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더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거친 도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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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거친 도로 여행
  • 리처드 웨버(Richard Webber)
  • 승인 2021.01.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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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그머네이 축제에서 군중들과 불꽃놀이는 빠지겠지만,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새해맞이 밤을 함께하는 또 다른 전통적 방법들이 있다. 리처드 웨버가 그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랜드로버 디펜더와 함께 거친 도로 여행에 나섰다

이 모든 크리스마스의 난장은 여전히 국경 북쪽 너머의 진기함으로 남아있다. 스코틀랜드의 떠들썩한 호그머네이(Hogmanay) 축제가 공휴일로 지정된 지도 불과 49년밖에 되지 않았다. 엄격한 스코틀랜드 교회는 1560년 종교 개혁 이후, 수 세기에 걸쳐 ‘대중적인 미신’, ‘불경한 캐롤’, 또는 ‘기이한 음주’를 근절하려는 노력을 벌여왔다. 어쨌거나 이 율(Yule:크리스마스)의 상징적 행위는 기껏해야 눈살을 찌푸리는 것부터 최악의 경우 불법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만약 그렇다면 커크(스코틀랜드어로 교회)가 이교도들의 전통이자 이상한 노래들과 풍부한 다과들로 가득한 호그머네이를 눈감아주고, 12월 31일을 스코틀랜드 최고의 연례 축제로 바꾼 것도 적지 않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디펜더의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에딘버러의 자갈밭을 정복할 수 있었다

오늘날 ‘에딘버러의 호그머네이’는 블록버스터급으로 현대적 상업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는 모두가 아는 이유로 취소되었으므로 우리는 새로운 해(이듬해는 더 나아지길 간절히 바라며)를 맞이하는 더 오래되고 더 단순한 방법들을 찾기 위해 여정에 오른 것이다. 

우리는 에딘버러를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3일 동안의 여정을 만들 것이다.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우리에게는 ‘석별의 정’이란 제목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역주)을 전 세계적인 새해맞이 명곡으로 만든 시인, 로버트 번즈의 생가 순례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 노래는 또한 영어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스칸디나비아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블라망어에서 영향을 받아 스코틀랜드 문화에 내재된 표현 언어인 스코틀랜드어를 보존하려는 운동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무기이기도 하다. 

 

스윙클 앤드 번: 900mm에 달하는 넉넉한 도하능력 덕분에 디펜더로 물 속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을 타고 달릴 것인가? 글쎄, 쟁기질을 하는 시인과 같이 우리 앞에 높인 자연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심에서처럼 편안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여기에 부활해 재창조되었으며, 우리의 로드테스터들이 완벽한 모델이라고 말하는 새로운 랜드로버 디펜더 110이 나섰다. 

디펜더의 반짝이는 LED 라이트가 에딘버러의 칙칙한 아침을 뚫고 나올 때, 우리는 이 차의 가장 큰 발전 중 하나인 고귀한 승차감을 맛볼 수 있었다. 이 차량의 이전 세대 모델로 동일한 포트홀과 자갈들을 견뎌내었으니, 거의 안도의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우리는 파이프 지역을 지나 퍼스셔로 향하며 크루즈 컨트롤로 편안하게 이동했다. 그동안 237마력의 2.0L 디젤 엔진은 스로틀이 가해질 때만 웅웅거릴 뿐 바람 부딪히는 소리조차 음소거된 상태를 유지했다. 블레어 애톨에 이르러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가을날의 산비탈을 비추면서 밝은 햇빛이 강한 바람을 받고 있는 케언곰을 구릿빛으로 물들였다.

 

185km 정도를 지나고 나면 우리는 첫 번째 목적지인 인슈리악 영지로 향하는 짧고 ‘구불구불한’ B급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우리는 호그머네이에서 자정이 지나고 이웃집을 처음으로 방문할 때 필요한 세 가지 선물 중 하나인 약간의 술을 챙기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나중에 그 이유를 밝히겠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위스키가 아닌 진이다. 

세트 디자이너였다가 영지 관리자와 증류사로 변신한 월터 미클스웨이트가 그의 잘 관리된 1994년형 디펜더로 우리를 맞이했다. 그는 우리를 그의 영지에 풀어놓기 전에 새로운 계승자임을 주장하는 젊은이가 거친 노면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고 싶어서 풀밭이 우거진 언덕과 협곡 위에 도전적인 작은 서킷을 표시해뒀다. 

