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인류는 항상 스포츠카를 갈망할 것”

페라리 영업총책 엔리코 갈리에라가 21세기의 대세에 맞섰다. 페라리는 자율주행기술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완전 전기 페라리는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2017-09-07     제임스 앳우드(James Atwood)

70년 전 엔초 페라리는 자기 성을 붙인 자동차회사를 만들었다. 그가 이끌던 레이싱팀을 운영할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는 페라리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동차 브랜드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최근 자율주행차, 전기화와 재래식 엔진의 쇠퇴가 자동차계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페라리는 그 같은 격변에 어떻게 대처할까? 우리 <오토카>가 엔리코 갈리에라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마라넬로의 마케팅&영업총책이다. 

페라리의 창업 70주년을 축하한다. 70년 후의 페라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아주 흥미있는 질문이다. 지금 전기,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에 대한 토론이 수없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라리가 성공한 주된 원인은 일관성에 있다고 믿는다. 우리 전략은 언제나 일관성이 있었다. 차원 높은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고성능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들은 스포츠카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드러난다. 우리는 SUV를 만들지 않는다. SUV는 스포츠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4도어를 만들지 않는다. 4도어가 빠를 수는 있으나 스포츠카가 아니기 때문이다. 

“페라리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인간의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이다.” [갈리에라와의 인터뷰 뒤에 SUV형 페라리가 나온다는 루머는 한층 드세졌다. 페라리 총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의 논평 탓이었다.]

 

페라리가 자율주행차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가? 스포츠카 정신과는 어긋나는데?
“오래전 인류는 증기차를 개발했다. 그러자 모두가 말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제 수송용으로 말은 쓸모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말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말은 쓰이고 있다. 경마를 하기 위해서거나 재미로 승마를 하기 위해서. 


“같은 도로를 따라 직장에 갈 때 교통체증의 고역을 덜기 위해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소와 재미 그리고 흥분을 맛보고 싶다면 스포츠카를 몰아야 한다. 인류의 미래에는 스포츠카가 차지할 자리는 반드시 있다. 세계에는 재미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페라리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차를 만들고 있다. 전기화를 둘러싼 미래의 계획은?
“꾸준히 발전하는 메이커는 어떤 도전에도 대비해야 한다. 몇 년 전 우리는 다양한 기술에 대비하기로 결정했다. 자연흡기와 터보 엔진을 만들 줄 안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시장에 나가 사들이지 않고도 우리가 개발한 모든 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가 그런 일을 하는 까닭이 있다. 성능을 높이고 운전재미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때 그 기술을 쓰기 위해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는 우리 미래의 일부다. 언제 어떻게 이용할까를 말하기는 어렵다. 어떤 경우에도 높은 성능과 깊은 감동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완전 전기 파워트레인을 쓰는 페라리 로드카를 볼 수 있을까?
“먼 미래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70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 그러나 완전 전기만 쓰는 페라리에 대해 말한다면, 향후 5~10년 이내에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


스포츠카의 우렁찬 엔진 사운드가 필요하기 때문인가?
“엔진 사운드는 정서의 일부다. 우리의 수많은 고객이 엔진 사운드 때문에 여전히 12기통을 선택하고 있다. 아울러 엔진 회전대와 끝모를 가속력을 찾는다. 100% 전기 페라리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