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트위지, 도시 교통의 이상적 해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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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트위지, 도시 교통의 이상적 해법일까?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7.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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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이 딱딱하지만 도시용으로는 환상적이고 즐거운 전기차

자동차의 미래를 체험했다고 하면 지나칠까?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르노 트위지가 올해 나오면 모두 나처럼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전기차가 재생가능 연료에 대한 장기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그 문제는 점쟁이에게 맡기기로 하자.

르노의 혁신적 2인승 전기 시티카의 양산 전 마지막 모습을 보고, 직접 몰아봤다. 트위지는 전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탁월한 기능의 시티카일 뿐 아니라 운전하기에 더없이 즐거웠다. 너비 1.4m 높이 2.33m의 차체 한복판에 운전자가 앉고, 승객은 바로 뒤에 앉게 된다. 차체 밑바닥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깔려있다. 최고출력은 17마력, 무게는 475kg이고, 주행반경이 100km다.

트위지는 참신하고 짜릿한 운전재미를 선사했다. 르노의 모터스포츠 전담 부서인 르노스포르가 개발을 주도했으니 당연하다. 스티어링은 상큼하게 조율됐고, 실내는 깔끔하게 처리했다. 시트는 앞/뒤 조절장치밖에 없지만 시내를 벗어나 상당히 먼 거리를 달려도 제법 편안했다. 나아가 옵션으로 스피커와 휴대폰을 연결하여 블루투스 통신과 오디오를 즐길 수 있다. 기본형 가격은 6천690파운드(약 1천200만원), 여기에 배터리 임대료로 한 달에 적어도 45파운드(약 8만원)를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옵션인 도어를 달려면 545파운드(약 100만원)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도어를 달아도 옆 윈도가 없어 외부에 노출이 되고, 히터를 갖추지 않아 뒷좌석 승객은 상당히 썰렁하다. 가죽점퍼와 헬멧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지만, 4계절 늘 돌아다니려면 추위를 견딜 만한 장비가 필요하다. 어쩐지 스쿠터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일반적인 차의 실용성을 적잖이 담고 있다. 안정성이 높고, 어느 정도 악천후에 대비할 수 있다.

트위지는 덩치가 작아 교통체증에 유리하지만 바이크만큼 휘젓고 다니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트위지의 매력만은 부인할 수 없었다. 조절장치의 즉각적 반응과 넘치도록 참신한 모습을 제쳐도, 트위지는 시내 통근용으로 그만이다. 말할 수 없이 민첩하고, 100km를 달리는 데 1파운드(약 1천830원) 밖에 들지 않는다(완전 충전에 3.5시간). 덤으로 교통체증료는 면제대상이다. 아울러 허탈할 만큼 주차하기 쉽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이크 전용주차장에 세워뒀다가는 딱지를 맞는다.

소음은 예상보다 컸다. 출발할 때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시속 50km에 도달할 때쯤 점차 배경음이 커졌다. 스펙만 보면 가속은 신통치 않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실제로는 토크가 즉각 터져나와 발걸음이 경쾌했다. 브레이크 역시 짚어볼 가치가 있다. 네 바퀴 모두 디스크지만 파워지원이 없어 힘차게 밟아야 한다. 아무튼 시내에서는 흠잡을 데 없이 잘 돌아다녔다. 넉넉한 감각 덕택이었다.

전체적으로는 한 가지 약점이 있다. 오너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승차감. 특히 고속으로 올라갈 때 엄청 딱딱했다. 심지어 시내에서 엉금엉금 길 때도 봐주기 어려웠다. 역설적으로 이런 기질이 자신있는 보디 컨트롤과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매끈한 아스팔트에 올라서자 차분히 가라앉았다. 그러나 좀 더 큰 요철을 만나면 좌석이 나무처럼 딱딱해졌다.

과연 트위지는 시장을 뒤집을만큼 혁명적인가? 아니다. 트위지는 일정한 틀 안에서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래서 무척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다만 트위지에게 있어 가격은 까다로운 문제다. 알찬 옵션을 고르다보면 가격이 제법 올라간다. 특히 약간 더 비싼 기존의 시티카와 비교할 경우에 그렇다.

트위지는 앞으로 어느 가정의 세컨드 또는 써드카로 들어갈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약간 허물어진 실용성을 보상하고도 남을 혜택을 누린다. 그럼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따져보자. 교통체증을 돌파하는 크기, 값싼 ‘연료’, 깨끗한 양심, 쉬운 주차, 뚜렷한 친환경 이미지를 들 수 있다. 그렇게 보면 트위지가 상당히 싸게 느껴진다. 네 바퀴에 전기동력을 갖춘 다른 차들은 얼마나 비싼가? 그에 비해 트위지는 경제적 모델로 위상이 더욱 올라간다.

따라서 트위지가 자신의 생활에 의미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한 대를 사라. 환상적이다. 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면 가격이 비슷한 다른 재래식 모델을 지나치기 어렵다. 어쨌든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설사 트위지가 그런 그릇이 아니라도 발랄한 매력과 정답게 가까운 성능을 갖췄다. 덕택에 카 마니아들도 어렵잖게 전기차를 몰아볼 기회를 맞았다.

글 · 비키 패럿(Vicky Parrot)
>> 르노 트위지로 드리프트를? 영상 보러 가기

So Good
매력적인 운전성능
전기차 기준에 비춰 싼 가격
추종을 불허하는 시티카

No Good
거친 승차감
아직도 부실한 안전장치

네 바퀴로 더욱 안전하게
르노는 트위지가 보여준 안전수준을 자랑할 만하다. 바이크는 유로 NCAP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중요한 판매전략으로 충격을 완화하는 크럼플 존을 강철 프레임으로 바꿨다. 운전자 에어백을 달았고, 앞좌석은 방수처리를 했다. 그리고 많은 충돌 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했다. 심지어 운전석에 4점 안전벨트를 달았다. 반대쪽에는 기본형 3점 벨트와 독립 단일 포인트 관성 릴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옆받침이 뚜렷이 강화됐다. 동시에 뒷좌석에는 기본장비로 머리받침과 3점 안전벨트를 달았다.

트위지가 진정한 자동차의 미래인가?
개인용 PC가 젖먹이였던 시절에는 상당한 비용과 비능률성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대안이 없었기 때문. 전기차가 직면한 문제는 현대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너무 발달했다는 데 있다. 전기차가 내세우는 명분에 관대해야만 그런 차를 고르게 된다. 트위지는 혁신의 칼날을 세우고 등장했고, 그에 맞설 상대가 없다. 제일 가까운 것을 골라보면 Q팟. 틈새시장을 파고든 소형차로 매력이 있었다.

트위지 정도의 크기와 무게를 가진 전기차에는 순수한 가치가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하기 위해 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런 차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트위지는 스쿠터처럼 교통체증을 휘젓고 다닐 만큼 덩치를 줄이지 않았다. 모터사이클 주차장에 세워뒀다가는 딱지를 뗀다. 쓰지 않는 갓길 차선을 달릴 수도 없다. 트위지는 보기만 해도 아주 재미있지만,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에 대한 해답이라면 걱정스럽다.

RENAULT TWIZY TECHNIC
가격 £7,400(약 1천540만원)
0→시속 45km 6.1초
최고시속 81km
연비 na
CO₂ 배출량 na
무게 475kg
엔진 전기모터
구조 뒷바퀴굴림
최고출력 17마력
최대토크 5.8kg·m/2100rpm
변속기 1단 자동
배터리 6.1kWh 리튬이온
트렁크 31L
휠 13in 알로이
타이어(앞, 뒤) 125/80 R13, 145/80 R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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