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에바이야 프로토타입을 타고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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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에바이야 프로토타입을 타고 느낀 것
  • 마이크 더프(Mike Duff)
  • 승인 2021.06.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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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억 원 이상의 가격표를 달고 2000마력 가까운 출력을 내는 전기 하이퍼카는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로터스의 헤델 트랙 주변에 살고 있는 몇몇 이웃들은 포드의 DFV에서부터, 로터스의 상위 라인업 모델에 투입되는 토요타의 슈퍼차저 V6 엔진에 이르기까지 수 년 동안 고성능 엔진의 소음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에바이야 프로토타입의 운전석에서 들리는 타이어 아래 트랙에서의 으르렁거림, 서스펜션 움직임에 따른 떨림을 덮는 기운 넘치는 전기모터의 윙윙거림은 조용함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차체 외부를 짓누르는 듯한 공기압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면 이것은 고가의 하이퍼카들과 비교할 때, 거의 기이할 정도로 조용하며 고속전철처럼 공기를 가를 때 나는 소리보다 조금 더 큰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이런 점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차량의 완성판에서는 저속 주행시 인공적인 보행자 경고음으로 타입 49(1967년 데뷔한 로터스의 포뮬러1 레이스카, 역주)의 사운드를 기반으로 개발된 ‘사운드스케이프’를 갖추게 된다는 점 등 말이다. 

 

핸들링은 진정한 로터스 답다: 최종 버전엔 토크 백터링 시스템이 포함된다

 

마이크 더프의 집중력은 이 프로토타입의 순전한 속도와 차체 안정 및 트랙션 콘트롤 시스템의 부재를 반영한 것이다 

프로토타입인 에바이야는 절대로 성능면에서 부족하지 않다. 비록 가진 카드를 모두 손에 쥐고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번 테스트 주행을 위한 프로토타입은 최고출력을 1578마력(bhp)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225km로 제한하고 있다. 

실제 생산될 에바이야는 2000마력 이상을 갖게 된다. 또한, 여기에는 일반 고객을 위한 사양에 포함될 회생 제동,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액티브 서스펜션과 토크 벡터링, 차체 안정화 및 트랙션 콘트롤 기능들이 빠져있다. 이 차의 올 휠 드라이브 시스템은 고정 토크 분할 방식으로 제공되어 77%는 후륜, 전륜에는 23%가 배분되고 있다지만 이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추후 시판 버전에서 이뤄질 것이다. 

로터스의 오랜 핸들링 장인이자, 현재는 공식 직함으로 특성 부문 이사를 맡고 있는 개번 커쇼(Gavan Kershaw)는 “이것은 우리가 만들고 있는 차량의 기본 사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에바이야의 엔지니어링은 확실히 아름답다. 일반 시판 버전이 생산될 새로운 생산 공간(한때 로터스 칼튼의 조립이 이뤄졌던)에는 총 네 대의 프로토타입이 자리하고 있으며. 여기서 에바이야의 수석 플랫폼 엔지니어인 루이스 커(Louis Kerr)와 함께 기술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카본파이버 차체는 129kg 밖에 되지 않으며, 모두 포뮬러 1에서 사용되는 합판 가공 기술을 사용해 수제작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큰 제품 중 하나로, 서브 프레임없이 프론트 및 리어 서스펜션을 직접 장착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크기를 갖고 있으며 강성을 극단적으로 향상시키도록 만들어졌다. 

