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두카티, 서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상태바
아우디&두카티, 서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7.06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우디가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메이커 두카티를 사들였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럭셔리카의 거인 아우디가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메이커 두카티를 사들였다. 인수가격은 7억 파운드(약 1조3천억원)를 조금 넘지만 두카티의 추정 부채 1억5천만 파운드(약 2천700억원)도 떠안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카티는 지난해 약 410만 파운드(약 73억원)로 추정되는 수수한 이익을 냈다. 이제 두가티는 폭스바겐이 12번째로 받아들인 브랜드가 되었고, 유럽 최대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은 프리미엄 모터바이크에서 만과 스카니아의 거대한 트럭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차를 만들게 됐다.

두카티는 한 해 판매량이 4만대 정도인 소규모 브랜드지만 세계적으로 존재감과 브랜드 이미지가 뚜렷하다. 아울러 스포츠계에서는 누구도 감히 따를 수 없는 명성을 자랑한다. 1988년 이후 두카티 모델은 세계 슈퍼바이크 선수권 13회 챔피언에 빛나는 위업을 달성했다. 두카티의 최신 모델(서로 다른 5개 기업이 두카티 브랜드를 이어받았다)은 첨단 디자인과 스타일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자동차 평론가와 애널리스트들은 아우디의 두가티 인수에 대해 거의 모두 똑같은 결론을 내놨다. ‘현금이 넘치는 폭스바겐 그룹의 허세’라는 것. 아울러 폭스바겐의 황제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말이 널리 퍼졌다. 두카티는 아우디의 품으로 들어갔지만, 이 거래를 승인한 주역은 바로 피에히다. 그는 1985년 엔진 메이커 VM이 사경을 헤매던 두카티를 매물로 내놨을 때도 인수를 희망했다.

사실 아우디가 두카티를 사들인 사정은 폭스바겐이 람보르기니, 벤틀리와 부가티를 사들였을 때와 비슷하다. 바로 생산량 및 판매량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미지를 자랑하는 브랜드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방대한 기술력은 장차 두카티가 현 수준을 넘어 비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따라서 생산기술과 구매력을 개선하여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것이다.

한편, 두가티에서 아우디로 첨단기술이 전달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경량 스페이스프레임 디자인이나 두카티의 소형 초고회전 엔진이 그런 본보기다. 대표적으로 비범한 데스모드로믹 밸브 기능(밸브를 닫을 때 스프링을 쓰지 않는다)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그런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공식적으로 이 거래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말은 아우디 총책 루퍼트 슈타들러에게서 나왔다. 그의 논리는 단순했다. “스포티하고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두카티는 아우디에 더할 수 없이 잘 들어맞는다” 그리고 인베스트인더스트리얼(두카티와 함께 BS 인베스트멘티와 온태리오 연금재단 소속 병원들을 갖고 있는) 회장 안드레아 보노미는 이렇게 말했다. “아우디야말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두카티의 세계화 과정을 밀고나갈 가장 좋은 파트너라 믿는다”

그러나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그 말에 냉담하다. 크레디 쉬스의 아른트 엘링호르스트는 이렇게 평했다. “경제적 논리보다는 명문 브랜드를 추구하는 폭스바겐의 열정이 가져온 결과다” 그리고 베르기쉬-글라드바흐 대학 자동차센터의 슈테판 브라첼은 이런 견해를 밝혔다. “아우디가 두카티를 사들인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 없다. 모든 면에서 아우디의 사업모델을 강화하기 어려운 브랜드다. 따라서 실내 장식장에 넣어둘 트로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두카티가 장기적으로 폭스바겐 그룹에 이바지할 가능성도 희미하게나마 있다. 기반이 탄탄한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미래 대도시 이동수단에 점차 관심을 쏟고 있다. 세계인구의 과반이 도시로 이동하고 있고, 따라서 인구밀도, 오염과 교통체증 때문에 개인적인 교통수단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일부에선 환경정치에 물든 젊은 세대가 운전마저 배우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따라서 각 메이커들은 미래 대도시를 위한 교통수단 구상을 내놓고 있고, 그중에는 아우디의 전기차 어번 컨셉트와 전기자전거도 있다. 파이크 리서치의 최신 보고에 따르면 2012~2018년 3억8천200만대의 두 바퀴 전기차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팔린다. 그중 92%는 중국시장에 나가고, 기존 스쿠터 역시 이 지역에서 붐을 이룰 것이다.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놀라운 두 바퀴 붐을 외면할 수 없다. BMW의 경우 새로운 고급형 C시리즈 스쿠터를 내놓았을 뿐 아니라 전기 버전도 약속했다. 베스파는 인도에 막 진출했고, 야마하는 두 바퀴 차를 위한 새로운 공장을 인도에 짓고 있다. 인도의 한 해 판매량은 지금의 1천300만에서 2천만대로 늘어날 전망. 스마트와 미니도 최근 스쿠터 컨셉트를 선보였다.

아시아 대도시에서는 브랜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스쿠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도 이 경쟁에 뒤쳐질 수 없다. 2차대전 후 두카티는 쿠치오 자전거/스쿠터 하이브리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따라서 두카티가 그 뿌리로 돌아가 폭스바겐이 시장에 뛰어들 돌파구를 열 수 있느냐가 문제다.

폭스바겐은 부가티, 람보르기니와 벤틀리(모두 한 해 생산량 7천대를 넘지 않는다)를 한계가 뚜렷한 틈새 브랜드로 다뤄왔다. 따라서 두카티도 현재의 틈새 브랜드로 남아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폭스바겐 경영진은 아시아의 폭발적인 두 바퀴 차 붐을 지나칠 수 없다. 두카티를 프리미엄 대도시 교통수단 메이커로 당장 탈바꿈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코 무리한 일만은 아니다. 결국 두카티와 아우디 프리미엄 스쿠터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브랜드 파워가 클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 다음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과연 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한 해 6천500만 전기 스쿠터 시장을 무시할 수 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