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3 1.6 e-HDi, 프렌치 스타일 프리미엄 슈퍼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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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3 1.6 e-HDi, 프렌치 스타일 프리미엄 슈퍼미니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7.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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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고 많은 자동차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것은 필연이기도 하지만, 사실 쉬운 일도 아니다. 상품 구성에서 전략적인 차별화는 물론 그에 따른 스타일링과 엔지니어링 및 생산에 이르는 전 분야가 제품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추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만큼 이제 평범한 스타일로는 더더욱 개성이 강한 소비자들을 유혹하지는 못한다. 획일화된 대량생산 중심으로 돌아선 자동차 분야에서 개인화를 지향해 성공한 게 BMW 그룹의 미니(Mini) 브랜드를 통해 나오는 차들이다. PSA 그룹에는 시트로엥의 DS(Different Spirit의 약어) 시리즈가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

시트로엥이 한국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이번에는 평범한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과감하면서도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으로 ‘파리의 여신’이라 불리는 DS3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라고 본다. 2009년 선보인 DS3는 체급으로 치면 스몰카보다도 작은 슈퍼미니에 해당되는 모델이다. 더욱이 그냥 슈퍼미니가 아니라 프리미엄 슈퍼미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차다.

차의 크기에 비해 모든 버전에서 엔진의 파워가 넉넉하면서 고급스러운 실내, 그리고 조금은 특별한 옵션으로 디테일을 꾸밀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 소비자들도 잘 알고 있는 미니에 버금가는 독특한 스타일에 뒷좌석이나 트렁크 공간도 재치 있고 넉넉하게 꾸며져 있다. 동급의 라이벌로는 폭스바겐 업(Up)이나 포스 피에스타가 있는데, 개인화 지향이라는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BMW그룹의 미니와 피아트 500에 대응하는 모델이다.

시트로엥을 상징하는 ‘더블 쉐브론’ 엠블럼은 프론트 그릴에 스며들어 있고, 그 위쪽에 네모난 배지에 DS라는 이니셜이 별도로 새겨져 있다. 또한 안테나가 아니라 B필러에 세운 역방향 ‘샤크 핀’, 흐르는 듯한 루프라인을 비롯해 디테일까지 디자인적으로 임팩트가 충분하다. 일반적인 시트로엥과는 차별화시키려는 디자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DS3는 4도어 버전인 C3와 미니 MPV 타입인 C3 피카소, 그리고 푸조 207과 같은 플랫폼을 쓰는 차다. 한국에서는 비교할 만한 상대가 없다보니 굳이 비교를 하자면 형제차인 푸조 207과 견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푸조 207과 DS3는 접근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전반적인 디자인 비례가 그 첫 번째이며, 그에 따른 인테리어 레이아웃이 두 번째, 개인화를 추구한 다양한 디테일 옵션, 그리고 약간은 다른 주행 느낌까지…. PSA그룹 내의 형제 회사에서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해치백이라도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이렇게 다른 차가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푸조 207이 꼭지점 높이가 낮은 피라미드 형태라면, DS3는 키는 더 크고 어깨 부근의 볼륨감을 풍만하게 살린 스타일이다. 이런 형태는 실내 공간 구성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207이 시트부터 낮게 깔린 스포티한 구성이라면, DS3를 타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시트의 시작 위치도 높고 넉넉한 실내의 공간감은 마치 스몰 MPV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A필러 바로 뒤에 작은 유리창은 보다 넓은 시계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데, 특히 많은 차들의 약점인 A필러의 오른쪽 전방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정말 군더더기 없이 시크한 멋을 내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이다. 대시보드 상단의 쿠션감 있는 우레탄 커버는 직물로 착각할 만큼 현실감 있고, 버튼의 숫자나 디스플레이도 감각적으로 절제되어 있다. 수많은 버튼들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차들도 있지만, DS3는 꼭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심플하게 처리했다. 예전에 사브가 그랬던 것처럼 밤에는 속도계를 제외한 모든 디스플레이의 조명을 끌 수 있다. 전방을 주시하면서 운전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그렇다고 편의기능이나 안전장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풀 LED 주행등을 비롯해 ABS, EBD, EBA, ESP는 물론 커튼 에어백이 포함된 6개의 에어백도 기본이다.

