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재미의 순수한 열정, 토요타 86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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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재미의 순수한 열정, 토요타 86이 왔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7.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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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86이 국내 무대에 본격 진출했다. 과연 얼마큼 한국 운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화제의 토요타 86이 한국시장에 데뷔했다. 최근 토요타와 렉서스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재미있는 차’라는 것인데, 토요타 86은 그 중심에 놓여있는 모델. 다른 차들이 모델 체인지를 거치며 주행성능을 강화하고 있는데 반해 86은 처음 개발단계부터 운전재미에 포커스를 맞춘 차이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토요타 86을 계기로 한국에서 모터스포츠 문화 활성화를 위해 트랙에서 시승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한 달 판매목표가 30대로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생동감과 활력 넘치는 분위기를 브랜드 전체에 전파시키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86은 과연 어떤 차인가. 이날 행사에 참여한 테츠야 타다 수석 엔지니어로부터 개발경위를 들었다.

“토요타 86 프로젝트의 수석 엔지니어로 임명되던 5년 전 당시 토요타는 전 세계 넘버 원의 판매대수를 지향했다. 이를 위해 효율성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토요타에는 점차 스포츠카가 없어졌다. 다른 회사에서는 여러 스포츠카를 생산했다. 가속성능이나 최고출력 등 고성능차 경쟁을 벌이면서 동시에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일반인들은 구입하기 힘든 스포츠카가 넘쳐났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진정한 자동차가 아닌가. 그러한 스포츠카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86이다.

스포츠카는 브랜드 역사를 얼마나 잘 계승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스포츠카에 그 DNA를 표출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수평대향엔진 + FR의 조합을 실현한 토요타 스포츠800으로부터 레이아웃을 계승하고, 2000GT와 AE86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새로운 86을 개발하게 되었다.”

토요타 86이 특별한 것은 일반적인 스포츠카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우선 86은 빨리 달리기 위해 개발한 스포츠카가 아니다. 운전자 스스로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면서도 경쾌한 핸들링을 즐기도록 했다는 것. 이를 위해 뒷바퀴굴림을 채용했고 터보를 달지 않았다. 그립력이 높은 전용 타이어를 개발하지도 않았다. 밸런스가 좋은 타이어이기 때문. 그리고 어떤 타이어로 교체하더라도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타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주행성능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시트에 앉았을 때 바지를 더럽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 등도 모두 버렸다. 오직 운전하기 좋은 위치를 연구했다. 시트를 가능한 바닥에 가깝도록 세팅했는데, 단적으로 말해‘시트에 앉은 채로 바닥에 담뱃불을 비벼 끌 수 있도록 했다’고. 그 결과 대표적인 스포츠카보다 7mm 낮은 위치가 되었다. 공기저항계수 0.27의 에어로 다이내믹 보디에 에어로 스테빌라이징 핀을 달았다. 일부러 난류를 만들어 공기를 컨트롤하면서 보디의 전후좌우를 샌드위치처럼 안정시키는 이론이다.

200마력의 소형 FR 스포츠카에 가장 적합한 무게배분은 53:47이라는 결론이다. 핸들을 잡고 돌기 시작했을 때의 반응 즉 피드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프런트에 좀 더 무게가 실릴 때 운전하기 좋다는 것. 조작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 스티어링 휠 직경도 365mm로 토요타 차 중 가장 작다. 2.0L 자연흡기 엔진은 요즘 보기 드물게 리터당 100마력의 고출력. 그리고 86의 보어×스트로크는 우연히도 86×86mm의 스퀘어다.  과거 2000GT의 3M형이나 셀리카, MR-2의 3S-G형이 모두 스퀘어 타입으로 그 전통을 잇는 의미도 있다.

이어서 서킷을 달렸다. 경주차 분위기의 버킷 시트는 정말 낮게 앉는 자세. 단순하면서도 클래식한 계기는 왠지 모를 노스탈자를 불러일으킨다. 페이스카 바로 뒤에서 달리는 서킷주행은 속도를 더 높일 수 없다는 게 아쉬움. 최적의 라인을 따라 F1 서킷을 달리는 재미는 있다. 아무튼 주행감각은 정말 단단하다는 것. 달리기는 탄탄하고 제동은 확실하다. 회전 후 자세를 바로잡는 자세는 거의 자동적이다. 코너를 돌아가는데 마치 직선을 달리듯 느낌은 경쾌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재미있는 차다.

글 · 최주식 <오토카 코리아> 편집장


INTERVIEW
테츠야 타다(TETSUYA TADA) 수석 엔지니어

“가치 알아주는 이가 타 주었으면”

Q 현재 일본에서 토요타86의 판매상황이 궁금하다
A 지난달 말 1만5천대를 계약했다.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비슷하게 구입한다. 이는 우리도 예상 못했던 일이다. 여성 고객은 20대는 별로 없고 30대 이상 여성 비율이 높다.

Q 개발과정에서 남달랐던 점은?
A 가속수치와 랩타임 등 스포츠 방향성을 모두 버리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초점을 두고 개발했다. 많은 전자장비보다 도로의 정보가 다이렉트하게 운전자에게 전달되도록 했다. 보통 개발 프로세서에서는 디자인 심사를 3번 거치는데 86은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 그만큼 개성을 중시했다. 카탈로그를 보면 최고출력이 200마력밖에 되지 않느냐고 묻지만 직접 운전대를 잡고 달려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Q 스바루와 함께 개발한 새로운 엔진이다. 굳이 자연흡기를 고집한 이유는?
A 엔진 리스폰스를 위해 자연흡기를 선택, 어려운 길을 갔다. 그런 가치를 알아주는 분이 타 주었으면 좋겠다.

Q 한국에서는 86이고 유럽에서는 왜 GT 86인가?
A 86은 세계 공통이다. 유럽에서는 이니셜D를 잘 모른다. 셀리카가 인기가 있는데, 셀리카 GT의 이미지를 계승하기 위해 GT 86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

Q AE86은 코롤라를 베이스로 해 대중적이었다. 지금 86은 조금 비싼 느낌을 준다
A 지금은 에코카 시대다. 스포츠카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 거의 없다. 충돌성능 등 레귤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탑재해야 한다. 경량이면서 값싼 스포츠카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이런 스포츠카를 오랫동안 만들어오지 못했다. 토요타도 그랬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어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의 86이다.

Q 최근 일본 젊은 층에서 차를 구입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A 실제 젊은이들이 차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스마트폰이 재미있다고 얘기한다. 일본 젊은 층이 86을 좋아했으면 하는데… 아직 발표하지 않은 비밀이 있다. 스마트폰이 재미있는 것은 여러 가지 기능의 어플리케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86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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