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뉴 알티마, 운전하는 재미가 있는 패밀리 세단

2012-11-28     아이오토카

보통 패밀리 세단은 가족용 차이니만큼 모난 데 없이 두루뭉술 편안해야 하고 거친 주행감은 용납되지 않는다. 편안함과 정숙성, 넉넉한 수납공간 등 편의성이 강조된다. 그러다보면 주행성능이 밋밋해 운전재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포츠 세단이라는 영역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 영역의 현실적 벽은 조금 높다. 그 틈을 메우기 위해 패밀리 세단이면서도 운전재미를 추구하는 차들이 있다. 닛산 알티마도 그중 하나다.

오늘 만나는 신형 알티마는 5세대 모델이다. 우선 370Z에서 가져온 화살촉 모양의 헤드램프와 이를 뒤집어 놓은 리어램프 디자인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앞뒤가 조금 달랐던 4세대보다 통일된 이미지다. 그리고 차체 길이가 15mm, 너비가 30mm 커지고 트렁크 라인도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향상된 볼륨감이 날카로운 이미지를 누그러뜨린다.

조금 올드한 느낌이 났던 인테리어는 현대적이고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외관의 변화보다 더 반가운 부분이다. 계기의 집중도와 단순화시킨 스위치류는 조작감이 좋아졌다. 시승차는 2.5 모델인데, 3.5 모델과의 차이는 기어박스에 있다. 3.5 모델의 경우 수동변속 기능과 스티어링 휠 뒤에 패들 시프트카 달렸다. 수동변속을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보기에는 2.5 모델이 더 짜임새 있다. 기어레버 바깥쪽에 있는 큼직한 듀얼 컵홀더는 걸리적거리지 않고 수납공간으로 쓰기에도 좋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편안하다고 느끼는 감각은 시트에서부터 온다. 한국닛산에서 저중력 시트라고 말하는(미국에서는 무중력 시트라고 표현한다) 이 시트는 5세대 알티마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시트의 딱딱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계산해서 모든 하중을 똑같이 받쳐주도록 설계했다는 게 포인트. 조금 과장된 침대 광고의 논리와 비슷한 걸로 들렸는데, 운전하는 내내 몸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시트의 편안함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안락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법정속도로 편안하게 몰다가 드로틀을 열어젖히면 돌변하는 게 알티마의 성격이지만 이번에는 반응이 좀 더 빨리 왔다. 즉각적인 가속성과 더불어 인상적인 것은 핸들링. 코너를 감아 도는데 속도의 여유가 느껴졌다. 조금 더 고속 코너링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는 안정감이 향상되었다는 의미다. 여기서 한 가지 비밀은 뒷바퀴를 전자제어하지 않으면서 물리적 힘으로 바퀴가 움직이도록 했다는 데 있다. 앞바퀴의 방향에 따라 미세하지만 뒷바퀴가 같이 따라감으로써 코너링이 좋아지는 것이다.

이 비밀의 열쇠는 ACU(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에 있다. 코너링 때 앞바퀴 안쪽에 브레이크를 걸어 언더스티어를 막아주는 이론이다. 보통 VDC(차체 다이내믹 컨트롤)는 차의 슬립을 판단해 출력을 줄이거나 브레이크 걸어준다. 안정성을 높이기는 하지만 출력을 줄이기 때문에 빠르게 달릴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레이서들은 VDC를 아예 끄고 달린다. 하지만 ACU는 그럴 필요가 없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로 이전과 같다. 일반적으로 강성은 더블 위시본이 높지만 더 강한 스트럿을 개발했다는 게 닛산의 주장. 멀티링크도 탄성강도를 높였다. 서스펜션의 강성이 중요한 이유는 차체와 타이어가 따로 놀 때 간단한 핸들링으로 안정적인 접지력을 복원시킨다는 데 있다. 차체의 방향과 타이어의 방향이 같을 때 접지면이 넓어져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해진다.

중속대의 가속이 탄탄해 추월가속이나 고속도로 진입구간에서 빠르게 치고나갈 수 있다. 실제 시속 90km에서 110km 가속이 구형보다 빨라졌다. 기존 부품의 70%를 개선했다는 CVT는 매끄럽게 가속한다. CVT의 연비와 가속성이 좋은 이유는 변속의 끊어짐이 없기 때문이다. 신형 CVT는 기어비가 넓어져 기존의 것이 6단이라면 8단 정도로 늘어났다. 기어레버를 스포트 모드인 DS로 옮기면 7단 로직으로 변한다. CVT지만 기어가 있는 로직으로 rpm 변동이 즉각적이다. 그만큼 스포티한 감각을 즐길 수 있다. 패들 시프트가 달려있는 3.5 모델은 M7(수동 7단) 로직에서 변속한다.

5세대 알티마는 이전 세대에서 다소 불만스러웠던 요소를 대부분 개선했다. 도로에서 과감하게 밀어붙여도 웬만큼 운전자의 의도를 받쳐준다. 스포츠 세단에는 못 미치지만 패밀리 세단으로서 운전재미를 즐길 만한 차로는 이만한 차도 드물지 않을까. 그만큼 구매욕을 자극하는 요소가 늘었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이 한층 치열해질 것 같다. 

글: 최주식

FACT FILE
NISSAN NEW ALTIMA 2.5 SL 3.5 SL
가격 3천350만원
크기 4860×1830×1470mm
휠베이스 2775mm
무게 1460kg 1530kg
엔진 4기통, 2488cc, 휘발유
최고출력 180마력/6000rpm
최대토크 24.kgㆍm/4000rpm
복합연비 12.8km/L
CO2 배출량 136g/km
변속기 CVT
서스펜션(앞/뒤) 독립식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V디스크
타이어 215/55 R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