인슈리악의 토지는 진 생산을 위해 필요한 것들도 제공하지만 디펜더 구형과 신형간의 즉흥적인 대결을 위한 자리 역시 함께 제공했다

나는 디펜더의 에어 스프링을 부풀려 오프로드 높이로 맞추고, 로 레인지를 활성화시키고 노면 모드를 그래스/그래블/스노로 켠 다음 이동했다. 그것은 주름진 이랑과 구비진 언덕들, 불쑥 튀어나온 것과 움푹 패인 곳이 많은 충분히 가치 있는 테스트였다. 늙은 선대 모델이 이 코스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배짱과 명예가 필요했으며, 미클스웨이트가 공격적으로 잔디 덩어리들을 하늘 높이 내던지는 동안 우리의 차는 컴퓨터를 통해 지렁이들을 거의 깨우지 않을 정도로 더 조용하고 안정된 상태로 진행할 수 있었다. 

까다로운 대각선 능선에서는 두 번의 시도가 필요했다. 록킹 디퍼렌셜을 장착한 리어 액슬이 처음에는 옆으로 흔들리지만, 다른 라인을 선택해 스로틀을 더 열면 쉽게 해결된다. 1993년에 등록된 랜드로버가 같은 위치에서 모래에 빠지는 바람에 우리는 전자식 토우바(견인장치)로 구조에 나섰다. 우리의 D240은 ‘겨우’ 43.9kg·m의 토크를 가졌지만, 그 작업에서 거의 움찔도 하지 않았다.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오프로드에서도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제공하는)에서 크롤링 속도를 설정하고 페달에서 발을 뗐다. 내가 조향에만 집중할 때, 무수한 센서가 상호 작동하는 동안 도어 미러에 장착된 카메라로 앞바퀴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기괴할 정도로 인상적인 일이었다.
전자제어 시스템은 특정 둔턱 한 곳을 두어 번 물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강아지가 문제에 봉착한 것처럼 뒤로 물러서서 재설정을 한다. 

아늑한 바에 앉아 치킨을 기다리는 동안 디펜더는 바깥에서 차갑게 식어갔다

차분한 인상을 받은 미클스웨이트는 200에이커(약 81헥타르)의 언덕 위를 달리는 블랙페이스 양들과 개조된 1954년형 코머 트럭이 있는 취사가 가능한 전통적인 숙소로 우리를 안내했다. 

우리는 스페이 강 유역에 도착해 물속으로 들어가기 전 도강 모드를 작동시켰다. 센서들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막아내려는 잠수함 ‘붉은 10월’호처럼 작동했다. 미클스웨이트의 액슬은 둥근 자갈과 불룩한 둔턱을 넘으며 흔들리긴 하지만, 독립 서스펜션은 안락함을 유지했다. 디펜더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900mm의 도강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깊은 웅덩이에서 진흙질의 물이 도어에 부드럽게 부딪히는 것 이상으로 놀랄 일은 없다.

웨버가 초기 오프로드 대결에서 호스트의 옛 랜드로버를 즐기는 동안 인슈리악의 미클스웨이트(왼쪽)는 증류의 주요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물가에서 첨벙거린 뒤, 거기서 나와 진을 만드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식물인 향나무를 품고 있는 고대의 가시투성이 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열매가 아닌 솔방울은 3년 동안 숙성시킨 후 보라색으로 변하면 꺼내도 된다. 한 입 깨무니 낯익은 진의 풍미가 터져 저녁 식사 때까지 내 혀에 숨어 있었다. 

우리는 인슈리악의 리모델링된 닭장을 수리했다. 이 닭장은 이제 가게와 피아노 라운지, 바 및 증류소로 사용되고 있다. 미클스웨이트는 현장에서 조달한 향나무와 장미, 더글러스 전나무, 그리고 샘물이 어떻게 인슈리악 진을 알콜 함유량 43%와 ‘네이비 스트랭스’ 등급인 57%로 만들어 내는지 설명했다. 

우리는 한 잔을 꿀꺽꿀꺽 마시면서 기다렸다. 향이 풍부하고 얼근한 물약이 흥을 돋운다. 

