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와 정면대결하는 재규어 F-타입
상태바
포르쉐와 정면대결하는 재규어 F-타입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7.02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규어는 드디어 신형 로드스터를 밝힐 준비를 마쳤다

재규어 최고위층은 새로운 로드스터의 이름을 ‘F-타입’으로 정했다. 재규어의 작명 규칙을 따른 것. 용감하게도 윌리엄 라이언스 경의 전설적인 E-타입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재규어는 약 2년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그동안 개발과정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었다. 2000년 이전, 경영진이 F-타입에 청신호를 보냈지만 끝내 양산에 도달하지 못한 사실이 영향을 준 것이다.

하지만 지난 24개월 동안 일부 세부사항들이 새어 나왔다. 이 차는 ‘순수한 스포츠카’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들려왔다. 바로 포르쉐와 정면대결하게 될 최초의 재규어이고, 재규어의 40년 역사상 그 어떤 모델보다 열성적인 드라이버를 겨냥한다. 즉, 재규어가 스스로 ‘스포츠카 회사’라고 하는 주장을 가장 잘 뒷받침할 차다. 회사내부에서는 가장 중요한 라이벌을 포르쉐 박스터와 911로 꼽고 있다. 가격도 그 둘의 중간인 5만~7만 파운드(약 9천만원~1억2천만원)로 예상된다.

재규어의 수석 기술 엔지니어 마이크 크로스가 탁 터놓고 말했다. “F-타입은 진정한 드라이빙 머신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어떤 차보다 정확성과 민첩성이 뛰어나다. 물론 오로지 트랙에 초점을 맞췄다는 뜻은 아니다. 재규어는 일상적으로, 시내에서나 장거리여행에서나 편안해야 한다. 하지만 반응이 전보다 훨씬 즉각적이다. 그리고 스티어링은 다른 재규어보다 피드백이 더 뛰어나다”

F-타입은 이제 1년이 지나면 영국 전시장에 나온다. <오토카>는 F-타입 수석 프로그램 엔지니어 러스 바니로부터 첫 브리핑을 받았다. 그는 1996년 오리지널 XK8에 착수한 이후 다양한 XK 프로그램을 주도한 재규어의 핵심 인물. 그가 우리에게 말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간추렸다. 최신 프로토타입 한 대를 정밀 조사한 결과다.

제작과정
F-타입은 먼저 컨버터블로 나오고, 18개월 뒤 쿠페가 따른다. 완전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섀시는 부품(벌크헤드와 충돌완충구조 등)이 한층 복잡하다. 구동장치는 2006년에 나온 최신 XK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F-타입은 XK와 똑같은 생산 공정을 거치고, 알루미늄 보디 재규어의 본고장, 카슬 브롬위치 공장에서 만든다.

바니는 XK와의 유사성을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 F-타입이 더 비싼 모델과 같은 하드웨어를 쓴다고 나쁠 것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XK의 하드웨어 품질이나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임워크와 서스펜션은 XK와 상당히 흡사하다. 하지만 그중 상당한 부분을 새로운 역할에 맞춰 조정하고 조율하기 때문에 사실상 완전 신형과 같다”

규격에서 가장 뚜렷한 차이는 길이. F-타입이 35cm 더 짧다(4.45m). 그러나 휠베이스(2.62m)는 13cm 짧을 뿐이다. 길이는 포르쉐 박스터보다 12cm 더 길고, 911보다 5cm 짧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대다수 라이벌보다 더 길다. 앞에는 V6 엔진을 놓고,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를 굴린다.

요즘은 이처럼 강력한 차도 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재규어는 아직 무게를 밝히지 않았지만 XK(1,635kg)보다 ‘크게 개선된다’고 자신을 보였다. 내부인사에 따르면 포르쉐와 비슷한 수준이 목표. 1,400kg대 중후반(박스터 1,400kg, 911 1,450kg)을 겨냥한다.

디자인
아직 재규어는 F-타입의 자세한 스타일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규격은 18개월 전 프랑크푸르트에 나온 C-X16 컨셉트와 비슷할 것이다. 재규어는 미래의 제품을 컨셉트로 선보여 왔다. 따라서 큰 찬사를 받은 C-X16의 형태를 따를 것이 거의 확실하다.

분명한 특징은 긴 노즈와 짧은 트렁크, 짧은 오버행이다. 아울러 상당한 너비를 지녔고, 풍만한 보닛을 갖췄다. C-X75 미드십 슈퍼카 컨셉트를 기반으로 완벽하게 다듬어졌고, 뒤이어 C-X16이 나왔다. 따라서 철저한 현대 스타일의 재규어로 인정을 받는다.

파워트레인, 성능
F-타입은 완전 알루미늄 3.0L V6 슈퍼차저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380마력과 340마력. 380마력 엔진은 신형 로드스터에만 사용하고, 다른 엔진은 XF와 XJ에도 쓰일 예정. 규격과 구조면에서 V6 파워플랜트는 V8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통당 4밸브에 다차원 연료분사와 흡배기 시스템의 가변 밸브 타이밍을 채택했다. 루츠형 터보(액체 인터쿨러와 함께)의 부스트 수준은 운전자가 엔진 매니지먼트를 통해 조절한다. 엔진 압축비는 V8 엔진의 9.5:1을 넘어 10.5:1로 올라갔다. 엔진 앞뒤의 역회전 균형추가 진동을 조절한다. 재규어 기술진에 따르면 스톱-스타트 기능을 통해 도심 연비를 최고 7% 개선한다.

