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베이론 비테스,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빠르고, 진보한 오픈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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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베이론 비테스,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빠르고, 진보한 오픈톱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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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55km의 오픈톱은 감탄을 자아내는 기술의 본보기일까? 아니면 어리석은 남용일까? 당신의 지갑만이 결정할 수 있다

어떠한 식으로든 부가티 베이론을 조롱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 세상에서 누가 0→시속 100km 가속을 2.6초에 끊는 1000마력의 슈퍼카를 필요로 하겠는가? 140만 파운드(약 25억원)의 가격도 분명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분리할 수 있는 지붕과 더불어 모든 것이 ‘이 차의 엔지니어 기술을 보라’라고 말하기보단 그저 ‘날 좀 봐’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하지만 베이론을 조롱하는 사람들에게 부가티의 수석 드라이버인 피에르-헨리 라파엘(전 F1 레이서)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베이론을 조롱하는 유일한 부류는 이 차를 운전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베이론이 할 수 있는 것들 중 한두 가지를 할 수 있는 차들은 많다. 하지만 어떤 차도 베이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비테스는 다른 베이론들과 마찬가지로 W16 8.0L 쿼드터보 엔진을 품고 있다. 지난해 <오토카>에서 시승한 슈퍼스포트 모델 역시 같은 엔진이다. 그러나 슈퍼스포트보다 보디 롤이 줄어들었음도 안티롤바와 댐퍼, 스프링의 움직임을 좀 더 여유롭게 만들어 스티어링을 조작할 때 한결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1,199마력의 힘은 6,400rpm에서 뿜어져 나오고, 최대토크는 무려 1106kg•m에 이른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짝을 이루고, 할덱스(Haldex)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최고 가속에서 운전자는 일반적인 차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와 동일한 힘(1,4g를 의미한다)을 반대 방향으로 느끼게 된다. 0→시속 100km 가속에 2.6초, 0→시속 200km 가속까지는 7.4초가 걸리고, 0→시속 300km 가속까지는 16초 만에 도달한다. 하지만 더 큰 터보는 여분의 파워와 토크를 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기본형 베이론보다 더 느리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터보가 완전히 작동되고 충분한 직선 공간이 펼쳐져 있는 경우, 10초 안에 0.4km를, 25초 안에 1.6km를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앞 400mm, 380mm 후방)는 정교한 페달 느낌과 함께 운전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시속 100km에서 정지까지는 약 31.4m. 달리 얘기하자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한 뒤, 다시 정지하는데 단 5.9초가 걸린다(혹은 27.1초 내에 시속 0→321→0km가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러한 놀라운 수치에도 불구하고, 비테스는(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비싼 컨버터블 차로서) 수치 이상의 차라는 믿음을 안겨준다.

차에 오르면 처음 주목하게 되는 것은 좌석이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낮고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앞을 보면 우수한 제어장치들과 장비들, 그리고 특히 카본과 티타늄 소재의 센터콘솔에 시선을 사로잡히게 된다.

수치로 제공할 순 없지만 엔진은 즐겁게 움직이는 생명과 같은 소리를 낸다. 그리고 지붕을 열면 아무런 방해 없이 마음껏 이 소리를 즐길 수 있다. 4개의 터보는 당신이 상상하는 성난 용과 같은 소리를 내지만, 흉포하게 변하진 않는다. 만일 1단이나 2단으로 가고자 한다면 엔진 소리가 머리카락을 위쪽으로 곤두세울 수 있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테스는 진정 완벽한 운전 경험을 선사한다. 스릴이 있지만 위협적이진 않고, 고무적이지만 억압적이진 않다. 노멀 모드에서조차(우리가 아닌, 부가티가 붙인 이름) 원할 땐 언제나 계속해서 가속하고, 이는 시속 235km까지 계속 지속된다. 그러나 엄청난 속도에도 파워와 토크는 아주 평범하게 전달된다.

이처럼 비테스는 제시된 수치에 비해 대형차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정밀한 스티어링과 제어장비들은 구불구불한 도로를 주행할 때 다른 차들보다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준다. 아울러 지붕을 내린 상태에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다만 타이어는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 으르렁 소리를 낸다. 폭스바겐 그룹의 최고 엔지니어들도 이를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지붕을 잘라냄으로써 달라진 승차감이나 핸들링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특별한 작업을 거친 흔적은 없다. 하지만 추가된 무게(약 52kg 이상)와 열 수 있는 지붕은 비테스의 섀시를 완전히 새롭게 설정하도록 했다. 어쨌든 이 차는 여전히 슈퍼카의 확고한 정밀함을 가지고 달리며,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속도를 올리는 경우에서조차 유연하게 대처한다.

비판받을 것이 있다면, 비테스는 본래 언더스티어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중립화시키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트랙에서 더 재미있으면서도 더 저렴한 차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것이다.

베이론의 쿠페 모델은 모두 팔렸고, 150대의 오픈톱 모델이 신차를 소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남아있다. 현재까지 69대가 판매되었고, 이중 6대는 비테스 모델이다. 세계의 부호들은 베이론이 자동차의 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또 다른 시도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분명 성과를 이루었다.

글 · 짐 홀더(Jim Holder)

So Good
- 퍼포먼스
- 올라운드 플레이어
- 생생한 엔진음

No Good
- 다른 베이론보다 느린 0→시속 100km 가속
- 우리가 살 수 없는 가격

Bugatti Veyron 16.4 Grand Sport Vitesse
가격 140만 파운드(약 25억원*)
0→시속 100km 2.6초
최고시속 410km
연비 4.3km/L*
CO₂ 배출량 539g/km
무게 1990kg
엔진 W16, 7993cc, 쿼드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1199마력/6400rpm
최대토크 152.9kg·m/3000rpm
변속기 7단 자동, 듀얼클러치
연료탱크 100L
트렁크 na
휠(앞, 뒤) 10×20in, 14×21in
타이어(앞, 뒤) 265/680 ZR500A, 365/710 ZR540A
(*유럽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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