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Q50 VS BMW 320d, Q & A

2013-12-24     앤드류 프랭클

여러분은 이번 기사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콤팩트 세단이 나와 BMW 320d에 맞서겠다는 만용을 부릴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대략 비교할 수치가 비슷하면 계체량 때부터 작은 불꽃이 튀기고, 용감한 도전자가 역경에 맞서 예상치 못한 패기를 보여주는 섀도우 복싱이 이어진다. 그리고는 1라운드 격으로 뻥 뚫린 도로에 시승을 나서면 대결을 시작하기도 전에 거의 경기가 끝나버린다.

경쟁 상대가 정신을 잃고 바닥에 누워 있는 사이에, BMW는 옷을 갖춰 입고 좀 더 재미있는 일을 찾아 그 자리를 떠난 메르세데스-벤츠든, 아우디든, 다른 유럽 메이커의 경쟁 모델이든 간에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왔다. 그런데 영국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혈통의 닛산 계열 브랜드의 최신 모델인 이 신형 Q50에게 과연 희망이라는 것이 있을까?

희망이라고 할 만한 것을 찾자면, Q50은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도 아니거니와 3시리즈를 꺾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겠다. BMW와 일대일로 맞서려는 시도는 매번 헛수고였음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인상적일 정도로 완전히 다른 시도를 한다면 어떨까? 최소한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BMW에서 각이 진 부분이 인피니티에서는 곡선미를 지니고 있다. 320d의 인테리어가 간결함 그 자체인 반면, 장비를 완벽하게 갖춘 인피니티의 실내는 우주왕복선에서 튀어나온 것만큼 지나쳐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일 브랜드의 더 깎아낸 듯한 표현을 좋아하는데, 이는 사용하기에 훨씬 더 쉽기 때문만이 아니라 인피니티의 대시보드가 복잡해보일지언정 산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선택장비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짜증나는 것과는 별개로, Q50의 운전 환경은 깔끔하고 잘 모여 있다.

시동을 걸면 두 차 모두 디젤 특유의 진동이 뚜렷하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BMW는 그보다는 더 조용했을 텐데, 나는 원래 그 엔진이 쓰였던 메르세데스-벤츠 C220 CDI에서 같은 소리를 냈기 때문에 인피니티의 엔진이 시끄러우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편안함의 결합이란 이런 것이다. 인피니티 파워트레인의 초점은 미국, 러시아, 중국에서 많이 팔 수 있도록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로 고정되어 있다.

지난해 판매한 숫자를 모두 합쳐봐야 거의 유야무야한 정도인 6,000대에 불과한 유럽만을 위해 브랜드의 격에 맞는 소형 디젤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므로, 가능한 가장 좋은 엔진을 사왔을 뿐이다. 6단 수동변속기나 시승차에 쓰인 7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통계상으로는 인피니티 앞에 걸림돌이 가득 쌓여 있다.

제원표(아래 참조)를 보면 적나라한 수치가 드러나 있지만, Q50이 320d보다 꽤 무거울 뿐 아니라 출력까지 부족하고, 그런 두 차 사이의 수치상 차이는 실제 몰아보면 더 크게 느껴진다. 속도와 기어 단수에 관계없이, BMW가 더 빠르다는 것은 분명하다. 단지 그것만으로 승부가 가려진다면 인피니티에게는 너무도 불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320d의 선택사항인 8단 변속기는 스스로 기어를 변속하게 내버려두면 보통 자동변속기처럼, 운전자가 직접 변속하면 듀얼 클러치 변속기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하다. 대조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제 7단 자동변속기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둔하고, 변속이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랄 때에 적절한 기어로 변속이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재미있는 길에서 차를 즐기는 것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그럴 일은 거의 없지만, 기어 레버를 앞으로 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에야 엉뚱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가 기어 레버를 잘못 조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아랫단으로 변속하려면 기어 레버를 밀어야 하는 BMW와 달리, 인피니티의 변속기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그리고 변속 패들이 기본 장비가 아니다. 인피니티에는 고유의 7단 자동변속기가 있지만 V6 3.5L 휘발유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마련되어 있다.

