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를 꺾을 라이벌, 로터스 에보라 S

이 차는 단순히 70마력 더 늘어난 로터스 에보라가 아니다. 신형 슈퍼차저 S는 본격적으로 포르쉐를 꺾을 라이벌이다

2011-06-22     아이오토카

지금 로터스에서는 혁명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때문에 엘리스와 에보라 같은 모델을 가벼이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차세대 에스프리로 시작되는 ‘용감한 신세계’ 모델들은 2013년에 가서야 시장에 등장한다. 따라서 그때까지 포르쉐의 라이벌로 명성을 지켜나갈 로터스는 에보라다.

이 차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특히 최신 S 버전은 슈퍼차저의 축복을 받고 내부에 감춰진 천재성을 내뿜을 성능을 갖췄다. 하지만 에보라 S 의 겉모습만으로는 커다란 변화 또는 능력을 찾아낼 수 없다. 겉으로 이 차를 레귤러 모델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간단하다. 새로운 18~20인치 휠(고객이 휠 사이즈를 선택한다)과 아주 섬세한 디퓨저의 변화뿐. 그러나 에보라 S는 눈에 익은 플라스틱 보디 아래 전혀 다른 괴물을 품고 있다. 천적 포르쉐에 당당히 맞설 역동적 성능을 갖췄다.

에보라 S는 미드십 카이맨 및 엔트리급 911을 아슬아슬하게 넘어서는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따라서 그만한 수준의 탁월한 차가 갖춰야 할 성능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에보라 S는 이튼 슈퍼 차저를 단 3.5L V6 엔진을 얹고 최대출력 345마력, 최대토크 40.7kg·m를 자랑한다. 따라서 5만8천995파운드(약 1억830만원)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로터스는 에보라를 설계할 때부터 이 독특한 버전을 고려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가 기본 모델을 처음 시승했을 때는 가벼운 실망을 떨칠 수 없었다. 그 뒤 새로운 모델이 나왔고 에보라의 시대가 왔다. S 버전은 세계의 어떤 모델과도 맞설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성패를 진단하기에 앞서 기술적 요소와 일부 옵션 가격을 소개한다. 둘 다 에보라 S를 정당한 위치에 올려 세우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승했던 기본 모델은 (약간 무모한) 2+2 뒷좌석에 5만8천995파운드(약 1억830만원)였다(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옵션을 더하면 값이 6만7천770파운드(약 1억2천400만원)로 섬뜩하다. 호사스럽고 불필요한 소재를 쓰지 않았는데도 그처럼 비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거기에는 모든 또는 대다수 고객들이 고르게 될 장비가 들어있다. 훗날 중고시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장비들이다.

에보라 S에는 크게 두 가지의 옵션 패키지가 있다. 2천550파운드의 테크(약 470만원)와 1천750파운드(약 320만원)의 프리미엄. 에보라 S를 사면서 1천875파운드(약 340만원)짜리 대형 휠을 고르지 않을 리없다. 70마력 늘어난 S를 몰고 있다는 유일한 차이점이기 때문. 아울러 트랙 마이스터와 레인 마이스타 기분을 맛보려면 타이어도 레귤러 피렐리 P 제로에서 P 제로 코르사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우리가 참가한 스페인 시승회(날씨와 도로가 바싹 말랐지만)에서 나온 차였다.

기본형 에보라는 성능 면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로터스는 한층 강력한 슈퍼차저를 단 3.5L V6 엔진을 얹고 난 뒤 손을 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손질을 하고 싶었고, 그럴 필요가 있었다. 단순히 파워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달갑지 않던 기어변환을 바로잡아야 했다. 따라서 기어박스 안에 여러 가지 새 부품이 들어왔다. 하지만 기어박스 내부를 뜯어고치지는 않았다(로터스의 용감한 신세계에서도 반드시 지켜야할 예산의 틀이 있다).

먼저 에보라 S의 모든 버전은 기본형부터 옵션인 스포츠 기어비를 설정할 수 있다. 한데 아주 절실한 변속성능을 개선하고 나아가 한결 가벼운 저관성 플라이휠과 클러치를 받아들였다. 효율이 향상된 클러치 마스터 실린더, 저마찰 기어변환 케이블과 힘이 덜 드는 신형 페달박스도 들어왔다. 무엇보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2011년 1월부터 기본형도 이처럼 개선된 온갖 장비를 갖추게 된다는 것.

