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테스트-크라이슬러 30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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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테스트-크라이슬러 300C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0.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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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된 이 고급 세단은 유럽 대표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모델 크라이슬러 300C Executive
가격 £39,995(* 약 7천200만원)최고출력 239마력최대토크 55.2kg․m
0→시속 97km 7.3초연비 10.7km/LCO₂ 배출량 191g/km
시속 113km → 0 감속 44.1m 스키드패드 0.93g
*영국기준

WE LIKE ●가격 대비 넓은 공간과 풍부한 사양 ● 정숙한 정속주행 ● 두드러지는 존재감

WE Don’t LIKE ●실내 감성 품질 ● 평균적인 주행성능 ● 기대 이하의 힘과 연비

1990년대 말,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불운했던 ‘동등한 합병’을 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것은 결국 재앙의 합병이었고, 10년 후 끝장이 났지만, 그로부터 탄생된 드문 성공스토리 중 하나가 여기 있다.
새천년으로 넘어오던 시기, 크라이슬러가 대형 고급차 시장용으로 갖고 있었던 모델은 미국시장 전용의 끔찍한 앞바퀴굴림이었던 콩코드, 300M 등이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 엔지니어들은 독일로 넘어가 당시 메르세데스의 최신 기술과 아키텍쳐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 결과물로 2004년에 등장한 300C는 지난 10년간 크라이슬러에 뚜렷한 성공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이제, 스타일링 면에서 ‘아우디TT’같은 손질을 거친 후속 모델이 등장했다. 최신형으로 업데이트되었지만, 최근의 크라이슬러 차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모델을 이어가는 것이 분명하다.
뉴 300C는 영국에서(그리고 미국과 다른 대부분의 시장에서) 예전처럼 크라이슬러 상표를 달지만, 유럽 본토에서는 란치아 테마로 팔린다. 상표가 어찌됐건, 쓸 만한 차인지 알아볼 차례다.

Design & engineering
300C는 고급차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거의 10년 전 처음 만들어진 차를 크라이슬러의 대주주인 피아트는 미국식 이론적 사고를 가지고 판매하고자 했다. 2세대는 약간 자랐지만 겉보기에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익숙한 유럽 기준으로 분류하자면, 이 차는 BMW 7시리즈 크기에, 포지션은 5시리즈이고, 가격은 동등한 사양의 330d보다도 저렴하다. 구형과 2mm 차이가 나는 3,052mm의 휠베이스는 표준차체의 730d, 재규어 XJ, 아우디 A8보다 여전히 길다. 하지만 300C의 가격은 3만5천995파운드(약 6천470만원)에서 시작한다. 풀 사이즈 고급 세단을 6만 파운드(약 1억780만원) 이하에 살 수 없는 시장인데 말이다.

300C는 구조나 파워트레인에 관한 한, 첨단 고급 세단의 수준을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자리는 그렇게 잡았고, 몇몇은 그렇게 기대할지 모른다. 이 정도 급의 차들은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이기 위해 대개 알루미늄을 사용하는데, 이 차의 언더보디는 거의 다 인장 강도와 두께를 달리한 철들로 채워졌고, 보강을 위한 나일론 폴리머가 일부 사용됐다. 구조적 강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지만, 차는 가볍지 않다. 연료를 가득 채운 무게는 2,040kg이다. 최근 테스트한 V6 엔진의 중형 고급차였던 렉서스 GS250은 1,700kg 이하였다.

크라이슬러는 앞바퀴의 네거티브 캠버와 앞 차축 유체 봉입 부쉬, 앞뒤로 멀티링크를 채용한 새 서스펜션 시스템 덕분에 차체와 휠의 제어가 향상됐다고 주장한다. 엔진은 VM모토리가 생산하는 커먼레일 3.0L V6 터보디젤 한 가지뿐이다. 이 엔진은 짚 그랜드 체로키에도 얹힌다. 여기 결합되어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5단 자동변속기는 시장의 마지막 물건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배출가스를 줄이는 첨단기술 같은 것도 기대할 수 없다.

Interior
크라이슬러가 유럽 기준의 고급차 실내를 맞추지 못했다고 쪼아대는 것은 가혹해 보이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그곳에서 말하는 품질과 이곳에서 말하는 품질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 다행히 그 간격은 매번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최신 300C는 미국 브랜드를 향한 조심스런 발걸음처럼 느껴진다. 촉감과 전체적인 모습은 모두 향상되었다. 가짜 가죽 마감이 BMW를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실내는 잘 조합됐고 조화로운 매력을 가졌다. 대시보드의 금속 하이라이트도 잘 선택되었다. 크기는 말할 것도 없다. 길이와 박스형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듯이 무릎과 팔꿈치 공간은 경쟁모델들과 (압도하지는 않더라도) 겨루기에 충분하다.

취향은 골치 아픈 문제다. 저렴한 가짜 나무 마감, 1990년대식 변속기 게이트, 유치한 파란색 계기판의 조명은 독일식 차가운 프리미엄 제품에 길들여진 영국인들의 입맛에 심심하게 느껴질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터콘솔 조작부는 편한 크기와 적절한 배치를 가졌으며 논리적이다. 이번에는 갖고 놀 수 있을만한 8.4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자리했다. ‘논다’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말이다. 가민이 제공한 이 시스템의 특정 기능은 술집 슬롯머신처럼 시각적으로 정신없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외에는 모두 잘 배치되었다. 300C에 달린 많은 사양들이 각자의 버튼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온열과 냉각이 되는 컵홀더, 온열과 통풍이 되는 시트, 온열 스티어링휠,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연결, 두 장짜리 선루프, 외부기기 연결이 모두 기본 사양이다.

