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마하-E는 머스탱 배지를 달 자격이 있을까?

2021-02-21     맷 샌더스(Matt Saunders)

포드는 새로운 머스탱 '한 종류'를 전기화 했다. 신형 머스탱 마하-E는 폴스타 2와 달리 4도어 크로스오버 해치백이다. 모터를 한 개 또는 두 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동 배터리도 큰 것과 작고 가벼운 것이 있다. WLTP 인증 1회 충전 주행가능 범위는 최대 610km이다. 현행 테슬라의 어느 모델에도 뒤지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폴스타, 재규어, 벤츠, 아우디의 어떤 전기차보다도 멀리간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상적인 전기차 데뷔작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략적인 디자인과 제품 포지션이다. 이것이 만약 제대로라면 절묘하다. 
 

물론 전기차를 머스탱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질색할 것이다. 머스탱이라는 이름은 차의 주행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앞서 질색한 사람들은 필시 이 기대치를 전기차가 도저히 충족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사실, 나는 그게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매우 새로운 ‘한 종류의’ 머스탱이라는 점이다. 이 차는 유일한 신형 머스탱이 아니다. 만약 포드가 5.0L V8을 전기 모터로 바꿔버렸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지 상상해보라. 마하-E는 포드의 V8 포니카 아이콘 머스탱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완벽한 지원군이다. (적어도 현재는) 위협이 아니라 구식 자동차의 수명을 가능한 한 오래 연장시키는 존재이다.

 

다른 여러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포드가 당면한 ‘큰 일’은 막대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 현재 판매하는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갑작스러운 소식이 아니다. 업체들이 올해 처음 전기자동차를 도입하는 부분적 이유는 경제적 제재가 올해부터 가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V8 머스탱을 판매하는 것은 현재 ‘큰 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전기차는 도움이 된다. 포드는 2014년부터 제대로 된 첫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지금의 마하-E보다 더 작고 저렴한 차가 만들어 질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전시장 구석의 새롭고 멋있게 장식된 자리에서 조용히 제몫을 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포드의 많은 경쟁자들이 이 문제에 대처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 포드 디자인 부서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이 나왔다. “잠깐만요. 그러지 말고 전시장 중앙에 보란 듯 세울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게 어때요? 차라리 머스탱처럼 디자인하고, 머스탱처럼 팔면서 가슴을 내밀고 자랑할 수 있는 차를요”

그게 받아들여질 만 했다. 유럽에서야 닛산 리프나 폭스바겐 ID.3 같은 값싼 전기차가 많이 팔릴 수 있지만, 포드는 북미와 다른 지역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세계적인 전기차 상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 크고 더 멀리 갈 수 있는 전기차가 필요했고, 그렇게 만들려면 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그 가격을 합당하게 보이도록 꾸밀 수 있는 세계적인 명성의 프리미엄 브랜드도 필요했다. 

만약 ‘링컨’ 전기차였다면 유럽 사람들에겐 아무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머스탱’ 전기차라면 얘기가 다르다. 가장 열성적이고 전도에 앞장서며 돈을 많이 쓰는 포드 고객들을 훌륭하게 설득할 수 있다. “전기차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이건 바로 당신을 위한 차, 당신의 차에요. 마하-E를 구입하면 저희(포드)가 가진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이 V8 머스탱을 2년, 3년, 5년 후 교체하고 싶을 때, 저희가 V8 머스탱을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죠.” 머스탱 소유자들은 여기서 동인을 얻고 있다. 비록 포괄적이고 암묵적이긴 하지만, 그들은 ‘어머 이건 사야해’라는 뽐뿌를 받고 있다.

 

만약 그들이 설득된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럴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포드가 머스탱 배지에 어울리는 운전감각을 가진 전기차를 만들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할 것이다(이 차에서 포드 배지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창문 모서리밖에 없다). 그리고 마하-E는? 글쎄,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머스탱을 표방한 스타일링과 집적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너머에는 프리미엄 감성 품질과 관련된 한두 가지 문제가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크고 비싼 포드 차를 납득시키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했던 그 문제다. 

하지만, 공평하게 말하자면 이 차는 여전히 좋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비싸지만, 전기차 중에서도 차체가 크고 보다 실용적임을 감안하면 많이 비싸지 않다. 역동성과 유용성 측면에서 기존 전기차 소유자들이 처음으로 포드를 사도록 만들기 위한, 그리고 포드 추종자들이 ‘신흥종교’로 넘어오도록 설득하기 위한 중요한 해답을 제대로 얻은 것 같다. 

우선 머스탱 마하-E는 비교적 가볍고 배치가 잘 되어 있다. 현재 포드가 GE2라고 부르는 플랫폼은 포커스 및 쿠가의 것을 개조한 것으로, 혼합 금속과 복합 소재로 구성된다. 모터 1개짜리 기본형 뒷바퀴굴림 버전 무게는 1900kg 미만이며, 거의 폴스타 2 만큼의 배터리 용량을 가졌다. 시승차는 더 큰 배터리와 추가 구동 모터로 인해 공차 중량이 더 나가지만, 적어도 덩치 큰 전기차 기준으로는 낮은 무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차에는 다섯 개의 온전한 좌석과 두 개의 매우 유용한 트렁크가 있다. 곤두박질치는 지붕 라인에서 예상되는 것을 뛰어넘는 탑승 공간은 재규어 I-페이스를 떠올리게 한다. 차체가 높은 SUV치곤 주차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뒤쪽 창문 아래에는 400리터가 넘는 적재공간이 있다. 또한 보닛 아래에도 81리터 적재공간이 있는데, 플라스틱 보관함 가운데에 배수구가 뚫려 있다. 여기에 지저분한 충전 케이블과 한두 가지 다른 물건들을 담아둘 수 있고, 청소가 간편하다. 

