레룽가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첫 코너는(우라칸은 5단 기어로 통과) 물밑 지원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금세 증명해 보인다.

CCM-R 브레이크는 매우 강력하고 지칠 줄 모른다. 발생된 온도는 전환식 데이터 화면의 색상구분 그래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대한 가혹하게 사용하고 ABS 간섭에 가깝게 혹은 작동하게 해도 이 그래픽은 그저 가끔 순간적으로 녹색에서 노랑으로 바뀌는 정도다. 

일반적인 슈퍼카 기준으로 페달이 약간 가벼운 느낌이 들지만 약간의 초반 움직임 이후로는 단단해져 압력 조절이 쉬워진다. 또한 STO는 데이터를 기록하고 비디오를 녹화하고(앱에 업로드할 수 있음), 심지어 매핑된 서킷에서 각 코너에 맞는 최적의 기어를 제안할 수 있는 포괄적인 온보드 원격 측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친구나 지인들에게 공유해 서킷 주행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능이 더 돋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공식적으로는 소유자들이 운전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가벼운 스티어링은 매우 정확하지만 감촉이 더 좋을 수 있었다

765LT와 달리 우라칸 STO는 한정판 모델이 아니다. 람보르기니는 일부 탄소 섬유 구성품의 제한된 생산량만이 대수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객 인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람보르기니 CEO 스테판 윙켈만에 따르면 대기자 명단은 내년 7월분까지 채워졌다. 전 세계적으로 1500대 이상이라는 뜻이다. 그는 또한 구매자의 최소 3분의 1이 자신의 자동차를 정기적으로 트랙에 올려 주행할 계획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발레룽가에서의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만약 구입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엄청난 기회 낭비가 될 것이다.

영국 인도도 이미 시작되었다. 비용 포함 가격은 옵션 제외 26만8000파운드(약 4억324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일반적인 우라칸 에보보다 훨씬 비싸긴 하지만, 이 희소적인 시장에서는 그리 놀랍지 않다(STO는 765LT보다 약간 저렴하다). 가장 빠르고 가장 짜릿한 우라칸을 원하며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만한 차가 없다. 

Lamborghini Huracan STO

트랙 중심 우라칸은 굉장한 퍼포먼스와 
인상적인 운동 안정성을 융합했다

가격    £268,000(4억2880만 원)
엔진    V10, 5204cc, 가솔린
최고출력     631마력(bhp)/8000rpm 
최대토크    416lb ft / 6500rpm
변속기    7단 듀얼클러치 자동
무게    1339kg
0→시속 100km 가속    3.0초
최고시속    310km
연비    5.9km/L
CO2    331g/km
라이벌    맥라렌 765LT, 메르세데스-AMG GT R 블랙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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