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동차 메이커의 부활
상태바
영국 자동차 메이커의 부활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8.16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날 재규어-랜드로버의 성공은 브리티시 릴랜드의 허물어진 폐허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제이 내글리(Jay Nagley)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여 영국 메이커의 실적을 평가했다

작고 민첩한 포유류가 공룡을 대체했다. 재규어-랜드로버(JLR)가 브리티시 릴랜드(BL)라는 거대한 괴수의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한때 BL 제국은 세계 곳곳에 공장을 세우고 미니에서 릴랜드 어틀랜티언 버스를 거쳐 심지어 프레스트콜드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온갖 제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JLR의 실적을 보면, 오히려 BL의 전성기를 능가하고 있다.

숫자가 말해준다. BL의 절정은 1973년. 그때 총 판매액이 15억6천만 파운드(약 2조8천억원)였다. 현재의 화폐가치로 따지면 162억6천만 파운드(약 29조1천억원)다. 한편, JLR의 지난해 4분기 매상고는 41억 파운드(약 7조3천억원)였고, 연간으로 환산하면 164억 파운드(약 29조4천억원)다. 게다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추세다.

특히, 수출 면에서 JLR은 규모가 훨씬 크다. 제품의 80%를 해외에서 팔고 있다. 그에 비해 RL의 수출비중은 50%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 영국은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자동차 부문에서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JLR이 큰 몫을 하고 있다. JRL은 영국의 중국 수출액 중 20%를 차지한다.

이익 면에서는 JLR이 코끼리라면 BL은 생쥐다. BL의 이익이 가장 컸던 해는 1969년. 동시에 처음 이익을 냈던 해였다. 그 뒤로는 줄곧 내리막이었다. 당시 이익은 4천100만 파운드(약 730억원)였고, 현재 화폐가치로는 5억6천100만 파운드(약 1조원)다. 이익 마진은 4.2%였다. 반면 최근 JLR 연간 이익은 15억 파운드(약 2조7천억원)였고, 이익 마진은 11.2%였다.

물론 JLR의 판매량은 적지만 생각보다 격차는 크지 않다. JLR은 지난 4분기에 9만8천대를 만들었다. 연간 물량으로는 거의 40만대에 도달했다. 따라서 JLR은 결코 틈새 메이커가 아니다. BL은 피크인 1973년 116만1천대를 만들었다. 거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그중 대다수는 미니와 마리나였다. 모두 저렴한 가격에 팔렸다. 심지어 오늘날의 화폐가치로 쳐도 RL의 평균 가격은 1만3천 파운드(약 2천300만원)를 넘지 않았다. 4만 파운드(약 7천200만원)가 넘는 현재의 JLR와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JLR는 탈선사고로 대파된 BL 열차의 잔해에서 살아남았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BL은 JLR이 등장하기 이전에 부정출발한 잘못을 저질렀다.

브리티시 릴랜드의 다른 유산

현대의 미니와 JLR의 판매량을 합치면 한 해 약 70만대에 이른다. 1976년 이후 BL이 도달한 최고수준보다 높다. BMW는 각 디비전마다 이익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룹 전체로는 이익 마진이 11.8%다.
BMW는 낭만적인 이유로 미니 브랜드를 운영하는 게 아니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도 미니의 이익 마진은 그룹의 다른 디비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영국 자동차산업의 황금기는? 지금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