나는 그 차를 몰아보았고, 마찬가지로 변속 패턴이 반대로 되어 있지만, 다른 차들이 그렇기 때문에 나무랄 만한 것은 아니다. 코너에 다가갈 즈음에도 인피니티가 나은 점을 찾기는 어렵다. 이 시점에서 Q50의 독특한 기술을 얘기해야겠다. Q50은 인피니티가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이라고 부르는, 우리가 스티어-바이-와이어로 알고 있는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적용해 판매되는 차다.

스포트(Sport) 모델에는 기본이고 그 아랫급 모델에서는 선택사항으로, 인피니티는 방향을 바꾸는 휠과 전자장치로만 연결되어 있는 스티어링 휠을 제공한다. 인피니티는 이 방식이 스티어링 시스템의 킥백과 마찰을 없애주고, 필요에 따라 기어비를 바꾸어주며,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차선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인피니티가 얘기하지 않는 부분은 기본 스티어링이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이다.

보통 스티어링이 쓰인 Q50은 재미있는 길을 달리기에 충분한 잠재력과 능력을 지니고 있는 차다. 코너를 정직하고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이런 차급에서는 드물게 차와 운전자 사이에 적당한 수준으로 소통의 길을 터준다. 하지만 DAS를 단 차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네 가지 설정 중 어느 것을 고르더라도 그런 교감이 없다. 디지털 기술로 조율된 차라는 점은 제쳐놓더라도 아무런 느낌이 없고 스티어링 감각은 당연히 인공적인 느낌뿐이다.

나는 Q50에 DAS가 있는 차와 없는 차를 똑같은 산악도로에서 차례대로 몰아보았는데, 그보다 더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가 없었다. 말하자면, DAS는 아무도 하지 않은 질문에 제일 먼저 내놓은 설득력 없는 답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DAS가 달려 있는 Q50에서 내려 320d로 갈아타는 것은 평범한 한국 사람이 서양식 소고기 수프 대신 한우 불고기를 먹는 것만큼 반가운 일이다. 어느 쪽이든 단백질은 얻을 수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수저가 향하는 곳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사실, 이 BMW가 얼마나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 상기하고 싶다면, Q50이 어땠는지를 떠올리면 된다. 달갑지 않은 스티어링 옵션을 감수하더라도 인피니티가 운전을 즐기기에 나쁜 차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BMW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Q50을 철저하게 시승한 뒤, 나는 320d에 올라 10분 남짓한 거리의 기분전환용 코스를 달리고 나서 한 시간 중 가장 멋진 부분을 위해 길가에 있는 동료들을 떠났다.

누군가 타이어 마찰음과 디젤 특유의 소음 너머로 운전석 소음을 녹음했다면, 그들은 한 남자가 이 중간급 소형 고급차가 얼마나 훌륭한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이따금씩 터뜨리는 웃음을 들었을 것이다. 가끔씩 코너에 들어서고 빠져나올 때의 속도와 민첩함은 이런 성격의 차에서 드는 믿음을 넘어서는 느낌이다. 그리고 두말할 것도 없이, 두 차의 동적 특성에서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스티어링이다.

BMW는 동급 최고인 것은 당연하고, 인피니티의 전자식 시스템은 기억할 수 있는 동급 차들 가운데 어느 것과 비교해도 매력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인피니티가 최소한 승차감에서는 BMW보다 나을 것이라고 추측하겠지만, 실제로는 320d의 느낌이 Q50보다 뚜렷하게 좀 더 부드럽다. 그래도 Q50의 승차감이 꽤 넉넉하다는 것이 좋은 소식이다. 이런 성격의 차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제법 든든하지만, 충격을 잘 흡수하면서 노면으로부터 전해지는 거친 느낌을 항상 잘 걸러내는 능력을 갖췄다.