푸시로드 방식으로 움직이는 서스펜션은 크랭크 작동식 안티 롤 바에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히브 댐퍼(heave damper)를 더한 것으로 특히 더 복잡하다. 이것은 기계적인 예술품에 가깝지만, 소수의 에바이야 구매자들조차도 적접 볼 수 없게 숨겨져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에바이야는 상당한 속도에서도 빠르게 속도를 유지해내지만, 파워트레인에 대한 청각적 자극은 무척 제한적이다

작업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단일 속도 변속기를 통해 각 바퀴에 출력을 공급하는 503마력의 작은 모터들은, 일반적인 미드십 내연기관 슈퍼카들의 엔진이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간에 배치된 거대한 70kWh 800V 배터리 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배터리의 무게는 콘트롤 박스와 통합 충적기를 포함해 총 718kg이지만, 배터리를 포함하고 있는 박스는 그 자체로 구조적 요소가 될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차량의 앞쪽을 살펴보면 전기 진공 펌프가 필요한 친숙한 브레이크 서보의 모습이 더 큰 놀라움을 안겨준다. 루이스 커는 전기 서보 쪽이 패키징과 통합이 더 수월할 것이라는데 동의했지만, 그것이 로터스에 어울리는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그가 원하는 수준까지는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에바이야는 여전히 전동식 랙 대신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을 사용한다. 

프로토타입인 에바이야는 내부 인테리어가 많지 않다. 카본파이버 프레임에 배선이 외부로 드러나 있고 중앙 패널 베어링 콘트롤이 장착되어 있는데, 최종적인 시판 버전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통합될 것이다. 그리고 프로토타입에는 시판 버전에 장착되게 될 카메라 기반의 가상 미러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가 없다. 

 

테스트 주행을 하던 날, 헤델에는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첫 주행을 나갈 때의 외부 기온과 트랙의 온도가 모두 섭씨 6도 안팎을 맴돌면서 약간 서늘한 날씨였다. 이런 상황은 자세 제어 및 트랙션 콘트롤이 부족한 하이퍼카를 운전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은 아니었다.

개번 커쇼는 차량을 몰아부치기 전에 피렐리의 P제로 토르페오 R 타이어를 약간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음을 경고했다. 긍정적인 부분에서 브레이크에는 ABS가 장착되어 있긴하지만, 이 역시도 시판 모델을 위한 보정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었다. “걱정말아요,” 커쇼가 걸윙 타입의 운전자석 도어를 내려 닫으며 말했다. “이건 여전히 로터스처럼 느껴질테니까.”

그의 말은 옳았다. 엔진과 기어 변속이 부족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트랙에서 하이퍼카를 타왔던 경험과는 달랐다. 또한 일반적인 전기자동차를 도로에서 운전할 때보다도 더 많이 달랐다.

그러나 그 부조화를 넘어 에바이야는 안심할 수 있는 로터스의 역동적인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스티어링 감각은 즉각적으로 익숙해졌다. 가볍지만 세밀한 느낌이 풍부하고 일부 제조사들이 예리함을 연출하기 위해 사용하곤 하는 급격함은 없다.

에바이야의 최종적인 응답성은 운전자의 입력에 엄격한 비율로써 전달되며, 이 차는 일반적인 로터스의 방식으로 차체 중앙의 질량을 중심으로 돌아나간다. 그렇다. 에바이야의 무게는 약 1700kg으로 오리지널 엘리스보다 두 배나 무겁다. 

 

에어로 다이내믹 요소들은 훌륭해보인다, 실내는 공간은 프로토타입다운 전자장비들이 배치되어 있지만 넓게 느껴진다

에바이야는 장기를 파괴할 듯한 중력 가속도를 제공하는 것 이상의 기준점을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상적인 것은 속도가 만만찮은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가속 속도는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바이아는 헤델의 긴 직선 구간에서 충분한 거리를 남겨두고 시속 225km의 제한속도에 도달했기에, 이 제한이 없다면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로터스는 에바이야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km에 도달하는데 9초가 걸릴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것은 부가티 시론보다 4.6초가 더 빠른 것이다. 드라마틱한 부분이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실제로 테스트를 해본 다음이었는데도 그 숫자는 여전히 불가능할 것처럼 느껴졌다. 

 

에바이야는 타이어가 차가운 상태에서 핸들링 밸런스는 자연히 리어 중심이 되지만, 토르페오 타이어가 적정 온도에 도달하면 액셀레이터를 강하게 밟아대더라도 섀시가 인상적일만큼 중립적으로 변모한다. 