바니는 F-타입의 변속기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ZF 8단 자동변속기(높은 기어에서는 연료절약 록업을 갖췄다)를 받아들이고, 몇 가지 모드를 마련한다. 최고성능 모드에서는 조절형 댐퍼를 조인다. 그 결과 스티어링 효율이 올라가고 ESP의 개입이 줄어든다. 따라서 ESP가 개입하기 전의 그립 한계를 조금 올리게 된다.

C-X16 컨셉트의 8단 자동변속기도 ‘통합 전기모터’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제동 시 전력을 모아 저장하는 1.6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달았다. 추월용 ‘푸시 투 패스’ 버튼을 누르면 이를 통해 95마력의 출력과 23.9kg·m의 토크를 추가할 수 있다. 따라서 C-X16은 최고시속 300km에 0→시속 100km 가속 4.4초. CO₂ 배출량 165g/km, 연비는 17.4km/L를 자랑한다.

아직 F-타입이 이런 장비를 갖추게 된다는 말은 없다. 하지만 재규어 랜드로버 기술진은 실현가능성이 없는 프로토타입 스펙을 이처럼 자세히 발표하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이들 부품은 하이브리드 F-타입에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O₂ 배출량과 연비가 개선되고, 오리지널의 감동적인 사운드와 스포티한 성격을 지켜낼 수 있다.

실내
F-타입은 XK에서 갈라져 나왔기에 앞좌석은 비교적 넓고 여유가 있다. 하지만 뒷좌석은 없다. 재규어는 아직 실내 세부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 바니에 따르면 양산차 실내의 구조는 C-X16과 비슷하다. 다만 색상과 디테일은 상당히 다르다. 몇 달 동안 우리가 상상력을 동원해 그려볼 과제다.

운전 성능
마이크 크로스에 따르면 재규어 기술진은 이미 1년 전부터 F-타입을 몰고 다니며 파워트레인과 기본 하드웨어 등 1차 기능을 다듬고 있다. 다만 새로 만든 평가용 프로토타입을 이용한 ‘정밀화 단계’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크로스와 바니는 모두 XK와 성격이 다른 차를 약속했다. 두 모델의 고객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많은 XK 고객들에게 매력을 줄 F-타입을 만든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섀시는 강성이 아주 높지만 서스펜션은 상당히 나긋할 거라고 크로스는 강조했다.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려면 나긋함과 정확성은 서로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 그는 1년 365일 몰고 다닐 수 있는 차를 만들려고 한다.

스티어링은 다른 모델보다 피드백이 강화되겠지만 지나칠 정도는 아니다. “한 드라이버에게 피드백이 다른 드라이버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다” 크로스의 말. 접지력에 관해서 말한다면 F-타입은 초기 그립이 상당하다. 따라서 한계에 가까운 언더스티어 기미를 보인다. 그럼에도 유능한 드라이버라면 오버스티어로 돌릴 수 있다. “대다수 드라이버에게 이 차는 반응이 뚜렷하지만 안정적이다. 이 차는 결코 드립팅 머신이 아니다”

신차 발표 절차
컨버터블 F-타입이 먼저 오는 9월 파리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내년 여름에 영국 전시장에 등장한다. 쿠페는 18개월 뒤에 나온다. 2014년 말 이전에 나올 전망. 생산은 연말쯤 카슬 브롬위치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재규어는 생산량을 밝히기 꺼려했다. 지난해 XK는 7천대에 도달했다. 대수롭지 않은 듯하지만 포르쉐와 비교해보라. 박스터와 911은 같은 기간에 약 2만대가 팔렸다. 만일 XK와 F-타입이 안정되게 2만대를 팔 수 있다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재규어는 1961~64년 E-타입을 약 1만6천대 만들었다.

그러나 재규어는 이보크와 비슷한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이 차에 대한 큰 기대와 최근 재규어의 세계시장 확대 추세로 미뤄 결코 지나친 기대라 할 수 없다. F-타입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재규어가 동시에 뚜렷한 개성을 지닌 정상급 모델을 4개까지 늘린 적은 없었다. 게다가 그보다 더 많은 모델이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재규어의 가장 위대한 날이 분명히 다가오고 있다.

길고 길었던 준비 기간
재규어가 처음으로 F-타입을 만들고 있다고 발표한 지 11년이 지났다. 2001년 LA모터쇼에서 당시 재규어 회장 볼프강 라이츨러가 밝혔지만, 그 프로젝트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당시 재규어와 애스턴 마틴이 포함된 포드 소유의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 내부의 정치투쟁에 희생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스턴은 F-타입과 비슷한 크기의 V8 밴티지를 계획하고 있었고, 밴티지는 무사히 양산에 들어갔다. 재규어 최고위층은 F-타입이 ‘한층 더 이익이 큰’ 프로젝트에 자리를 내주고 탈락했다고 밝혔다. 그 자리에 소형 재규어 스포츠카 아이디어가 들어섰다. 4년 전 타타그룹이 재규어 랜드로버를 인수할 때까지는.

새로운 F-타입의 위치는?
재규어는 신형 박스터와 911을 핵심 라이벌로 지목하고, 신형 로드스터를 그 중간에 들여놨다. 하지만 F-타입의 휠베이스는 두 모델보다 길다. 911은 리어 엔진(엔진이 휠베이스 밖에 자리 잡았다)인 반면, 박스터는 미드십이고, F-타입은 프론트 엔진에 뒷바퀴굴림이다. 1948년 XK120이 등장한 이후 모든 재규어 스포츠카(XJ220 제외)의 기본 레이아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