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KR, 재규어 전통을 잇는 고성능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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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KR, 재규어 전통을 잇는 고성능 GT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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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처음 등장한 2세대 재규어 XK시리즈(코드네임 X150) 디자인은 영국 RCA 출신의 재규어 수석 디자이너인 이안 칼럼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XKR은 통상적으로 재규어의 SVT(Special Vehicle Team)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난다. R로고를 시작으로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에 부분적인 변화를 주고,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으로 ‘바우어&윌킨스’의 서라운드 시스템도 포함된다.

디자인에서 풍기는 포스는 서로 다르지만(앞뒤 오버행이 더 길고, 상당히 풍만한 뒤태를 가진 것이 XK 시리즈의 디자인 특징 가운데 하나), 이들의 경쟁 모델을 단순화시켜보면 고성능 세단인 XFR은 BMW M5, 고성능 쿠페인 KXR은 BMW M6 쿠페 정도가 되겠다.

이 차의 파워트레인은 5.0L V8 슈퍼차저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6,000rpm에서 최고출력 510마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63.8kg·m에 달하는데 슈퍼차저 덕분에 2,500~5,500rpm 영역에서 플랫한 토크밴드를 갖고 있다. 초기 응답성이 빠르고 힘찬 가속을 위한 포텐셜도 풍부하다.

이 플랫폼에서 배터리의 위치가 조금은 특이하다. 시트와 트렁크 사이의 격벽 뒤(운전석 쪽)에 놓이는데, 상대적으로 무거운 배터리가 이곳에 위치한다는 것은 다른 부분에서 무게 배분을 고려하는 동시에 뒷바퀴굴림인 이 차의 특성을 감안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영국식으로 우핸들이었다면 좌우 무게 배분이 지금보다는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서스펜션의 반응도 참 묘하다. 우선 댐핑 측면에서 보면 20인치 휠을 끼고도 예상보다 상당히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고 있다. 어떻게 보면 예전부터 영국의 대형 쿠페들에게서 자주 느꼈던 세팅이기도 하다.  대신 아스팔트 노면이라도 주행 방향으로 골이 파진 곳에서는 노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외적 요인에 의해 안정감을 흐트러뜨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시속 80km 부근에서 이런 느낌이 잘 드러난다. 나쁘게 말하면 단순히 광폭타이어에 의한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봤을 때 부싱이나 서스펜션 링크 숫자와도 관련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측면으로 해석하면 피드백이 섬세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노면을 잘 읽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는 얘기다. 예전부터 운전의 고수들이나 자동차 마니아들은 노면의 피드백을 너무 차단하거나 그것에 의해 차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차들을 싫어했다. 댐핑 반응이 은근히 낭창낭창하면서도 코너에서는 좋은 접지를 보이며, 예측 가능성이 충분해서 의도하는 대로 차를 이끌어내는 녀석들을 좋아했다. 물론 이 같은 장단점이 운전 실력과 성향이 서로 다른 운전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즘 전자식으로 엔진과 섀시 성격을 컨트롤하는 기능들이 나온 것이다.

그런 궁금증은 조금 더 거친 핸들링 테스트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피드백이 좋은 것은 분명했다. 코너에서 외측 휠에 가해지는 힘이 급격히 커질 때 댐퍼의 반응이 상당히 견고해지며 안정감을 갖게 되는 것을 확인했다. 마그네라이드를 이용한 일종의 전자식 댐퍼 컨트롤 시스템인 어댑티브 다이내믹스가 이런 상황에서는 제 역할을 하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KXR은 후자 쪽에 속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신 섀시 품질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완전하게 좋은 쪽의 손을 들어주지는 못하겠다. 예를 들어 리어 서스펜션의 쇽업소버 타워 부근에서 메인 스프링과 차체 사이에 놓이는 러버 부싱이 눌릴 때 들리는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짜증을 유발하고, 고속 영역에서도 앞서 언급했던 외적인 요인이 약간은 남아 있어 언스태블한 느낌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해서다.

스티어링 에포트도 적당하고 전체적인 핸들링 반응은 좋지만, 턴 동작 자체가 체구가 작은 차들보다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차의 크기나 무게 등 물리적인 요인이 만들어내는 한계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차의 기본 컨셉트 그대로 고성능 그랜드 투어러인 셈이다.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XFR과 KXR에 유독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상위 모델이 전해주는 하이 퍼포먼스 이미지의 여파가 하위 모델에도 그만큼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글 · 김태천, 사진 · 김동균 기자

SO GOOD
고급스런 디자인
파워풀한 엔진

NO GOOD
서스펜션의 잡소리

Jaguar XKR Coupe
가격 1억7천640만원
크기 4784×1892×1322mm
휠베이스 2752mm
무게 1860kg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4.8초
엔진 V8, 5000cc, 슈퍼차저, 휘발유
최고출력 510마력/6000~6500rpm
최대토크 63.8kg․m/2500~5500rpm
연비 7.3km/L
CO₂ 배출량 323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 더블위시본
브레이크 V디스크
타이어 255/35 ZR20, 250/30 Z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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