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 Cars, 토요타 아키오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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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Cars, 토요타 아키오 단독 인터뷰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31 15: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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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총수 토요다 아키오는 예리한 드라이버에 진정한 카 마니아다. 게다가 너무나 열성적이어서 자신의 스티커를 만들어 모든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의 토요타 단독 인터뷰

그는 조용히 군중 속에서 나왔다. 검은 바지로 수더분하게 차려입고, 목이 트인 셔츠와 캐주얼한 재킷을 입었다. 산들바람이 불고 변덕스러운 토요일 오후 굿우드에 나온 여느 사람들과 사실상 다를 바 없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토요다 아키오는 세계 최대 카 메이커(최근 소리 없이 이 타이틀을 GM에서 넘겨받았다)의 총수다. 하지만 남들에게 자기 신분을 알리기 위해 뻐길 필요가 없었다. 주위에는 토요타 관계자들이 우글거렸지만, 토요다 아키오는 그냥 그중 한 사람으로 만족했다.

얼핏 불쑥 찾아오는 듯했으나 누군가가 초 단위까지 시간표를 짠 게 분명했다. 내 손목시계는 약속된 오후 2시를 10초 지났다. 그에 앞서 한 시간 동안 토요다는 자기가 무척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있었다. 굿우드의 그랑프리 패독에서 화려한 머신을 일일이 살펴봤다. 그가 굿우드에 깜짝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럼에도 패독에서 얻은 감동이 역력해 보였다. 토요다는 이제까지 굿우드에 3~4번 왔었다. 단지 매스컴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몰래 왔을 뿐이었다.

우리가 인터뷰를 할 방은 어디 있는가? 찾을 필요가 없다고 토요다가 말했다. 바로 여기니까. 우리는 그를 따라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가주 레이싱 트랜스포터에 마련한 팀 요원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의 일생동안 많은 시간을 보냈을 공간이었다. 그의 자동차와 모터스포츠 사랑은 겉치레가 아니었다. 그는 신형 토요타와 라이벌 모델을 끊임없이 몰고 다니며 벤치마킹 실습을 하고, 일본 국내 레이스에 나갔다.

게다가 지난 5년간 뉘르부르크링 24시간에 빠짐없이 출전했다. 기술지향적인 토요타 사원을 고무하기 위해 그가 직접 만든 가주 레이싱 팀은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소중한 자산이다. 바로 2개월 전 토요타의 2013 스펙 캠리 나스카 경주차를 몰고 데이토나 트랙 뱅크를 초고속으로 달리는 장면을 촬영했다. 나스카 정규 드라이버 카일 부시는 바로 옆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보험사가 알았다면 가슴이 철렁할 일이었다.

우리는 4각 테이블의 3면을 차지하고 앉았다. 토요다, 그의 고위 홍보담당자, 나, 편집인 홀더와 토요다의 통역사인 자그마한 일본여성. 그녀와 토요다는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 한 쌍이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2010년에 만났다. 당시 그는 미국 전역을 돌며 토요타 제품의 품질 결함을 설명하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로 결심했다. 보스턴 부근의 뱁슨 칼리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그는 영어 질문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리고 때로는 영어로 직접 대답하면서도 통역사와 함께 다니기도 했다.

나는 ‘사거리(射距離) 확인용’ 질문에서 시작했다. 굿우드 마니아와 같은 사람들은 토요타가 최근 출시한 86 쿠페와는 인연이 없는가? 토요다는 올해 56세지만 40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마치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존경받는 가족 주치의처럼 정다운 그러나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86 프로젝트의 목표는 어느 특정 고객층을 넘어선다고 대답했다. “1960년대 토요타는 2000GT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20년 뒤 수프라, MR2와 셀리카를 내놨다. 지금은 86. 우리는 어쩌면 20년 주기를 타고 있는 듯하다. 이제 다시 시작하고 있다.”

나는 얼른 ‘시작’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췄다. 토요다에게는 기존 토요타 기술과 디자인을 다듬고 외딴 스포티 모델로 86을 출시하는 것 이상의 사명이 있다는 확실한 실마리였다. 그래서 뻔한 질문을 던졌다. 토요타는 86 패밀리를 만들 또 다른 스포티 모델을 만들 계획인가? 일단 질문을 하고 나서 토요타 총수의 표정이 바뀌는가를 살폈다. 장막을 치고 그 이상 말을 하지 않을 구실을 찾지 않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장차 언젠가 수프라를 하고 싶다” 차분하고도 솔직했다. “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생각이다. 86을 중심으로 포진하고 있는 차들이 눈에 선하다. 보다 고성능차가 위에 있고, 다른 차가 그 아래 자리 잡는다. 한데 이건 오직 내 의견일 뿐이다. 토요타는 아주 큰 회사다. 아무도 내가 하는 말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자 일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실이 아닌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토요다는 바라는 것을 반드시 해낸다. 그 메시지는 분명했다. 토요타는 다시 스포츠카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그 말의 골자를 놓치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스포티카 구상을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대량으로 팔리지 않는다고 그런 모델을 무시하면 자동차의 본질을 부정하게 된다. 오늘날 고객들이 값싼 차만 찾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거기서 정서적 호소력을 찾고자 한다. 자동차 애호가들은 자신의 취향을 살리며 즐긴다. 우리는 아주 낮은 값에서 시작해야 하고, 아주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이전에 일본에서 잘 먹혀든 전략이다”

