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L500, 럭셔리 오픈 에어링의 새 경지
6세대에 이른 벤츠의 상징적인 로드스터는 부드럽고 넉넉하며 여전히 만족스러운 주행을 선사한다
2012-06-28 아이오토카
1957년 오리지널 300SL 로드스터는 훨씬 더 감성적인 기계였지만, 이후 스투트가르트가 내놓은 모든 ‘초경량’ 2인승 컨버터블은 거창하고, 호화로우면서 한가로운 주행에 맞게 진화했다. 무결점의 안락함은 이 차의 주요 차별점이다. 이것은 다른 회사들이 무게와 강성, 핸들링, 승차감을 다투는 시장에서 독특한 판매 포인트가 된다. 사실 잘 아는 사람들은 이 차를 ‘수 킬로미터의 머리 공간을 가진 2인승 S클래스’로 취급하기도 한다.
7월부터 유럽에서 팔리는 SL은 두 가지다. 기본형인 V6 엔진의 SL350과 그보다 강력한 V8 엔진의 SL500, 둘 다 성능과 효율 면에서 큰 성과를 이루었다. SL350의 3.5L 직분사 V6은 306마력과 37.5kg․m의 토크로 SL을 6초 미만에 100km에 도달하도록 한다. 그리고 14km/L이상의 연비를 제시한다. SL500의 트윈터보차저 4.7L V8은 더 큰 도약을 이루었다. 435마력과 막대한 71.3kg․m의 토크로 0→시속 100km 가속을 4.6초에 끊는다. 이는 이전의 SL63만큼 빠른 것이다.
핸들링은 어떤가? 편안함만을 위해 흡수와 차단에 능숙한 차는 절대 균형과 반응, 느낌 면에서 동급 선두에 설 수 없다. 예리한 운전자들이 열망하는 이러한 미묘한 무형요소는 현대적인 SL이 지향해온 모든 것과 정반대이다. 이 차의 핵심 고객들은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타협을 의미한다면 우리도 그럴 것이다.
벤츠는 SL의 첫 언론 공개 때 스틸 스프링 버전과 에어스프링 버전을 준비했다. ‘액티브 보디 컨트롤’ 시스템은 폭넓은 ‘컴포트’와 ‘스포츠’ 섀시 설정을 제공하지만, 우리는 기본의 스틸 스프링 설정을 선호했다. 스티어링 피드백이 낫고 댐핑이 보다 점진적이며 휠 제어가 일관적이다. 벤츠와 풀 옵션의 SL500을 주문한 이들에겐 반갑지 않겠지만, 단순한 것이 낫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SL500의 브레이크는 강력하고 페이드에 저항한다. 그리고 설사 계획보다 조금 빠르게 코너에 당도했다 하더라도 SL의 그립 수준이 매우 높으며, 섀시가 한계까지 균형 잡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SL의 앞머리를 다루기가 까다로워지면 한계가 온 것이다. 스티어링의 무게와 중심부의 정확성이 변동한다. 저속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을 충격이 저 멀리서 느껴지고 차의 안정성을 약간 방해한다. 그리고 서서히 언더스티어가 나타나면서 ESP를 깨운다. 애스턴 밴티지 로드스터나 포르쉐 911 컨버터블, 그리고 재규어XK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을 속도와 상황에서 말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역동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마지막 부분의 단점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비록 굉장한 그립과 느낌, 조종성을 타고 난 것은 아닐지라도, 벤츠의 훌륭한 로드스터는 독특한 성질로 남아있다. 가격대를 떠나, 현재 구입할 수 있는 럭셔리 오픈톱 중 가장 훌륭한 차라는 사실이 이전보다 더 확실해졌다.
글 · 맷 선더스(MATT SAU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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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GOOD
■ 무결점의 승차감과 정숙성
■ 최대한의 성능
■ 11km/L의 실제 연비
NO GOOD
■ 두 개뿐인 좌석
■ 아주 날카롭지 않은 핸들링
하만 카돈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프론트베이스 스테레오 시스템은 두 개의 우퍼 스피커 위치가 남다르다. 도어가 아니라 앞쪽 격벽의 발밑 카펫 아래에 설치된 것. 이로 인해 600W 시스템의 전 주파수 영역, 특히 저음의 재생 시 왜곡이 감소한다. 스피커 고정 자리가 더 단단하고 바로 뒤쪽에 더 큰 공명통이 있기 때문. 차의 발판 형상도 시스템의 소리가 승객에게 도달하기 전에 집중되도록 한다. 이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14개의 스피커를 사용한다. 도어에서 강력한 스피커가 빠짐으로 해서 스테레오 시스템의 소리가 자리를 잘못 잡아 외부로 나가지 않고, 차 안에 머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실용성 떨어지는 럭셔리 카를 요즘 같은 상황에 새로 내놓는 것은 적당치 않은 타이밍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SL의 정신은 남다르다. 나의 일생 동안 포드는 7번의 완전히 ‘새로운’ 에스코트 또는 포커스를 출시했다. 심지어 페라리도 V8 엔진을 가운데에 얹은 모델을 6번 내놓았다. 그런데 1970년대 중반부터 몇 개의 새 SL모델이 나왔는가 하면, 이번이 겨우 세 번째다.
SL은 수명이 길다. 새 SL은 10년 동안 판매될 것이고, 지금도 우리는 5년, 10년, 20년 후 이 차를 어떻게 보게 될지를 생각하고 있다. 가끔은 바보 같은 휠과 시커먼 유리를 끼운 1990년대 중반의 SL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대개는 잘 아껴진다. 주인을 자주 바꾸지 않고 신차에서 클래식카까지 흘러가는 아주 드문 차 중 하나이다. 글 · 맷 프라이어(Matt Prior)
MERCEDES-BENZ SL500 BlueEFFICIENCY
0→시속 100km 4.6초
최고시속 250km
연비 11.0km/L*
CO₂ 배출량 212g/km*
무게 1785kg
엔진 V8, 4663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435마력/5250rpm
최대토크 71.3kg·m/1800~3500rpm
변속기 7단 자동
연료탱크 65L
휠(앞/뒤) 8.5J×18in / 9.5J×18in
타이어(앞,뒤) 255/35 R20, 335/30 R20
*유럽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