우리가 이 별나고 매혹적인 곳을 떠나 다시 스코틀랜드의 수프처럼 짙은 안개 속으로 잠기면 태양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A9 도로를 따라 느릿느릿 내려가면 스마 글랜을 통과하는 ‘하트 200’ 투어링 루트가 재미있게 연장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콤리의 플램보는 호그머네이를 축하한다 – 그리고 마녀를 불태운다

어쨌거나 우리는 곧 콤리의 마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는 지역 사무소 직원인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해미시 레이드가 플램보(횃불)라고 알려진 지역 호그머네이 의식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줬다. 그것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다. 켈트족 문화와 프랑스 이민자들에 의해 1800년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될 따름이다. 

11월 중순에는 약 3.15m(10피트 6인치, 마녀사냥 말뚝 길이)의 자작나무 기둥 12개를 각각 20개 이상의 헤센 자루에 싸고 나서, 광장 중앙에서 호그머네이 자정에 불을 붙일 때까지 파라핀에 담궈둔다. 컴리 파이프 밴드가 이끄는 플램보는 마을 주변을 행진하다가 달긴로스 다리에서 칠흑 같은 언 강으로 큰 불꽃들이 발사되면서 시작된다. 그럼 이윽고 나쁜 영혼들은 추방된다. “아니면 적어도 강 바닥으로 가라앉아 크리프로 떠내려간다”라고 레이드는 덧붙였다. 

에딘버러로 되돌아가는 길의 대부분은 텅 빈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다. 추가적인 가속이 필요할 때 엔진은 110의 2248kg 무게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충분한 수준의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출력을 갖고 있다. 또한 그 승차감은 그야말로 리무진같은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처럼 3m의 휠베이스, 에어 스프링, 어댑티브 댐퍼(에 추가적인 사이드 월)를 갖추고 있는 디펜더가 그렇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아침에 또 한 번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킨다. 이번에는 에셔와 로버트 번즈의 생가 박물관이 위치한 아름다운 앨러웨이로 향한다. 우리는 리처드 번즈와 올드 랭 사인에 대해 알려줄 학습 매니저 크리스 와델을 만났고, 그는 이 시가 “우정과 형제애에 대한 것으로 스코틀랜드가 전 세계로 전하는 위대한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역시 번즈의 버전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것이 최초의 버전은 아니었다. 1568년, 흑사병은 에딘버러를 고사시켰고 도시는 폐쇄되었으며 많은 것이 달라졌었다. 시 애호가인 조지 바나타인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을 편찬하는데, 그중에서도 올드 카인드네스 포예트는 당신이 부자일 때만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다소 냉소적인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B급 도로에서는 부드러운 터치가 필요하다
번스의 올드 랭 사인 사본

이 시는 1787년 스코틀랜드 음악 박물관이란 이름으로 불린 개요서에서 온화한 발라드로 등장하기 전까지 약 2세기 동안 만지작거려졌다. 매혹적인 작품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와델은 우리에게 번즈의 시 사본을 보여주었고, 그 반대편 페이지에 적혀 있는 시인의 손글씨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 노래의 가장 좋은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랜 지인을 잊어버려야 하나요…(우리말 가사로는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가 되겠다 *역주)’

나머지는 역사다. 올드 랭 사인과 새해맞이의 연관성은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NBC 라디오가 1929년 새해맞이에서 가이 롬바르도와 그의 밴드 로열 캐내디언스가 라이브로 연주한 것을 방송하면서부터였다. 이 노래는 또한 일본의 슈퍼마켓 폐점 시간에도 들을 수 있다. 그야말로 세상을 위한 선물인 셈이다. 

우리는 번즈가 태어난 작은 초가집과 그 위를 술에 취한 탐 오 샨터가 그의 삶을 위해서 탔던 고대의 브릭 오 둔을 방문하고 나서 동쪽으로 향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M74를 달리는 동안은 새로운 디펜더의 속도감을 감추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전 세대 모델이 속도감을 과장되게 제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림 같은 어퍼 트위드데일의 축축한 뒷길은 금갈색의 잎들로 질식할 듯 뒤덮인 구불구불한 둑 사이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측면 그립은 충분한 수준이지만, 더 타이트한 급코너를 돌면 110은 처음 발끝으로 선 듯한 느낌이 들며, 급제동하는 것은 의외로 너무 어려웠다. 여기엔 변속 패들도 없고 섀시 세팅을 위한 스포츠 모드도 없으며, 어느 쪽이든 디펜더에 대한 브리핑과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한 발 물러서고 나니, 침착한 움직임이 회복됐다. 