지난주 합작규모를 더 늘리기 위해 초고효율 토요타-BMW 고성능차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것도 이 전략의 일부인가? 그러자 토요다의 솔직한 자세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우리 동맹관계에는 좀 더 좋은 차를 만든다는 한 가지 목적이 있을 뿐이다. 우리 회사를 더 키운다거나 다른 회사에 우리 지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는 없다. 이 파트너십의 가장 좋은 점은 BMW가 토요타를 선택했고, 토요타가 BMW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느 쪽도 그밖에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원치 않았다. 위대한 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공동의 목표다. 하지만 실제 모델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아직은…”

다음으로 나는 그냥 건성으로 그의 개인 자동차 클럽인 가주 레이싱을 세계 전역으로 퍼뜨릴 작정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토요타 모델 개발이 언제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듯 토요다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 질문을 해줘 기쁘다” 그가 빙그레 웃었다. “좀 더 큰 소리로 물어주기 바란다. 솔직히 우리는 우리 미래형 차의 성격을 규정할 토요타 사원을 격려하기 위해 가주를 시작했다. 가주 기술진이 어느 날엔가 BMW M시리즈와 같은 무엇을 만들어내기 바란다”

협력관계를 이야기하다가 애스턴 시그넷이 화제에 올랐다(뉘르부르크링에서 토요다와 애스턴 CEO 울리히 베즈가 우연히 만나 이뤄진 합작품이었다). 애스턴이 1만 파운드짜리 일본차를 4만 파운드짜리 영국차로 만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토요다의 견해는? 그는 껄껄 웃고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시그넷은 경이적인 차다. 그 차는 iQ의 기본 구조를 훼손하지 않고 한층 값진 모델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는 거기서 소중한 것을 배웠다”

우리는 말머리를 틀었다. 토요다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 몹시 궁금했다. 대메이커의 총수로 그보다 더 혹독한 세례를 받은 경우를 찾기 어려웠다. 미국 차량안전 관계자들의 토요타의 결함을 둘러싸고 잇따라 들이대는 가혹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후에 이른바 토요타의 결함은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지금 되돌아보면 전체적으로 곤경에 빠진 미국 국내 메이커를 보호하기 위한 마녀사냥이었다는 인상을 준다. 나는 그에게 어떻게 사태에 대처했느냐고 물었다.

그 대답은 토요다가 얼마나 의연하게 위기에 대처했는가를 생생히 증언했다. “나는 우리가 공정한 대접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 우리는 창사 75주년을 기념한다. 그 일부로 나는 지금 언급하는 3년을 아주 좋은 시기로 가름하고 싶다. 그 기간에 우리는 외부에서 토요타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가를 훨씬 잘 알게 됐다. 우리 회사는 전 세계에 32만명의 인력을 거느리고 있다. 나는 그들 대다수와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없다. 한데 적어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다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기회를 만났다”

나는 이 대답에 경외감을 금할 수 없었다. 그는 부당하게도 국제적인 펀치백으로 거듭 고난을 당했다. 하지만 그의 고난에 지극히 창의적으로 대응하고 그 결과를 그토록 긍정적이고 품위 있게 표현했다. 그가 아닌 다른 세계적인 업계 거물이 그럴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이거야 말로 행동하는 리더십이라고 단정한다.

지금 토요타는 세계 제일의 대메이커로 돌아왔다. 1~3월의 판매량(약 250만대)은 GM의 228만대와 폭스바겐의 216만대를 훨씬 앞섰다. 그뿐만이 아니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가장 이익이 큰 회사의 자리를 되찾았다. 한데 토요타는 달라졌다고 총수는 주장했다. 이제 아무도 거창한 숫자를 들먹이지 않는다. ‘글로벌 15’(Global 15)는 전 세계 자동차의 15%를 잡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제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물론 목표는 있지만 이것은 일차적으로 각 지역 책임자가 다룰 문제다. 그들이 모두 모여 큰 숫자가 된다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룹의 핵심 목표는 ‘오직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이다.

위에서 거론한 어느 하나도 토요다의 지도 원리는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900만에 이르는 고객을 개인적으로 돌보는 일이 중요하다. “내 의도의 가장 힘찬 추진력은 고객 각자에게 전보다 더 좋은 차를 공급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얼굴에 미소를 선사하고 싶다” 토요타 총수 토요다 아키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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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e 2013-05-10 13:02:24
멋지네요. 밖으로 보이는것과 실제는 다를수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