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사이드 캐릭터 라인, 네꼭지별이 보이는 실내
당연히 전체적인 디자인도 많이 바뀌었다. 우선 프론트 마스크는 벤츠의 최신 디자인 흐름을 따랐다. 여전히 키는 큰 편이지만 공기저항계수는 0.26까지 줄였다. A필러의 기울기를 비롯해 숄더 라인을 낮추고, 실(Seal) 처리된 프론트 에이프런과 헤드램프 주변부, 사이드 미러의 디자인, 그리고 바퀴 주변의 공기 흐름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공기역학적인 효율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을 시도한 결과다.
실용성을 고려한 실내는 전체적으로 ‘간결한 럭셔리’를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선 공간적인 여유가 넉넉하다. 그리고 벤츠 특유의 럭셔리한 맛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예를 들어 세 꼭지별이 아닌 ‘네 꼭지별’ 모양의 송풍구와 무늬만이 아니라 손으로 만졌을 때 질감이 느껴지는 허니콤 패턴의 대시보드 스킨 등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신선한 감성을 전해준다. 라이트 스위치를 비롯해 스티어링 칼럼에 붙어 있는 조작 레버들은 다른 벤츠 모델들과 거의 비슷하다.
네모진 트렁크 룸은 488L의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바닥은 문턱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가 있다. 시트 바로 뒤에 주먹만 한 높이로 올라온 플라스틱 커버가 보이는데, 그 플라스틱 커버만큼 바닥면을 올려 평평하게 만들 수도 있다. 바닥 위든 아래든 공간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긴 유럽 어디에선 트렁크 바닥 아래쪽에 사냥총이 쏙 들어가는 트레이를 짜서 넣고 다니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바닥을 들추면 차곡차곡 겹쳐진 플라스틱이 보이는데, 이걸 펼치면 다용도 상자로 변신한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플로어에는 기어 셀렉터 레버가 없다. 어차피 변속 명령은 트랜스미션의 컨트롤보디에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 되는 시프트-바이-와이어 타입인만큼 수동변속기를 제외하면 굳이 플로어에 별도의 레버를 만드는 게 필요 없는 시대가 아닌가. 오히려 그 자리를 지금처럼 적절한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이 차를 타기 전에 옵션이 없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정작 타보면 문제될 게 무엇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사실 요즘 벤츠는 다른 차들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스위치들이 많지는 않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남들이 선호하는 안전 및 편의 장비들은 대부분 들어있다. 아마 지금의 옵션 정도면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다양하다고 할 것이다. 그래도 유독 옵션 욕심이 많은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는 부족해 보일지도 모른다. 물론 서로의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혼란스러움을 유발하는 스타일은 좋아하지 않는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에, 윈도우백은 물론 가슴과 복부 및 골반까지 보호하는 측면 에어백을포함해 총 7개의 에어백이 내장되어 있다. 기능이 진보된 ESP와 프리세이프 개념에서 출발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어텐션 어시스트 등 최근 벤츠가 지향하고 있는 안전에 대한 방향성을 B클래스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옵션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더 해봐야 스스로 구입가격만 올리는 셈이니 말이다.
B200 CDI 블루이피션시의 엔진 배기량은 1.8L. 특히 스케일을 줄이고, 수많은 포인트를 최적화시켜 개발한 이 신형 OM651 디젤 엔진은 벤츠의 새로운 가로배치 모델에 처음으로 적용된 것이기도 하다. 그중 B200 CDI는 최고출력이 136마력/3,600~4,400rpm이고, 최대토크는 30.6kg·m/1,600~3,000rpm을 내는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와 조합되어 있다. 공인 연비는 15.7km/L에 저공해차 인증까지 받았다.
분명 엔진 자체는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큰 토크를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별히 가속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드라이브 트레인의 성격상 무엇보다 연비에 중심을 둔 것이다. 에코(ECO) 스타트-스톱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주행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정차 시간을 줄여 잘 달리면 공인된 연비 이상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고속에서 약간의 윈드 노이즈가 있지만, 로드 노이즈는 제어 수준도 괜찮은 편이다.
새로운 B클래스는 전체적으로 실용성을 고려한 심플한 럭셔리다. 아직 새 모델의 진입 초기이지만 벤츠코리아가 지금의 한국 내 판매가격으로 어떤 경쟁력을 만들어낼지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글 · 김태천, 사진 · 김동균 기자
Mercedes-Benz B200 CDI BlueEFFICIENCY Sports Package
크기 4360×1790×1580mm
휠베이스 2700mm
최고시속 210km
0→시속 100km 가속 9.3초
엔진 4기통, 1796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36마력/3600~4400rpm
최대토크 30.6kg․m/1600~3000rpm
복합연비 15.7km/L
CO₂ 배출량 125g/km
변속기 7단 자동, 듀얼클러치
서스펜션(앞/뒤) 스트럿/위시본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트렁크 용량 486~1545L
타이어 225/45 R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