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거절! 시트로엥 DS5
2013-02-21 아이오토카
사실 시트로엥의 기존 모델 라인업은 가격과 디자인 등이 극히 대중적이었다. 하지만 DS 시리즈는 프리미엄 모델이며, 그중에서 DS5는 최상위 모델이다. 물론 이 등급에는 막강한 경쟁 상대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만큼 성공이 쉽지 않다.
시트로엥 DS시리즈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독특한 디자인’이다. DS5 역시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없었던, 그렇지만 시선을 끌 만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DS5의 스타일링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콘셉트카 ‘C-스포트라운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DS5는 해치백과 슈팅-브레이크(Shooting-brake : 디자인은 해치백 또는 에스테이트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진 차의 형태를 뜻함)를 닮은 에스테이트 스타일링을 믹스시킨 것이 특징이다.
DS5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으로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쿼터 글라스를 포함한 앞 유리들의 각도, 그리고 프론트 범퍼의 양끝에 마련한 공기 통로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BMW가 지난 2008년 처음 선보인 ‘에어 커튼’의 원리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프론트 범퍼를 양끝에 마련된 공기 통로를 거쳐 나간 공기가 프론트 휠 바깥쪽에 일종의 에어 커튼을 형성해 휠 주변 공기의 흐름을 부드럽게 유도해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 뒤에 메르세데스 벤츠 차에서도 이런 기능적인 디자인을 도입했고, 시트로엥에서도 같은 원리를 DS5에 적용한 것이다.
특히 DS5에 사용된 여러 스위치들의 배치와 형태 하나하나는 평범하지 않으며, 어딘가 모르게 스포티한 성향까지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글라스 루프를 가진 천장의 스크린은 앞좌석은 스크린이 좌우가 별도이고, 뒷좌석에는 널찍한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각 좌석의 스크린을 여닫는 스위치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관련된 스위치 등 위쪽에 관련된 스위치들은 모두 오버헤드 콘솔에 배치했다. 시트 역시 그 모양에서 기능성을 간파할 수 있다. 게다가 운전석의 경우 전동식 요추 조절장치는 물론 고급차라고 강조하듯 마사지 기능까지 담았다. 뒷좌석의 경우 견고한 맛은 있지만, 무릎 앞 공간은 다소 좁은 편이다.
핸들링의 경우 초기 스티어링 인풋 대비 차체의 반응이 빠른 편에 속하는데, 스티어링 휠의 리턴 포스도 강하고 리턴 속도 역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으면 ‘휙’하고 돌아올 정도로 아주 빠르며, 인위적인 감이 강하지만 온 센터 필링도 제법이다. 핸들링 반응 자체만으로는 스포티한 성향에 가깝다. 그런 성향과 연관 지을 수 있는 부분도 뚜렷하다. 즉 스포티한 핸들링 반응과 상반될 수 있는 승차감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설정이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멀티 파워트레인과 무게 배분, 그리고 소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DS5의 라인업에는 앞쪽에 디젤 엔진이 앞바퀴를 굴리고, 뒤쪽엔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타입의 디젤 하이브리드 버전이 있는 만큼 차체와 섀시 설계에서 이런 부분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이 차의 전체적인 라이드 퀄리티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게다가 휠과 타이어도 235/45R 18 시리즈다. 스타일링을 우선해 우쭐한 자세를 만들고 접지력과 핸들링 성능 향상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지금보다는 승차감이 부드러운 쪽이 한국의 오너들에게는 더 잘 먹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유럽에서도 이 차의 거친 승차감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묘하게도 전체적인 평점에서 소비자들은 그렇게 나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워낙 좋은 평가를 받은 디자인이 그런 약점까지 줄여준 셈이다.
글: 김태천, 사진: 김동균
Citroen DS5 2.0 HDi So Chic
가격: 4천750만원
크기: 4530×1871×1539mm
휠베이스: 2727mm
엔진: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HDi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2000~3000rpm
복합연비: 14.5km/L
CO2 배출량: 136km/g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스트럿 / 트레일링 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 / 디스크
연료탱크 용량: 60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