Q50이 320d를 넘어설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편안한 매장 안에서나 대부분의 장점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동급에서 길이가 가장 긴 만큼, 트렁크 공간은 약간 더 크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조금 더 넉넉하고(하지만 머리 공간은 부족하다), 수납공간은 더 훌륭하고 좌석의 지지능력도 더 뛰어나다. 반대로, BMW보다 탁월하다는 증거로 커다란 연료탱크를 지적하는 것은 사양하겠다.

여러분이 예측했던 그대로다. 여러분은 이 시승이 어떻게 진행될지 시작부터 알고 있었고 Q50이 320d에게 패한 데 그치지 않고 완전히 묵사발이 나버렸다는 사실을 숨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조금은 위안이 될 이야기가 있다. Q50의 패배는 인피니티의 부족함보다는 BMW의 천재성을 더 대변해준다. 게다가 320d에 패배한 차가 Q50만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이번 패배는 Q50을 몇몇 최고급 모델 클럽에 끼어들 여지를 마련했다. 이 차는 결코 나쁘지 않다. 그저 진정으로 탁월한 차에 도전했을 뿐이다.

나아가, 우리는 아직까지 이야기의 일부분만을 털어놓았을 뿐이다. Q50의 두 가지 가장 큰 단점들, 즉 DAS 스티어링과 자동변속기는 기본 모델에서는 선택사항이고, 6단 수동변속기와 일반 스티어링 시스템을 갖추고 값이 2만8천 파운드(약 4천750만원)를 밑도는 Q50이었다면 320d 기본형에 맞서 잘 싸우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을 것이다. 인피니티가 우승에 근접했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지만, 마찬가지로 그 결과는 시승을 통해 드러난 것에 훨씬 더 가까웠으리라고 확신한다.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확인한 것만 이야기할 수 있고 BMW가 구슬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비교에서 승리를 차지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인피니티가 당당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나 다름없는 차에게 패했다는 것이지만, 가격이 중요시되는 현실에서는 최고의 차를 완전히 멈추게 하기에 충분한 후보다.

글: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BMW 320d M Sport auto
0→시속 100km 가속: 7.4초
최고시속: 230km
복합연비: 22.2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118g/km
무게: 1505kg
엔진: 4기통, 1995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187마력/4000rpm
최대토크: 38.7kg·m/1750rpm
무게당 출력: 124마력/톤
리터당 출력: 93마력/리터
기어비: 16.5:1
변속기: 8단 자동
길이: 4624mm
너비: 1811mm
높이: 1429mm
휠베이스: 2810mm
연료탱크: 57L
주행가능거리: 1078km
트렁크: 480L
서스펜션: (앞)더블 위시본, 코일 스프링, 안티롤바
           (뒤)멀티 링크, 코일 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앞)330mm V 디스크
           (뒤)300mm V 디스크
휠: 18in, 알로이
타이어: (앞)225/45 YR18
        (뒤)245/40 YR18

Infiniti Q50 Sport 2.2d auto
0→시속 100km 가속: 8.5초
최고시속: 230km
복합연비: 20.5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128g/km
무게: 1669kg
엔진: 4기통, 2179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170마력/3200rpm
최대토크: 40.8kg·m/1600rpm
무게당 출력: 102마력/톤
리터당 출력: 78마력/L
압축비: 12.5:1
변속기: 7단 자동
길이: 4790mm
너비: 1820mm
높이: 1455mm
휠베이스: 2850mm
연료탱크: 74L
주행가능거리: 1288km
트렁크: 500L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코일 스프링, 안티롤바
            (뒤)멀티링크, 코일 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앞)315mm V 디스크
            (뒤)299mm V 디스크
휠: 19in, 알로이
타이어: 245/40 WR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