알렉스 달게티 앤 선즈는 페스트리의 과일 케이크와 유사한 전통 과자인 블랙 번을 판매한다. 디펜더의 적재공간에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첫 번째 손님에게 제공할 우리의 두 번째 전통적인 선물은 갈라쉴즈에 위치한 알렉스 달게티 & 선즈 베이커리에서 챙겼다. 이들의 블랙 번은 두께가 짧은 껍질 페스트리 사이에 발효된 건포도가 샌드위치된 평평한 판 구조의 빵으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검고 빡빡한 생명에 도움이 안되는 물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내 빈 속에 해롭지는 않았으며, 사실은 꽤 맛이 있었다.

에딘버러로 되돌아가는 A7번 도로를 따라가보면, 어둡고 인적이 드문 이 도로의 청소부들은 디펜더의 핸들링을 탐구하기에 더 좋은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롤링은 코너에서 충분한 속도를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편이며, 날렵하면서도 적당한 무게감과 반응성이 뛰어난 스티어링을 느낄 수 있다. ZF의 8단 기어 박스는 깔끔하면서도 날렵하다. 만약 유심히 관찰한다면 약간의 터보 랙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오른발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가장 강한 토크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은 3000rpm과 4500rpm 사이의 고단 변속 지점이다. 

우리의 마지막 날 아침은 이스트 로디언의 지저분한 농로를 지나 노스 버윅의 해변 마을로 향하는 길로 우리만의 맞춤형 호그머네이 기념행사의 가장 화려한 부분을 위한 것이었다. 루니 둑은 비교적 현대에 발명된 것으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시끌벅적한 군중들이 새해 아침 스코틀랜드 전역의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다. 죄악과 나쁜 시간들을 씻어낸다는 식의 익숙한 핑계가 적용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단지 바보 같은 숙취 해소 방법인 것이다.

전환 가능한 샌드 모드는 해변에서 추진력을 유지해 재밌게 장난치며 놀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웨스트 베이의 해변으로 이동하여 엔진 회전수를 높게 유지하고 트랙션 개입을 낮게 유지하는 관성 중심 프로그램인 샌드 모드를 사용해봤다. 부드러운 노면을 통과하면서 물가로 가는 도중에 모래성을 피하는 과정에서의 스티어링이 마치 버터처럼 부드러워졌다. 

루니 둑 참가자들은 영혼 충만한 광채가 부족하지만, 나는 이 이벤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짧고 비명을 지르는 물장구보다는 좀 더 제대로 된 수영을 하기로 결심했다. 바다의 수온은 한자리 숫자였고 웨트 슈트도 없었지만, 지역 야생 수영 코치인 콜린 캠밸(scottishswimmer.com)은 이렇게 조언해줬다. “얼굴, 팔, 가슴 순으로 적시면서 좀 더 편안하게 해주세요. 그 다음엔 좀 더 대담해지는 겁니다.”

디펜더는 노스 버윅의 차가운 물에 흠뻑 젖은 후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편안함’이란 단어는 내가 잠수할 때만큼은 내 사전에서 없어지곤 하는데 그것은 우선 물이 차갑기 때문이고 내가 이 정도의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내 몸은 차가워졌다. 몇 번의 팔 젓기 이후, 충격은 곧 희열로 바뀌었고 나는 물속에서 행복한 10분을 보냈다. 물 밖으로 나가자마자 너무 추워서 뜨겁다고 느낄 정도였지만 의기양양했다. 캠벨은 이에 대해서 이렇게 경고했다. “당신 몸은 곧 활기를 띠게 될거에요. 하지만 심부 온도가 계속 떨어지는 ‘애프터드롭’을 피해야 합니다. 옷을 입고 바로 몸을 녹이세요.” 히터를 켜고 리어 시트를 평평하게 만들고 사생활 보호가 되는 유리까지 갖추고 있는 우리 디펜더의 트렁크 공간은 그의 조언을 따를 수 있는 완벽한 피난처가 되어줬다.

우리의 마지막 첫 방문 선물은 다른 것들보다 더 실용적인 것이었다. 석탄이다. 40분가량 질주하면 뉴튼그린지의 레이디 빅토리아 탄갱에 위치한 스코틀랜드 국립 광산 박물관이 나온다. 1895년에 문을 연 501m에 달하는 이 광산의 수직 갱도는 한 때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깊은 것이었다. 그 구덩이는 이제 다시 채워졌지만, 광부들과 석탄이 깊은 곳으로 왕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대한 헤드프레임이 남아있듯이 붉은 벽돌 건물들은 살아남았다.

