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마력 뿜어내는 고성능 전기 SUV, I-페이스

재규어 I-페이스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나오는 첫 번째 전기 SUV다. 주행중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2018-06-08     레이첼 버제스(Rachel Burgess)

재규어가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순수전기 SUV를 공개했다. 최고출력 400마력에 달하는 I-페이스는 재규어가 내놓는 최초의 순수전기차다. 재규어는 먼저 I-페이스를 선보이고 계속해서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전기차는 내년에 출시가 예정된 차세대 XJ가 될 전망이다. 또한 2020년까지 기존 모델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나온다. 재규어 I-페이스의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대토크는 70.9kg·m이며 0→시속 100km 가속에 4.5초가 걸린다. 9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충하면 새로운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으로 측정했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480km에 달한다. 기존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으로 하면 541km에 해당하며 조금 더 엄격한 미국 환경보호청(EPA) 방식으로는 386km가 된다. 

 
재규어에 따르면 50kW급 충전기로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데 1시간 25분이 걸리고 30분 충전하면 129km 정도 갈 수 있다. 100kW급 충전기를 사용하면 80%까지 충전하는데 45분이 걸리지만 아직 영국에 보급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재규어는 I-페이스가 고객한테 인도되는 오는 여름까지 100kW급 충전기가 보급될 것이라고 말한다. 7kW급 가정용 충전기로는 80%까지 충전하는데 10시간이 걸린다. I-페이스에는 앞뒤 액슬에 각각 전기모터가 1개씩 달려있어 네바퀴를 굴린다. 이안 호반(Ian Hoban) 재규어 자동차 라인 디렉터는 “전기모터 무게는 38kg으로 아주 가볍다”고 설명했다.

 

 

재규어에 따르면 전기차 전용 알루미늄 아키텍처를 개발해 차체 강성을 브랜드 역사상 최고로 끌어올렸으며 앞뒤 무게배분 50:50을 달성하기 위해 배터리를 앞뒤 차축 사이 가운데에 배치했다. 지상고도 F-페이스보다 130mm 더 낮아졌다. 서스펜션은 F-페이스에서 가져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랄 링크 구성이다. 핸들링과 승차감을 조절할 수 있는 재규어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다.

 

I-페이스의 디자인은 아직 콘셉트카지만 최종 양산차는 12mm 더 좁아지고 낮아진다.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콘셉트카는 조금 과장되어 있다. 램프의 디테일을 깔끔하게 다듬을 것이다. 이는 기술보다 디자인을 돋보이게 만든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사 사진에 보이는 I-페이스에는 이안 칼럼이 좋아하는 22인치 휠을 끼웠지만 실제로 더 작은 18인치도 가능하다. I-페이스의 차체 길이는 4682mm로 비율은 포르쉐 마칸과 아주 비슷하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18mm 더 긴 2990mm다.    

 

 

에어로다이내믹스는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뒷모습은 공기저항계수를 0.29Cd로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앞 그릴은 냉각이 필요할 때 열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닫힌다. 이때는 보닛의 커다란 덕트를 통해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뒤 유리창 위에 스포일러를 달고 트렁크 문 모서리에도 작은 스포일러를 만들었다. I-페이스 양산차를 만드는데 현실과 타협한 부분이 많았냐고 묻자 그는 “우리 방식대로 차를 만들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알루미늄 보디 패널이었다. 콘셉트카만큼 신선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I-페이스 노즈는 충돌규정 때문에 더 짧아질 수 없다.

 

그는 “I-페이스가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이차는 도심 생활에 어울리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그동안 스포츠카처럼 긴 보닛과 커다란 엔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I-페이스는 내가 오랫동안 생각했던 대로 표현했다. 전기차 디자인은 더 재미있고 여러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센터 터널을 없애 바닥이 평평해졌지만 앞뒤에 저장 공간을 늘렸다. 특히 트렁크 용량은 마칸의 500L보다 훨씬 더 큰 656L나 된다.

 

 

실내는 제조공정과 인체공학적인 이유로 인해 콘셉트카와 양산차 사이에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콘셉트카 터치스크린은 12.3인치에 아랫부분이 곡선 처리돼있지만 양산차에는 다른 재규어에 적용된 ‘터치 프로’(Touch Pro)와 같은 10.25인치 스크린이 들어간다. 콘셉트카 앞 좌석 등받이는 탄소섬유로 만들고 스피커를 내장했지만 실제 양산차에서 이러한 부분은 차분하게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안 칼럼 디렉터는 “콘셉트카에 적용된 터치스크린은 개발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포트 시트는 콘셉트카에 있는 것과 비슷하며 옵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재규어 ‘터치 프로 듀오’(Touch Pro Du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센터페시아에 터치스크린 2개를 배치한다. 이 스크린으로 많은 기능을 제어할 수 있지만 로터리 컨트롤러도 그대로 유지한다. 또한 많은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해 차를 충전하는 동안 실내 온도를 미리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추운 날씨에 유용한 기능이다. 충전하는 동안 미리 온도를 최적화함으로써 100km에 달하는 거리를 갈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을 아낄 수 있다.

 

I-페이스는 주행중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온도, 날씨, 지형, 운전 스타일, 도로 상황을 파악한 다음 남은 주행가능거리를 계산한다. 인공지능은 또한 5명이 탈 수 있는 실내에 몇 명이 탔는지 인식하여 탑승객이 있는 곳만 온도를 조절한다. I-페이스는 무선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또는 차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기도 한다. I-페이스는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의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E-페이스와 함께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