Performance
따로 떼놓고 보면 300C의 수치는 밋밋하지 않다. 0→시속 97km 가속시간은 7.3초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요긴하다. 진입로에서 가속하면 7.5초 후 제한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데 시장상황을 보면 300C의 수치가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오버부스트 때 발생하는 239마력(90초간. ‘표준’은 224마력)은 4만 파운드(약 7천200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는 BMW 530d나 벤츠 E350 CDI의 264마력 수준에 못 미친다. 이들의 0→100km 가속 시간은 6.1초와 6.2초이며, 복합 연비는 최대 18.9km/L, CO₂ 수치는 최저 139g/km이다.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300C의 경우 복합연비가 겨우 13.9km/L이다.

그래도 비교적 조용하긴 하다. 테스트 때는 소음측정기를 교정받느라 측정할 수 없었지만, 공회전 시에는 엔진소리가 잘 억제돼 있다가 속도와 회전수가 높아지면 조금 커진다. 기어비 개수가 적기 때문에, 기어를 바꿀 때 경쟁자들보다 회전수가 크게 떨어지거나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변속은 충분히 부드럽다. 출발도 매끈하지만 중량감이 느껴진다. 어쨌든 조작감은 일정하다.

마른 노면에서는 113km에서 정지까지 45m 미만이 소요될 정도로 브레이크의 성능이 좋다. 245/45 타이어는 젖은 노면에서도 50m 미만에 멈춰 세울 정도로 무게에 강하게 저항했다.

Ride and handling
300C는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운전이 흥미롭다. 이전의 미국차들은 가볍고 단절된 스티어링과 요철 통과 후 안정을 찾기까지 한참이 걸리는 몹쓸 차체 제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절망적인 모호함을 선사했었다. 300C는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 이 시장에 걸맞게 더 타이트하게 제어되며 좀 더 유럽차에 가깝게 되었다. 따라서 최신 300C는 그 점을 이어갔다.

2,040kg의 공차중량은 이 차의 육중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숫자에서 예상할 수 있는 승차감을 가졌다. 대다수 유럽 경쟁모델들이 더 타이트한 제어를 선보이는 낮은 주파수의 턱에서, 300C는 통과 후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러면서도 더 작은 홈을 넘을 때는 그들과 동등한 유연함을 보이지 못한다. 스프링 질량이 적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바퀴 사이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그것이 궁극적인 격리를 저해한다.

불편한 것은 아니다. 그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동급 최고의 차들만큼 통제나 흡수성이 명확한 것도 아니다. 록투록은 3턴으로, 조향이 민첩하지도 않다. 대체로 유압 보조는 덜 무거운 편이 낫겠다. 별 느낌이 없으니 나빠질 것이 없다. 코너링 때는 지나치게 단단해진다. 항상 동일하게 무거웠다면 익숙해졌을 것이다. 아무튼 동급 최고의 능숙함, 안락함, 민첩성에는 모자라지만, 300C는 썩 정감 있는 동반자이다.

Buying and owning
얼핏 보더라도 4만 파운드(약 7천200만원)대에 포진한 300C의 가격은 크라이슬러의 영국 판매 직원들을 초조하게 할 것 같다. 사실상 어떠한 통상적인 잣대를 놓고 봐도 더 우세한 BMW 530d SE, 아우디 A6 3.0 TDI SE, 재규어 XF 3.0D 프리미엄, 메르세데스 E350 아방가르드가 모두 이 가격대에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300C는 다양하고 풍부한 기본 사양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경쟁자들이 이번에 테스트한 이그제큐티브 모델만큼의 사양을 갖추려면 가격이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큰 차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긴 휠베이스를 가진 300C가 상위 클래스 차의 저렴한 대안으로 비춰질 것이다.

한편 300C는 같은 연료로 빨리 가는 만큼 멀리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191g/km의 CO₂ 수치는 업무용으로 쓰는 이들이 운행의 즐거움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케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가용으로 구매하는 이들은 단종된 시트로엥 C6과 함께 취급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가치 하락이 심하기 때문이다.

Chrysler 300C
경쟁이 아주 치열한 클래스의 한 가지 대안이 된다

이 클래스의 선두 차들을 놔두고 300C를 고를 객관적 이유는 부족하다. 물론 상대적으로 빠르고 조용하다. 하지만 이 세그먼트에는 모든 부분에서 크라이슬러가 하는 만큼 이상을 해내는 다른 차들이 있다.
하지만 300C는 항상 그랬고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원하기 때문에 사는 차이고, 그런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이 차는 모르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차는 아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갖고 싶어 하는 이에게는 추천할 수 있다. 이 차는 고의적으로 다르고, 그러므로 적어도 인정할 것이 많다.

TESTERS’ NOTES
맷 프라이어(MATT prior)
크라이슬러가 여전히 최고들과 차이를 보이는 곳: 시트 포지션의 다양성. 우리 테스터들은 시트를 충분히 낮출 수 없었다.

닉 케킷(NIC CACKETT)
편평비 45짜리 타이어는 높지 않지만 휠이 연석에 쉽게 닿지 않는다.

Spec advice
이보다 단순할 수 없다. 트림은 두 가지뿐이다(싼 쪽이 리미티드, 최고사양은 이그제큐티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기본형 차의 18인치 휠로 승차감을 약간 향상시킬 것인지, 최고사양의 확실히 장비된 사양 리스트를 택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JOBS FOR THE FACELIFT
자동변속기에 기어를 추가할 것
공차중량을 줄일 것
시트 조절 폭을 넓힐 것
유럽에서는 연비 좋은 엔진을 두루 갖추는 것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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