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에서 미니카로, 요제프 카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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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에서 미니카로, 요제프 카반 인터뷰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0.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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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젭 카반은 부가티 베이론을 디자인했다. 그 뒤 자신의 뿌리로 돌아가 꼬마 시티고를 비롯해 신세대 슈코다의 틀을 잡고 있다. 리처드 웨버Richard Webber가 카반을 만났다


요제프 카반은 체코에서 슈코다를 위해 일하고 있다. 지금은 슬로바키아에 들어간 체코슬로바키아의 한 모퉁이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부모가 슈코다를 몰았다. 그리고 이제 자기 가족들이 슈코다를 몰고 다닌다. 나이 18세에 그는 슈코다 디자인 콘테스트에서 2위(전문 카 디자이너 다음으로)를 차지했다. 당시 슈코다의 새 오너 폭스바겐 그룹이 콘테스트를 열었다.

오늘날 슈코다의 디자인 총책으로 카반은 브랜드 디자인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그 출발점은 래피드 세단형 해치이고, 올해 안에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카반은 지난날 부가티 베이론을 비롯해 몇 대의 차를 그렸다.

카반은 브라티슬라바의 미술·디자인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폭스바겐에 들어갔다. 폭스바겐 루포와 세아트 아로사 슈퍼미니를 비롯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 뒤 아우디에 들어가 외부 디자인 총책으로 활약하다가 2008년 마침내 슈코다 디자인 총책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카반은 런던의 왕립미술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거기서 조르제토 주지아로 혁신상을 받았다. 요즘 카반은 이탈리아의 거장 주지아로를 폭스바겐 그룹의 동료로 교류하고 있다.

1999년 카반은 베이론 외부 디자인의 주역으로 등장하여 생산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세계 최고속 양산차 부가티 베이론의 바퀴 하나가 슈코다의 신형 999cc 시티고 한대 값과 맞먹는다. 베이론의 일상적 서비스 비용으로 시티카 2대를 살 수 있다. 가장 청정한 시티고가 따낸 소비세면제 스티커는 부가티에 전혀 생소하다. 부가티는 500g/km 이상의 CO₂를 내뿜는다. 출력은 20:1로 슈퍼 스포트 트림의 16기통 부가티가 단연 우세하다.

그들은 기술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들 둘의 철학적인 디자인 격차는 래피드와 우아하지만 슈코다가 디자인한 특별한 와인글라스와의 차이만큼 크지는 않다. 프라하 외곽에 있는 슈코다의 믈라드 볼레슬라브 디자인센터에서 카반이 와인글라스를 보여줬다. 그와 비슷하게 극단적인 실례로는 작고한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오리지널 911과 그가 만든 그에 못지않게 기능적인 일상용품 펜과 선글라스를 들 수 있다. 혹은 고든 머리의 1993 맥라렌 F1과 오늘날 그의 프로토타입 T25과 T27 시티카―모두가 경량 3인승―와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카반은 베이론 제작 경험을 살려 슈코다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다듬을 수 있었다. “그 언어는 지극히 우아하고 실용적이다” 카반의 말. “그들은 단순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둘 다 최소한으로 줄였다”
아울러 이전에 책임을 졌던 아우디(“자랑스럽고 동기가 뚜렷했고 일하고 싶은 완벽한 브랜드”라고 말했다)와 맥락을 같이하는 행동준칙이었다. 하지만 카반은 그 철학 안에서 자유로이 행동할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아우디 디자인을 좋아한다. 한데 우리는 스스로 독자적인 노선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성격이 다른 단순성을 빚어낸다.”

카반은 애플의 깨끗하고 미니멀리스틱한 제품을 예로 들었다. 과도한 디테일에 얽매이지 않고 완벽하게 공동작업을 한 디자인과 기술의 위대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복잡한 것을 하기는 쉽다” 카반의 말. 이런 자세는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신조와 아주 흡사하다. 포르쉐는 “형태상 일관성이 있는 제품은 장식이 필요 없다. 좋은 디자인은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공교롭게도 포르쉐 디자인 스튜디오는 슈코다 트랜스포테이션을 위해 날씬한 ‘109E’ 전기기관차를 설계했다. 이 회사는 1991년부터 슈코다 오토와는 따로 떨어져 나왔다) “디자인 뒤에는 으레 어떤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핵심요소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싸움은 끝난다. 디자이너의 가치는 작품 속에 있지만 그는 브랜드와 고객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디자이너의 자존심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각 브랜드는 독자적인 역사를 써왔다. 게다가 고객의 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누가 이 차를 살까?’를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베이론의 경우 요란하게 홍보를 하지도 않았고, 화려한 옵션을 마련하지도 않았다. 고객들이 대다수 슈퍼카의 요란한 공력적 옵션을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봤기 때문이다. “부자는 자신이 부자라고 온 세상에 알릴 필요가 없다” 카반의 말. “자신의 아우라와 보여주는 사물이 대단한 재력을 갖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어느 모로 베이론의 차분한 자태와 슈코다의 디자인 언어를 아우르기 쉽다. 카반에 따르면 스포티하다는 것은 “보디빌더와는 달리 잘 균형이 잡히고 건강하다는 뜻이다. 슈코다 고객들은 지나치게 힘찬 스타일을 원치 않는다”

실용성을 강조한 결과 긴 휠베이스, 높은 루프라인, 그리고 트렁크 안의 쇼핑백 고리와 같은 재치 있지만 간단한 옵션을 마련했다. 카반에 따르면 멋진 형태에서 시작하여 거꾸로 작업을 했다. 따라서 일찍부터 디자인팀과 기술진이 이마를 맞대고 의논한다.

차별화를 위해 요란한 장식을 외면한 카반은 전체적인 형태를 활용하여 라인업 전역에서 모델의 개성을 표현한다. 결국 꼬마 시티고에서 양산할 대형 7~8인승 SUV까지를 담아낸다. “프러포션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개성을 살린다” 카반의 말. “더 큰 승용차에 반드시 더 많은 디테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우디의 성공이 증명했듯이 더 적은 것이 결정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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