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Master, 포르쉐 박스터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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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Master, 포르쉐 박스터 S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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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세대 박스터는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대단하다. 분명히 그렇다

올해 초 출시된 신형 911에 이어, 포르쉐가 또하나의 완전 신형 모델을 내놓았다. 포르쉐 추종자들을 또다시 설레게 만들 이번 주인공은 동생 박스터. 아니, 출생년도를 생각하면 동생으로 여기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박스터도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모델은 아니다. 박스터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보면, 전설의 550 스파이더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제임스 딘의 죽음과 함께한 그 차. 그리고 박스터의 탄생 배경은 포르쉐의 위기와 연결된다. 박스터는 90년대 초 경영위기를 겪던 포르쉐를 구하기 위해 보다 대중적인 포르쉐를 표방하면서 등장했고, 많은 논란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박스터의 원형은 지난 1993년, 550 스파이더의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컨셉트에서 비롯된다. 이 컨셉트는 같은 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후 1996년 1세대 박스터가 출시된다. 911처럼 박스터 역시 고유의 코드네임이 있는데, 1세대가 986, 2세대는 987, 그리고 이번에 나온 3세대 박스터는 981이다.

변화의 기조는 신형 911과 같은 방향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크기를 키우고, 무게는 줄였으며, 성능은 더 강력하다. 다만 신형 911은 외관에서 테일램프 이외에 뚜렷한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새로운 박스터는 겉모습부터 완벽하게 다르다. 헤드램프의 모양이나 도어 양 옆을 과감히 파내고 자리잡은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은 카레라 GT를 연상하게 만든다. 차체에는 알루미늄을 46% 이상 사용하고, 마그네슘을 섞어 무게를 30kg 줄였다.

휠베이스는 60mm 늘어났고, 앞, 뒤 오버행도 각각 40mm, 18mm 늘어났다. 윈드 스크린은 100mm 앞으로 옮겨왔고, 경사가 더 가파르게 기울어졌다. 각각의 수치 차이는 대수롭지 않지만, 이를 한데 모은 전체적인 모습은 이전보다 매끈하고 날렵한 인상을 풍긴다. 뒷모습은 이전과 통일된 이미지를 느끼게 하면서도 훨씬 강렬하게 다가온다. 양 옆의 테일 램프 중간에서 시작되어 뒷부분을 가로지르는 돌출된 라인은 디테일의 극치를 보여준다. 트윈머플러는 가운데 아래쪽에 자리잡았고, 위쪽에는 전동식 리어 스포일러가 자리잡았다. 기본은 19인치 휠이지만, 시승차에는 20인치 카레라 S휠이 끼워져 있다.

하필, 오늘같은 날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사실 <오토카 코리아>에는 컨버터블을 시승하는 날 비가 오는 징크스가 있다. 컨버터블 시승 날 맑은 하늘을 본 것은 지난 2년간 딱 한 차례. 100년 만의 가뭄이라며 시끄러웠던 6월에도 컨버터블을 시승하는 날 단비가 내려주었다.

어쨌든 비가 오니 우선 루프를 덮고 봐야한다. 박스터의 새로운 루프는 마그네슘 프레임과 접었을 때 덮개가 따로 없는 간결한 구조로 무게를 12kg이나 줄였다. 열거나 닫을 때 걸리는 시간은 단 9초, 시속 50km까지 작동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이전의 반자동식에서 완전 자동식으로 바뀐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실내 인테리어의 분위기는 신형 911과 상당히 비슷하다. 카레라 GT로부터 탄생되어 파나메라부터 시작된 새로운 인테리어는 카이엔과 911을 거쳐 이제 박스터에게 전해졌다. 이제 익숙한 실내를 요모조모 살펴보면서 개인적으로는 ‘포르쉐 답다’라는 생각을 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고급스러움이 살아 있으면서 품질이 뛰어나다. 시승차의 실내는 조금 심심하지만 구매자에겐 수많은 컬러와 옵션의 선택 권한이 주어진다. 가죽으로 전체를 감싸면 고급감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물론 그 권한은 대부분 유료.

시동을 걸어보니 911과 같은 포르쉐 특유의 수평대향 엔진음이 순간 귓속을 파고든다. 계기는 911이 다섯 개의 원으로 이루어진 것에 반해, 박스터는 간단하게 세 개로 정리되었다. 911의 나머지 두 곳에는 무엇이 표시되었더라? 세 개의 원에도 필요한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담고 있으니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가운데는 rpm 게이지, 왼쪽으로 속도계가 있고, 오른쪽에서는 각종 정보와 함께, 신형 911과 마찬가지로 G-포스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한적한 도로에 접어들자 더욱 또렷하게 들려오는 엔진음이 다리를 타고 흘러가 오른발을 간지럽힌다. 못 이기는척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주자,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제 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박스터는 운전자의 기대와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풀 드로틀에서 든든한 힘으로 운전자의 장단에 맞춰 거침없이 뻗어나가고, 코너를 과격하게 공략해도 싫은 내색 없이 여유롭게 탈출한다. 박스터의 핸들링은 여전히 정상에 머물러 있다. 포르쉐의 새로운 전동식 스티어링은 이제 더 이상 의심의 눈초리를 받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박서 엔진과 PDK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박스터 S의 파워트레인은 빠르게 반응하면서도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유연성이 매력적이다. 따라서 크루징에서나 고속주행에서나 모두 만족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엔진의 출력은 5마력 올랐고, 무게가 더 가벼워져 무게당 출력은 10마력이 올랐다. 하지만 박스터와 같은 차에서 몸으로 느낄만한 큰 차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훌륭하게 개선된 PDK 변속기의 조합과 기계적 리어 액슬 디퍼런셜 록을 제공하는 포르쉐 토크 벡터링은 신형 박스터를 더욱 민첩하고 빠른 차로 만들었다. 더 커진 크기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고, 가벼워진 무게의 장점만이 녹아들었다.

데일리카로서의 능력도 더욱 향상되었다. 크루징에서 승차감은 딱히 불평을 늘어놓을 정도는 아니다. 복합연비는 시승차인 박스터 S의 경우 10.1km/L(유럽 기준)로 연료 효율성이 이전 모델보다 약 15% 향상되었다. 특히 탄력 주행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액셀에서 발을 떼면, PDK도 휠과 분리되어 연료 소모를 줄인다. 물론 스포츠모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3세대 박스터는 일취월장한 스타일만큼이나 내적으로도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엔진과 변속기는 성능을 뛰어넘는 느낌이고 승차감은 한결 상냥하며, 핸들링은 여전히 정상에 있다. 박스터를 여전히 그저 '가장 저렴한 포르쉐'라고 생각한다면?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포르쉐’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하겠다 . 박스터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신형 3세대 박스터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차라는 것을 알아두자.

글, 사진 · 김동균 기자

Porsche Boxter S PDK
가격 9천260만원*
크기 4374×1801×1281mm
휠베이스 2475mm
무게 1420kg
최고시속 277km
0→시속 100km 가속 4.8초
엔진 6기통 수평대향, 3436cc, 휘발유
최고출력 315마력/6700rpm
최대토크 36.7kgㆍm/4500~5800rpm
복합연비 10.1km/L
CO₂ 배출량 175g/km
변속기 7단 자동, 듀얼 클러치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브레이크 V디스크
(*기본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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