그 외에도 거대한 접지력이 마침내 사그라들게되면 코너링 안쪽의 리어 타이어가 먼저 스핀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오버스티어로 납득할 수 있다. 시판 버전의 차량에 적용될 토크 벡터링 기능은 이보다 더 엄격하게 통제되도록 할 것이다.

 

완성된 에바이야는 유압식으로 조절 가능한 리어 윙을 달고 있다. 액티브 플랩들이 포함된 디퓨저를 사용하는 액티브 에어로 다이내믹 및 리어 측면부를 통과하는 밴투리 생성 터널들이 있다. 로터스는 아직까지 다운포스의 목표량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이 차가 상당한 수준의 안티 리프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프로토타입의 구성 요소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다운포스를 발휘하도록 고정되어 있다. 그 힘이 증가할수록 스티어링에 무게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헤델 트랙의 빠른 코너링에서 그 기여도를 분명히 증명한다.

보수적으로 조정되어 있는 ABS와 짧은 직선 구간에서도 엄청난 속도를 발휘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에바이야는 놀랍도록 빠른 제동 지점을 필요로 한다. 모터스포츠 등급에 해당하는 브렘보의 CC-R 카본 세라믹 디스크 브레이크를 갖춘 것을 감안할 때, 속도를 늦추는 것만이 에바이야의 무게를 분명히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운전하게 된다면 목표한 400km의 주행 가능 거리는 순전히 이론적인 숫자에 불과할 것이다

15분 간으로 제한된 트랙 주행으로 에바이야의 모든 퍼포먼스를 즐길 수는 없었다. 로터스는 최종 버전이 총 400km의 주행거리(WLTP) 등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강하게 몰아부치면서 달린다면 배터리는 훨씬 더 빨리 소모될 것이다. 

에바이야는 최대 350kW의 속도로 충전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이는 트랙데이의 참석자들이 가장 강력한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충전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사양에서 엿볼 수 있는 에바이야는 어떤 식으로든 엄청난 자동차다. 무엇보다 이 첫 번째 하이퍼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것이 전기자동차라는 점이 아니라 그야말로 진정한 로터스라는 점이다. 

 

 포뮬러 1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댐퍼

푸시로드 타입의 서스펜션에는 양쪽 위시본 상단을 연결하는 방식인 ‘히브 댐퍼’가 장착되어 있다. 이것은 포뮬러 1에서 사용하는 원리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이것은 에바이야가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다운포스에 의해 차체가 지면에 더 가깝게 밀착되도록 설계되었으며, 각각의 코너에서 허용 가능한 관용성을 유지해야 하는 세밀한 수준의 요구 사항으로부터 두 바퀴의 범프 콘트롤을 효과적으로 분리한다. 

양쪽 휠에 동일한 힘이 작용하면(큰 범프나 강력한 다운포스), 히브 댐퍼는 그 움직임에 반대로 대응하여 버티도록 한다. 하지만 한쪽 휠이 부딪히거나 코너링 중 하중이 이동하더라도 스프링과 댐퍼는 여전히 보정력을 가하면서 서스펜션의 움직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차체의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다. 

LOTUS EVIJA PROTOTYPE

로터스는 진정한 전기 하이퍼카를 내놓기 위한 경쟁에서 승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인상적인 프로토타입이 말해 준다

가격    216만 파운드(약 33억 9000만 원;예상치, 세금 포함) 
엔진    4개의 전기 모터
최고출력     2000마력 이상
최대토크    173.37kg·m
변속기    1단 자동
무게    1680kg
최고시속    322km 이상
0→시속 100km 가속    3.0초 미만
배터리    70kWh, 리튬 이온
주행 거리     약 400km
CO2    0g/km
라이벌    피닌파리나 바티스타, 리막 C_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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