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Off! 뉴 아우디 A4 & 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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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Off! 뉴 아우디 A4 & S4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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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와 A4의 거리는 가격의 간극만큼 멀어 보이지는 않는다. S4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A4가 넘치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최근 10년간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한 브랜드다. 그 비약의 중심에 디자인이 있다. 몇 년 전, 아우디 독일 본사 임원을 연달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디자인을 아우디의 최고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그래서인지 아우디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매력적인 디자인에 집중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발터 드실바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개선된 아우디 디자인은 당대에 이르러 진화의 끝에 이른 듯하다.
 
하지만 매끈한 보디라인에 취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아우디는 오랜 세월 모터스포츠의 실력자로 군림해왔다는 사실이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이 그렇고 르망 레이스를 휩쓰는 TDI 엔진이 그렇다. 오늘 만나는 A4와 S4는 아우디를 대표하는 스포츠 세단으로 지난 반세기 가까운 세월 모터스포츠의 강자로 활약해왔다.

새로운 드라이브 트레인과 다양해진 편의장비를 품고, 한 차원 높아진 가치로 나타난 A4와 S4를 동시에 만났다. 1972년, ‘아우디 80’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A4는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천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이러한 A4에 파워와 역동성을 더해 일상에서도 강력한 스포츠 세단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든 모델이 S4다.

새로워진 A4는 바로 이전 모델보다 한층 매끈하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특히 앞모습이 강렬해졌다. 이제 완전한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싱글 프레임 그릴은 상단 부분에 각이 추가되면서 더욱 뚜렷해졌고 눈매 역시 인상적인 라인으로 매만져졌다. 번쩍거리는 14개의 LED 전구로 화려하게 치장했던 헤드램프 데이라이트는 일자형 면발광 LED로 바꿔 훨씬 간결하면서도 자극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리어램프 역시 헤드램프처럼 더욱 매끈하고 선명한 인상으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는 더욱 매끈하고 간결하면서 균형 잡힌 라인이다.

실내는 넓다. 넓게 느껴지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넓다. 휠베이스가 2,808mm로 동급 최대, 실내도 경쟁 모델에 비해 가장 크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해 같은 공간도 최대한 넓게 뽑아냈다. 센터페시아를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인 콕핏 구조를 사용한 것이 그런 예다. 뒷좌석 다리 공간도 넉넉하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이전 모델보다 심플하다. 스티어링 휠 중간에 싱글 프레임을 차용한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줬던 이전 모델에 비해 단순한 원형 크롬으로 장식했다. 전면부 디자인은 이전 모델의 레이아웃을 따르고 있지만 좀 더 깔끔하게 정리됐고 어지럽던 MMI 컨트롤러 주변의 버튼들도 간단해졌다. 윈도 조절 버튼 등 스위치류는 크롬으로 마무리해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트렁크 공간은 480L로 매우 넉넉한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962L까지 넓어져서 활용도가 높다.

A4 라인업은 다섯 가지인데 얹히는 엔진은 2.0 TFSI와 2.0 TDI 두 종류다. 물론 S4에는 6기통 3.0 TFSI 엔진이 들어간다. 2.0 TFSI 라인업의 기본형인 콰트로 모델에는 구형에 비해 순정 내비게이션과 DMB, 블루투스, TPMS가 추가로 달렸고 콰트로 다이내믹 모델에는 후방 카메라가 더해졌다. 오늘 만난 콰트로 프레스티지 모델은 여기에 3존 에어컨과 뒷좌석 열선,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자못 화려한 구성이다.

2.0 TFSI 휘발유 엔진의 출력은 최고 211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0→시속 100km 가속은 6.9초에 끊고 연료소비율은 복합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10.0km로 우수한 편이다.

저속에서의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느껴진다. 하지만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 가벼움은 예리함으로 다가온다. 특히 회전 구간에서 움직임은 매우 안정적이고 스티어링 조작에 따라 차체 움직임도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아우디는 A4에 새로운 전동 기계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한다. 핸들링 성능의 향상뿐 아니라 직진이나 신호대기 때처럼 스티어링 조작이 필요하지 않을 때 에너지를 줄임으로써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A4는 콰트로 4WD 시스템에 혁신적인 섀시와 플랫폼 레이아웃으로 최상의 핸들링 조합을 이끌어낸다. A4의 무게 배분 구조는 이전 모델에 처음 적용해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프런트 액슬을 앞쪽으로 이동시키고 트랜스미션과 콰트로 시스템을 뒤쪽에 배치함으로써 앞바퀴굴림 바탕의 4WD 시스템이라는 구조를 뒷바퀴굴림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얻어냈다. 이로써 핸들링이 좋아지고 차체 움직임이 더욱 다이내믹해졌다.

S모드에 놓고 패들 시프트를 사용해 조금 과격하게 몰아보면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달리는 즐거움이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예리한 핸들링, 고속 와인딩에서도 후미가 척척 따라붙는 민첩한 느낌은 후련하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S4를 알지 못했을 때 얘기. A4에서 내려 S4 스티어링휠을 잡는 순간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사악하고도 무한한지 즉시 깨닫게 될 수밖에 없다. S4의 포스를 곁에서 견준다면 그렇다. A4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다고.

S4의 엔진은 V6 3.0 DOHC 슈퍼차저. 333마력에 44.9kg.m의 토크를 뽑아내며 0→시속 100km 도달까지는 단 5초. 외모부터 잘 달리게 생겼다. A4 차체에 구석구석 치장을 해서 다이내믹한 기분을 냈다. 세련된 19인치 휠 타이어와 S4 로고가 선명한 브레이크 캘리퍼는 압도적 포스를 내뿜는다. 실내는 카본 파이버와 알루미늄, 크롬 소재를 활용해 화려하고 스포티하다. 기어노브와 3스포크 D컷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알칸타라 가죽을 사용한 시트는 고급스럽고 몸에 꼭 맞춘 듯 착좌감이 좋다.

S4는 외양에서도 A4와 차별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물론 퍼포먼스다. 카랑카랑한 배기음과 함께 가속 반응은 폭발적이다.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는 파워가 온몸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고속주행 후 속도를 줄이며 코너를 빠져나갈 때의 변속감이나 S자 코스에서 차체 움직임은 흠잡기 어려울 정도로 위화감이 없다. 다이내믹 스티어링 시스템이나 토크 벡터링 시스템 같이 새로 적용된 기술이 코너링에서의 핸들링을 도와주기 때문이란다. 다이내믹 스티어링 시스템은 운전자의 의도대로 조타각을 예민하게 조정하고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코너링에서 차체 안정감을 높여준다는 얘기. 한가한 이면도로에서 게임을 즐기듯 한참을 가지고 놀아보았다. 강력한 파워를 등에 업고 마음먹은 대로 코너를 몰아가는 기분은 즐거움을 넘어선 흥분의 경지다.

다시 A4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S4의 궤적을 따르다 보면 분명 콜라를 마신 뒤의 물맛처럼 밋밋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편안함에서 오는 의무감이 아니라 밸런스가 주는 만족감이랄까. 끝단까지 가지 않아도 즐기기에 충분한 힘과 편안하면서도 상쾌한 핸들링. 그리고 끝끝내 마음에 남아 있던 제원표의 가격 차이. S4와 A4의 거리는 8천480만원과 5천610만원의 간극만큼 멀어 보이지 않았다. S4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A4가 넘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뱅앤올룹슨 오디오도 똑같다.

글 · 이경섭(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양봉수,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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