사실 이 차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이 많다. 예를 들어 보디 컬러는 10가지에 이르고, 보디와 루프 컬러의 색다른 매칭을 시도할 수 있으며, 더 독특한 루프 스타일을 고려하거나, 크롬 사이드 미러와 대시보드, 휠 캡 등을 나만의 장식적인 요소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유럽에서는 서로 조합이 다른 750가지의 차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유럽처럼 모든 부분을 내 마음대로 주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프론트 시트는 측면 지지력이 좋은 세미 버킷 타입이고, 키가 큰 성인이 타도 무릎이 닿지 않도록 대시보드는 살짝 위로 배치하면서 아래쪽은 안으로 아주 깊게 파냈다. 리어 시트는 6:4분할되는 벤치 타입인데, 성인이 타기에는 레그룸이 좁은 편이다. 숄더룸과 헤드룸 역시 앞쪽이 더 넉넉하다. 트렁크의 경우 앞뒤 길이는 67cm에 불과하지만 적재용량은 285L나 된다. 트렁크 바닥을 들추면 스페어타이어 대신 펑크 수리 키트가 있고, 나머지는 별도의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를 높이면 적재공간은 980L까지 늘어난다.

DS3에는 다양한 파워 유닛이 있다. 휘발유 엔진은 95마력 1.4L, 120마력 1.6L, 터보를 더한 207마력 버전까지 다섯 가지가 있다. 디젤 엔진은 배기량에 따라 1.4L와 1.6L의 두 가지가 있으며, 여기서 다시 일반형(HDi)과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이 포함된 e-HDi 버전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한국에 수입되는 모델에는 68마력 1.4L e-HDi와 92마력 1.6L e-HDi 두 가지다.

이 차의 휘발유 엔진은 강력한 파워에 회전 질감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국에 들어온 1.6L 디젤 엔진과 자동 같은 수동변속기인 6단 EGS(Electronic Gearbox System)의 조합은 가속력보다는 연료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참고로 마그네틱 마렐레가 공급하는 6단 EGS는 푸조의 MCP(Mechanical Compact Piloted Gearbox)와 같은 것이다. 보통 유럽시장은 자동변속기보다는 여전히 수동변속기가 주류를 이루지만, 워낙 자동변속기를 선호하는 한국시장의 속성을 고려해 수입 모델에 지금의 EGS6 타입을 적용한 듯하다.

게다가 3세대라고 자랑하는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순발력과 유연성은 칭찬할 만하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신호대기나 정차할 목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는 과정에서 시속 10km 미만에서는 차가 완전히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부드럽게 시동이 꺼진다. 여타의 모델들에 비해 엔진의 꺼지는 시간이 상당히 앞당겨져 있다. 물론 언제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역시 부드럽게 시동이 살아난다. 그러면서도 제동 시 정지하기까지의 거리는 아주 짧게 느껴지고 모듈레이션 감각도 괜찮다.

배터리의 상태, 에어컨, 헤드라이트 점등 같은 여러 조건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잠깐의 테스트 결과 정차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6분이 지난 뒤에도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기어 포지션을 바꾸면 여지없이 시동이 걸렸다. 억세게 운이 없어 신호등에 수십 번 걸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내 차가 아닌데도 기분이 좋아진다. 덕분에 도심 위주의 주행에서도 연비가 잘 나온다.

가볍고 작은 체구인 만큼 전반적인 움직임이 경쾌하다. 커브에 진입해 빠져나가는 동작도 재빠르고, 평범한 소형차들과 달리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차체의 피칭 모션과 함께 탑승자가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고속에서는 노면의 표고차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다소 거친 듯 다듬어진 댐핑 스트로크가 일반적인 노면에서는 짧고 경쾌하게 반응하며 잘 제어되지만, 속도가 올라간 상태에서는 리어 액슬의 스트로크 차이가 크다.

고속에서 안정감을 높이려면 휠베이스를 더 늘리며 차를 키우거나 무게를 더해야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이 차의 컨셉트와는 좀 멀어진다. 안정성 측면이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신 스티어링 입력값 대비 선회 반응이 느슨하지 않고, 스티어링 휠이 센터를 찾아 돌아오는 동작도 빠른 편에 속한다. 전반적으로 경쾌한 모션이 장점이다. 따라서 좁고 복잡한 구간이나 도심 운전에는 잘 어울린다.

글 · 김태천, 사진 · 김동균 기자

Citroen DS3 So Chic 1.6 e-HDI
가격 3천190만원
크기 3950×1720×1480mm
휠베이스 2465mm
무게 1205kg
최고시속 180km
0→시속 100km 가속 11.3초
엔진 직렬 4기통, 1560cc, 터보디젤
최고출력 92마력/4400rpm
최대토크 23.5kg․m/1750rpm
변속기 6단 자동제어 수동
복합연비 19.0km/L
CO₂ 배출량 100g/km
서스펜션 스트럿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05/45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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