그밖에도 S는 추가 성능에 맞춰 반응을 가다듬었다. 앞뒤 모두 서스펜션의 강성을 10% 높였고, 댐퍼를 재조율했다. 이제 약간 더 커진 뒤쪽의 안티롤바도 마찬가지. 하지만 스프링비는 바뀌지 않았다.무게는 1,437kg으로 레귤러 모델보다 무겁지만 40kg을 넘지 않는다. 무엇보다 로터스는 기본형의 절묘한 승차감을 살리면서 핸들링을 좀 더 개선하기로 했다. 도로 또는 트랙에서 우리는 양쪽 모두 시승했다. 로터스는 그 일을 정확히 해냈다. 마치 저 높은 곳의 어떤 존재가 쓰다듬은 듯 곰보딱지가 더덕더덕한 노면을 매끈하게 타고 넘었다. 그렇지 않다면 로터스라 할 수 없다.

오른발을 내리밟을 때 확실히 깨달았다. 에보라 S가 정체를 드러냈기 때문. 핸들링과 스티어링은 투명한 결정체로 변했고, 추가 토크 덕택에 한층 예리하고 반응이 뛰어났다. 에보라 S 운전석에서 하루를 보낸 뒤 포르쉐 케이만은 별로 대단한 차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요컨대 슈퍼차저 에보라는 실로 보기 드문 차였다. 그 이유야 무엇이든 부분의 합계 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 70마력을 추가한 에보라보다 훨씬 뛰어난 새 차로 다가왔다. 전보다 훨씬 힘차게 달렸을 뿐 아니라 사운드와 감각은 개선됐고, 운전의 활기가 엄청 좋아졌다. 강화된 엔진 사운드만으로도 도로에서 전혀 다른 짐승이 된 듯했다. 저회전대에서 중회전대까지 슈퍼차저의 거친 숨소리가 배기의 깊은 저음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그럴 때 진정으로 감동적인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졌다. 늘어난 파워에 딱 들어맞는 반주였다.

로터스에 따르면 에보라 S의 0→시속 97km 가속은 4.6초, 최고시속 277km. 그런데 4,000~6,000rpm에서 스펙의 숫자보다 한층 빠른 느낌이 들었다. 6,000rpm 이상에서는 눈부시게 상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어변환은 전보다 거의 1만5천 배나 좋아졌다. 한층 정확한 기계 감각으로 게이트를 미끄러져 나갔다. 실제로 차의 매력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보태는 구실을 했다.

심지어 실내마저 개선됐다. 디자인 면에서가 아니라 제작방식이 개선되어 의미가 더 크다. 얼마 전 로터스는 포르쉐 품질관리 부서의 핵심 멤버를 몰래 끌어왔다. 이미 차이가 드러난다. 시승차가 잘 알려진 경우라면 큰 차이를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로터스에서는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말 반가운 현상이다. 한데 앞으로 이뤄질 화려한 성과를 내다보며 들끓는 흥분 속에서도 지금 이 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보라 S는 순수한 천재의 걸작이다. 어느 날엔가 카이맨을 제치고 한 대 갖고 싶다.

글ㆍ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FACT FILE
LOTUS EVORA S
가격 £58,995(약 1억830만원)
0→시속 100km 가속 4.6초
최고시속 276.8km
연비 9.8km/L
CO₂ 배출량 235g/km
무게 1437kg

엔진 V6, 3456cc, 슈퍼차저, 휘발유
구조 미드, 세로, 뒷바퀴굴림
최고출력 350마력/7000rpm
최대토크 40.8kg·m/4500rpm
무게당 출력 243마력/톤
리터당 출력 99마력/L
압축비 NA
변속기 6단 수동

길이 4342mm
넓이 1848mm
높이 1223mm
휠베이스 2575mm
연료탱크 60L
주행가능거리 589km
트렁크 용량 160L

앞 서스펜션 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 서스펜션 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350mm V디스크 (앞),
332mm V디스크 (뒤)
휠 19인치(앞), 20인치(뒤), 알로이
타이어(앞, 뒤) 235/35 ZR19, 275/30 ZR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