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 벤츠 뉴 G 클래스
2013-05-31 아이오토카
존 맥클레인. 뉴욕 경찰인 그에게는 늘 일이 따라다닌다. 이제는 나이 들고 기운도 예전만 못하고 아들딸은 다 커버렸다. 일 때문에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거나 대화하지도 못한 채 세월이 흘러버렸지만 그래도 딸은 아빠에게 마음을 써주고 챙겨준다. 하지만 아들 잭은 존에게 언제나 적대적인데다 어디서 뭐 하고 지내는지 연락도 없다. 그런 존에게 잭이 러시아에서 큰 사건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날아들고 아들을 위해 휴가를 내고 모스크바로 향한다.
모스크바에 도착해보니 아들은 러시아 거물의 살해범이 되어 있고 설상가상 재판정에 도착하자마자 폭발이 일어나더니 아들은 사라지고 없다. 무뎌지지 않은 감각으로 밖으로 나와 보니 아들은 웬 남자와 밴을 타고 도주하고 그 뒤를 거대한 무장트럭이 따라간다. 이런, 도대체 이 녀석이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 상황판단할 겨를도 없이 무조건 차를 집어타고 쫓아가는데 총격전까지 벌어진다. 안 되겠다. 잭이 다치겠군. 일단 끼어들어 상황을 종료시켜야겠다.
알고 보니 아들은 CIA 요원. (이 녀석이 언제 CIA의 일원이 되었지?) 함께 도주하는 남자는 러시아의 거물. 엄청난 열쇠를 쥐고 있는 남자. 하지만 안가도 들통 나고 가는 곳마다 함정이 숨어 있고 총격전이 벌어진다. 할 수 없군. 경험이 별로 없는 CIA 요원을 도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수밖에. 이렇게 존 맥클레인은 또다시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언제나 일에 쫓기며 목숨을 내놓고 다니는 아버지. 그 아버지가 그립지만 살갑게 대화 한 번 제대로 나누지 못했던 시간. 아들은 그래서 언제나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그리움을 갖고 자랐고 아버지는 그래서 흘러간 시간을 돌아보며 아들에 대한 애틋함과 저린 마음을 안고 산다. 그런 두 사람인데 러시아에서 목숨이 위태한 상황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이 부자의 상봉이 안쓰럽다.
여기에 대형트럭 제트로스까지, 눈 앞 가득 펼쳐지는 벤츠의 향연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CIA 요원이 된 아들 잭은 양심선언을 하고 재판을 받게 된 코마로프를 데리고 도주하면서 파란색 벤츠 스프린터 밴을 몬다. 그들을 쫓는 추격자들을 보고 미처 상황판단도 하기 전에 러시아로 휴가 온 아버지 존은 길에 세워져 있던 벤츠 더 뉴 G 클래스를 타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 맹렬히 달려간다.
글: 신지혜(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제작 및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