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CC 2.0 TDI, 거친 듯 다듬어진 러닝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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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CC 2.0 TDI, 거친 듯 다듬어진 러닝기어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6.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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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 된 폭스바겐 CC. 파워트레인은 2.0 TDI 엔진과 6단 DSG에 4-모션까지 조합되었다. 네바퀴굴림에 변경된 타이어 스펙은 라이드&핸들링 측면에서 약간은 거친 쪽으로 미묘한 변화를 주도한다

폭스바겐 패밀리를 강조하며 페이스리프트 된 CC. 차의 중간 부분은 변하지 않았지만, 앞뒤 모습은 최근 폭스바겐의 디자인 흐름을 따라 확 바뀌었다. 둥글었던 마무리가 이번에는 에지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프론트 마스크를 중심으로 보면 세로방향의 에지라인이 강해서인지 이상하게도 예전처럼 낮게 깔리는 맛은 덜해 보인다.

실내 디자인은 거의 예전 모습 그대로다. 중앙 모니터에 표시되는 내용이 대부분 한글화 되는 등 기능적으로만 약간 업그레이드시킨 수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비게이션 모드에서는 여전히 뿌연 유리 너머로 보고 있는 듯 선명도가 떨어진다.

시트 디자인은 나름 개성이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전에도 약간 느낀 것인데 편하게 기대어 엉덩이를 앞으로 빼내 앉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방석의 뒤쪽, 그러니까 등받이와 만나는 부분을 보면 약간 단단한 재질에 사선으로 처리되어 있어 기자처럼 엉덩이를 밀착시켜 앉는 사람에게는 장시간 운전이 불편할 수 있다. 그나마 전동식 요추받침 장치를 절묘하게 조절하면 불편이 덜하다. 그리고 윈도우 프레임이 없는 문은 닫을 때는 살짝 밀어서 닫는 게 좋다. 안 그러면 차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도 있다.

최고출력 170마력/4,200rpm, 최대토크 35.7kg·m/1,750~2,500rpm를 내는 2.0L TDI 엔진과 6단 DSG가 조합된 파워트레인 구성도 같지만, 기존 엔진에 비해 CO2 배출량은 줄어들었다. 이처럼 CO2가 줄었다는 것 자체는 계산상 분명 연비와도 관계가 있다. 더욱이 CC의 파워트레인에는 스톱-스타트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가 내장된 블루모션 테크놀로지가 포함되어 있다. 연비 개선 측면에서 분명 이로움을 주는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올해부터 바뀐 연비 표시 체계를 사용하면서 차에 표기되는 연비와 실제 주행연비가 많이 근접하게 되었다. 이번에 타본 폭스바겐 CC의 경우 블루모션 테크놀로지에 네바퀴굴림인 4-모션(Motion) 옵션이 포함된 모델이었는데 시내와 고속도로 및 교외 도로를 비슷한 시간 비율로 약 400km를 달려본 결과 실제 연비는 11.5km 정도가 나왔다. 네바퀴굴림이란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아주 일반적인 주행여건에서는 2.0 TDI 엔진과 6단 DSG의 조화는 거의 흠잡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기어를 올리거나 내리는 변속 동작 자체는 사람이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기민하다. 다만 상황이 좀 복잡해질 경우는 원초적으로 돌아가 수동변속 기능을 사용하는 게 좋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애매한 정체구간(2단과 3단의 중간 영역에서 클러치를 떼어다 붙이는 동작을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이 녀석도 계기판 인디케이터에 ‘D2-D-D3’을 반복하는데, 이때 클러치 연결 시 진동이 크다. 결국 유연성은 아직 테크닉 좋은 운전자의 수준까지는 못 따라잡았다는 얘기다. 특히 시속 60km 이상으로 달리다가 급제동 후 재가속을 하려면 좀 답답하다. 이는 디젤 엔진의 특성도 연관이 있는데, 회전수가 극히 낮아진 상태에서 토크가 낮고 회전상승이 빠르지 않아서다. 이때 변속기 역시 자동으로 아주 저단으로 변속되는 타이밍도 늦다. 당연히 오르막 경사로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 바로 이럴 때는 차라리 시프트 패들을 이용해 수동으로 사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CC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쿠페처럼 낮아 보이는 디자인과 댐퍼의 감쇠력을 소프트, 노멀, 스포츠의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DCC(Dynamic Chassis Control)가 적용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여기서 4-모션과 달라진 타이어 스펙에 따라 전반적인 라이드 & 핸들링 특성이 미묘하게 변화된 것이라고 하겠다.

확실히 앞바퀴굴림과 4-모션은 차의 거동이나 전반적인 드라이버 빌리티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국내 시판 모델의 타이어 스펙에도 달라졌다. 기존 235/45 R17시리즈에서 235/40 R18시리즈로 바뀌었다. 이 둘에 의해 승차감과 핸들링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우선 외적으로 18인치는 차의 자세를 더 멋지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 내적으로는 파워를 네 바퀴에 실어 보낸다는 점과 노면을 읽어 들이는 감은 다르다. 약간 더 거친 듯 스포티하다.

예를 들어 스티어링 입력값 대비 초반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난다. 이 차의 전기 파워 스티어링의 서보트로닉은 댐퍼의 컨트롤 영역과도 연동된다고 하는데, 특정 부분에서는 댐퍼와 스티어링 특성이 따로 노는 느낌이 있기도 하다.

4-모션 덕분에 코너에서 안정성은 괜찮은데, 대신 거칠게 노면을 읽어 액슬을 거쳐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진폭의 특성이 아주 매끄럽지는 않다. 좋은 의미로는 피드백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더 정갈하게 소화시킨 요즘의 다른 독일 고급차들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이런 느낌이 DCC에서 ‘컴포트’로 세팅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DCC의 설정이나 타이어의 세팅이 한국의 노면 주파수와는 약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글 · 김태천

SO GOOD
네바퀴굴림치고는 괜찮은 연비
초기에 빠른 핸들링 반응
넉넉한 트렁크 공간

NO GOOD
문을 세게 닫을 때 차안에 남는 큰 소리
급제동 뒤 재가속

Volkswagen CC 2.0 TDI 4Motion
가격 5천90만원
크기 4800×1855×1420mm
휠베이스 2710mm
최고시속 220km
0→시속 100km 가속 8.5초
엔진 직렬 4기통, 1968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70마력/4200rpm
최대토크 35.7kg․m/1750~2500rpm
복합 연비 13.9km/L
CO₂ 배출량 143g/km
변속기 6단 자동, 듀얼클러치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트렁크 용량 532L
타이어 235/4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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