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클러치가 수동변속기를 사라지게 할까?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피아트의 TCT가 부각되고 있다. TCT가 수동변속기의 종말을 가져올까?

2012-05-08     아이오토카

수동변속기의 시대가 오래 남지 않은 듯하다. 한 포드 선임 엔지니어는 2010년대 말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비 대중 브랜드의 신차 대부분에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달려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수동변속기를 활용하는 운전자보다 훨씬 더 경제성에 최적화된 기어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변속기를 넘어서는 확실한 경제적 혜택을 준다.

듀얼클러치의 효율은 특히 디젤 엔진과 결합되었을 때 전통적인 토크 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에 비해 훨씬 더 높아진다. 또한 작동이 더 부드러워지고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자동주행 기술과 통합되면,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배기가스 규제 목표에 직면하고 있는 메이커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기술임을 입증할 것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지난 몇 년에 걸쳐 주류 시장에서 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선도해온 덕분에, DSG는 이 기술의 비공식적인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 포드의 파워시프트(Powershift) 변속기가 라인업 전반에 걸쳐 나오고 있으며, 푸조-시트로엥과 현대도 이 기술의 독자적인 버전을 서서히 내놓고 있다.

가장 최근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내놓은 메이커는 피아트 그룹이다. 피아트 파워트레인에 의해 내부에서 개발된 6단 건식 클러치 방식 유닛은 TCT라는 이름으로 알파로메오 미토와 줄리에타에 쓰이고 있으며, 북미용 닷지 다트를 포함해 다른 여러 피아트-크라이슬러 모델들에 쓰일 예정이다. 피아트는 아직까지 자동화 수동변속기가 변속기 효율과 엔진 연료소비에 있어 가장 뛰어난 조합이라고 주장하지만, 가속할 때에 일어나는 ‘예상 밖의 토크 변화’, 즉 덜컹거리는 현상이 주행감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인정한다.

결국 TCT는 피아트가 타협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일반적인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사이의 간극을 잇기 위해 설계된 ‘진보한 형태’다. 피아트는 이 변속기가 “토크의 단절을 제거하고 효율과 주행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성능과 연비를 최적화 한다”고 한다. 피아트는 TCT가 지금까지 접할 수 있었던 것 중 가장 가볍고 가장 작으며 가장 효율적인 듀얼 클러치 변속기라고 주장한다. 이제 작동방식을 살펴보자.

어떤 엔진에 활용되나?
TCT 변속기는 현행 피아트 엔진의 최대 80%까지 결합이 가능하다. 지금은 1.4L 멀티에어 휘발유 및 2.0L JTDm 디젤 엔진과 함께 나오고 있다. 현재 상태로는 최대토크 35.7kg·m까지 감당할 수 있다. 앞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및 네바퀴굴림 방식을 쓰는 앞 엔진 차에 사용할 수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미드 엔진 구조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알파로메오 4C를 위해서는 새로운 TCT가 개발되어야 한다.

어떻게 만들어지나?
TCT는 피아트의 최신 6단 수동변속기와 70%의 공통 부품을 공유한다. 두 변속기는 연간 최대 45만 기의 변속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피아트의 베로네(Verrone) 공장에서 나란히 생산된다. TCT 변속기는 연간 최소 5만 기에서 최대 15만 기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TCT는 오일, 배선 뭉치 및 제어장치를 포함해 총 무게가 81kg이다. 이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또는 CVT보다 약 10kg 가벼운 수치다. 두 개로 나누어진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는 3축 변속기 구조가 들어 있다.

어떻게 작동하나?
듀얼 클러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클러치 내에 또 하나의 클러치가 있는 구조로, 하나는 홀수 단 기어를, 다른 하나는 짝수 단 기어를 통제한다. 다음에 변속하게 될 기어는 현재 쓰이는 기어가 아직 물려있는 상태에서 이미 연결되어 있고, 각각의 클러치 작동이 전환되면서 준비하고 있는 기어로 구동력이 빠르게 연결된다. 엔진은 기계적으로 항상 기어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자동화 수동변속기의 약점인 토크 및 효율 손실이 없다.

건식 클러치가 쓰인 이유는?
피아트가 습식 클러치 대신 건식 클러치를 쓴 이유는 무게가 더 가볍고 스톱-스타트 기능과의 호환성이 좋으며 전반적인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습식 클러치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에너지를 낭비하는 반면, 건식 클러치는 출발을 준비할 때나 변속하는 동안에만 에너지를 잡아먹는다. 또한 건식 클러치를 쓰면 변속기 냉각을 위해 추가되는 오일펌프로 인한 에너지 손실도 막을 수 있다. 폭스바겐의 건식 클러치 DSG와 달리 7단이 아닌 6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피아트는 7단이 ‘너무 자주 변속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DNA’ 모드는 무엇인가?
운전자가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TCT의 변속기 제어 전략은 알파로메오의 ‘DNA’ 시스템을 이용해 선택된 세 가지 주행 모드 중 하나에 따라 전자적으로 조절된다. 자동 모드일 때에는 다이내믹(Dynamic), 일반(Normal), 전천후(All whether)라는 세가지 모드마다 각각 고유의 변속 패턴이 있다. 변속기가 수동 모드일 때에는 두 가지 변속 패턴이 마련된다. 또한 피아트의 멀티에어(MultiAir) 및 멀티젯(MultiJet) II 엔진 기술과 공유하는 전자제어 기반기술은 필요할 때에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해 제동 시스템의 전자제어 장치와 통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