 

대시보드는 수년에 걸쳐 머스탱에 의해 익숙해진 ‘더블버블’ 디자인이지만, 그 외에는 완전히 머스탱과 같지 않은 실내를 가졌다. 조작 장치 대부분은 포드차 공용 부품 보관함에서 가져온 것(예: 포커스의 칼럼 레버와 스티어링 휠 버튼)이다. 하지만 아직 한숨 쉬긴 이르다. 가격을 생각하면 이 차의 재료 품질 수준은 정말 떨어진다. 가죽은 반질반질 빛나고, 일부 고정부는 약간씩 흔들리며, 감각적으로 사용된 재료는 거의 없어 큰 매력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프리미엄급 경쟁차들보다 더 큰 구동 배터리와 더 나은 주행 가능 범위를 확보하고 일부 제품보다 25%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프리미엄급 특별함의 부족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거래 성사 장애요인과는 거리가 멀다.

운전자 앞에는 작은 디지털 계기 스크린이 있고, 16인치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중앙 스택에 설치됐다. 모든 트림에 기본이다. 다행히 이것이 테슬라처럼 모든 물리적 버튼, 손잡이, 스위치를 앗아가지는 않았다. 내장 웹브라우저도 없다. 대신 광범위한 무선 업데이트를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한 커넥티드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그럼 이 차는 재미있다고 할 수 있을까? 흠. 글쎄, 선택 가능한 주행 모드가 다음과 같이 명명되긴 했다. 액티브, 속삭임, 길들여 지지 않음(민망). 배터리 회생 단계를 완전하게 제어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며, ‘원 페달’ 주행은 켜고 끌 수 있다. 오디오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는 디지털 ‘추진 사운드’도 전환 가능하며, 주행 모드에 따라 음량이 달라진다. 엔터프라이즈 우주선이나 어떤 이들이 발작을 일으키는 테레민 악기 소리보다는 부드럽게 울리는 V8처럼 들리긴 한다. 

시승한 마하-E는 중간 버전(480마력 GT는 나중에 출시)으로, 시속 100km까지는 유용하게 상쾌한 성능을 보였다. 빠르기는 하지만 테슬라만큼은 아니다. 운전하기 좋고 부드럽게 느껴지긴 하지만 일단 반응과 토크 수준에 익숙해지고 나면 별로 몰입할 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른 전기차와 마찬가지다. 

 

섀시는 일반적인 전기차들에 비해 좀 더 흥미를 지속시킨다. 조향 느낌은 적지만 찰지고, 일정한 페이스와 적당한 무게를 가졌다. 움직임이 다소 묵직하고 요철에선 육중한 느낌이 들지만, 코너를 돌 때 제어가 좋다. 민첩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정밀하게 다룰 수 있고 그립도 적당하다. 시승차는 네바퀴굴림인데도 코너를 탈출할 때는 뒷바퀴 쪽으로 토크가 치중된걸 알 수 있는 정도였다. 

뒷바퀴굴림 마하-E라 해도 제대로 된 머스탱 같은 핸들링을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바퀴굴림 버전은 확실히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 차의 동적인 균형과 노면을 붙드는 능력, 정밀함은 예민한 운전자들이 알아챌만한 차이를 보인다. 아우디 E-트론 대신 재규어 I-페이스를, 푸조 e-208 대신 미니 일렉트릭을 선택하는 것처럼.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은 이 차에 대한 한두 가지 분명한 절충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에게는 무엇보다도 포드가 머스탱 배지를 달아야 했던 사정을 이해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알아왔고 사랑해온, 운전자를 위한 차 머스탱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란다면, 결국은 그리 나쁜 결정이 아니었다는 것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인포테인먼트는 더 큰 도약을 한다

머스탱 마하-E는 최신 싱크4(Sync4)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한 포드의 첫 글로벌 모델 중 하나다. 가장 큰 발전은 자체적인 4G 데이터 연결과 함께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 연결은 자동차의 연식이 오래됨에 따라 포드가 공중에서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해 주며 스마트폰과 포드패스(FordPass) 앱을 통해 더욱 폭넓은 연결 기능을 제공한다(스마트폰을 열쇠로 사용하고, 차를 예열하고, 충전 시간과 요금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시스템의 클라우드 연결은 음성 인식을 향상시키며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원격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교통정보와 충전소 위치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프로토타입은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못했지만, 포드의 레이아웃, 사용성, 그리고 완전한 기능성에 대한 발전은 분명해 보인다. 

 

FORD MUSTANG MACH-e EXTENDED RANGE AWD

고급스런 광채와 머스탱의 전형적인 주행 특성에는 부족하지만 매력적인 EV가 데뷔했다

가격     £57,030(약 8449만 원)
엔진     2개의 AC 동기식 전기 모터
최고출력     346마력(bhp)
최대토크     59.2kg・m
기어박스    1단 리덕션 기어
공차중량    2107kg
0-시속 100km 가속    5.1초
최고시속    180km
배터리    98.7kWh/88.0kWh (전체/사용 가능), 리튬 이온
주행 가능 거리    540km
CO2     0g/km
라이벌    재규어 I-페이스, 폴스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