우리는 한때 14만3천 명의 사람들을 고용하고 연간 4200만 톤의 석탄을 생산했던 스코틀랜드 광산 산업의 부흥과 호황 그리고 몰락에 대해 배웠다. 요즘 집에서 석탄을 태우는 것은 일종의 사치일 수도 있지만, 석탄 덩이를 선물로 주는 것은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석유를 담은 제리 캔이 너무 빨리 똑같은 구식 제품이 되지 않길 바라는 소망을 가져봤다.

레이디 빅토리아의 석탄을 손에 들고 에딘버러 중심부로 되돌아가는 길은 짧았다. 이런 형태적 특징을 가진 차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디펜더의 네모꼴 형태는 올드 타운의 차선도 쉽게 통과한다. 우리는 로열 마일을 오르고 에딘버러 성에서 그 도시의 정상에 올랐다.

레이디 빅토리아 탄광은 화석 연료의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가슴 아픈 상징이다; 디젤 구동 디펜더는 아직 몇 년 더 이어지길 바란다

이 성은 보통 에딘버러 호그머네이의 중심지지만, 12월 31일이 오늘 밤보다 그리 바쁘진 않을 것이다. 인적이 끊기고, 깃발을 건 밧줄 때리는 소리와 멀리서 울리는 프린스 스트리트의 적막을 깨는 트램 종소리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에들스턴의 요청에 따라 복장을 갖춰 입고 내 백파이프를 챙겨왔고, 이윽고 연주를 시작했다. A노트를 더듬으면서 한 사람의 청중에게 올드 랭 사인을 들려줬다. 

격식을 차리고 있는 세팅임에도 이 차의 여정에서 쌓인 그윽한 멋은 한층 더 강인하게 보이게 했다. 이번 주에 나는 장화를 신어야 할 곳과 격식 있는 구두를 신어야 할 곳 모두에서 이 차를 타고 달렸던 것은 디펜더의 탁월한 완성도를 증명한 것이었다. 

우리 여정의 마지막 전통은 우리가 인슈리악에서 몰래 갖고 들어온 향나무 가지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이 연기는 비유적으로 해가 바뀌기 전에 공기를 맑게 해준다고 여겨진다. 국경의 어느 쪽을 고향이라고 부르든, 그것은 분명 우리 모두가 호그머네이에 대해 호의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웨버의 축제로 향하는 길

우리 경로가 1000km에 달했던 것은 에딘버러부터 하루 코스를 세 번 돌았기 때문이다. 애비모어 근처의 인슈리악으로 향하는 길은 크루즈 컨트롤과 인내심을 요구했지만, 날씨가 더 좋으면 콤리를 통해 돌아오는 코스는 재밌으면서도 좋은 경치를 제공할 것이다. 서쪽으로는 글래스고우를 통해 애어셔 해안에 도착한 다음 스코티시 보더를 지나 다양한 도로를 타고 복귀했다. 셋째 날은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이스트 로디언과 인근의 뉴통레인지에 잠시 들렀다

 

색다른 구기 종목

루니 둑의 행사는 커크월 바를 기대하고 건물들이 지어진 오크니에서 유래된 오래된 전통에 비하면 하찮은 것이다. 

성 마그누스 대성당의 종이 1월 1일 오후 1시에 울리면 3파운드의 코르크로 채워진 가죽 바(공)가 시장에서 수백 명의 군중들에게 던져진다. 팀 색상은 없지만 역사적 가족 관계에 따라 플레이어는 어피와 두니로 나뉜다.

목표는 800m쯤 떨어져 있다. 두니의 경우 북쪽 항구의 물이고, 어피의 경우 마을 남쪽문이 있던 길모퉁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 게임은 하나의 거대한 스크럼으로 구성되며, 좁은 차선과 막다른 골목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공을 가지고 이탈하면 그들을 잡기 위한 대규모 
추격전이 있으며, 이런 경우 관중들은 선수들에게 환호를 지르는 것을 멈추고 경기에 함께 참여한다. 때론 성공적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은 최소 300년이 지났지만, 그 기원은 바이킹 통치자가 픽트(영국 북부에 살던 고대인)를 참수한 것과 관련 있다. 이는 시간과 문화가 머리 대신 공을 사용해 축구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규칙이 없으며 게임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일몰을 지나 저녁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몇 가지 확실한 것은, 부상, 난투, 그리고 최종 점수는 1:0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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