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세단의 최강자는? M5 vs E63 AMG vs X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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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세단의 최강자는? M5 vs E63 AMG vs XFR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6.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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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신형 M5는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과연 순수하고 광적인 재미에서 재규어 XFR과 벤츠 E63 AMG에 견줄 수 있을까?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BMW의 M 디비전은 이 테스트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경쟁자들을 없애버린 것처럼 보였다. 어떤 기준으로도, 새로운 M5는 여기에 나온 두 가지 핵심 경쟁자들보다 더 강력한 출력을 내고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전보다 연료를 더 적게 소비하고 훨씬 적은 CO₂를 배출한다. 그러면 이렇게 게임은 끝나 버리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자.

4도어 고성능 세단의 최고봉 모델인 개선된 재규어 XFR과 벤츠 E63 AMG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슈퍼차저 엔진의 XFR은 2009년 <오토카> 로드테스트에서 별 5개를 받았고,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 역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차다. 아울러 이미 훌륭한 E63에는 이전의 자연흡기 V8 6.2L 엔진 대신 훨씬 뛰어난 성능의 새 V8 5.5L 트윈터보 엔진이 올라간다. 하지만 그들의 표현방식은 각기 다르다. 재규어는 가장 힘껏 달릴 때에 더 부드럽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벤츠는 화염방사기처럼 화끈하게 달린다.

적절한 형태의 경쟁이 아니라면 이들이 M5를 누를 수는 없다. XFR과 E63이 M5를 이기려면 약간의 운이 필요할 것이다. M5는 아주 특별한 차이기 때문이다. 정통 M 모델 팬들은 이전의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 대신 V8 4.4L 트윈터보 엔진이 올라갔다는 점에 반발하겠지만, 새 M5가 차에 걸맞은 수준의 힘을 내는 것은 분명하다. 최고출력은 6,000rpm에서 560마력, 최대토크는 놀랄 만큼 낮은 1,500rpm에서 69.4kg·m에 이른다. 이 모든 힘들은 이전 SMG 변속기보다 변속감이 엄청나게 개선된 7단 M DCT 변속기를 통해 도로
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차체 뒤쪽에는 M 디퍼렌셜이 있고, 스티어링 휠에는 차의 스티어링 무게 및 감각, 변속 속도, 액셀러레이터 반응과 댐퍼의 단단함을 개인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M 버튼 두 개가 놓여 있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을 설정하면 디퍼렌셜 특성도 함께 조절되기 때문에, 그 결과 주행 중에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의 핵심 기능들을 조절하는 셈이 된다. M1 프로그램에 가장 공격적인 세팅을 설정해놓고, M2에는 정확히 반대 세팅을 저장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새 M5는 원한다면 미친 듯이 달릴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을 갖췄지만, 이전 모델에 비하면 더 섬세한 차가 되었다. 시각적으로는 비교적 차분해졌다. 적당한 근육질 몸매이지만, 이제는 공격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달리기 역시 마찬가지다. 주행 중일 때의 새 M5는 스텔스 머신 같은 느낌이 매우 강하고, 이전의 V10 엔진 모델보다는 구형 E39 모델과 성격이 더 비슷하다(이것은 내 개인적인 의견일 뿐 아니라 BMW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격 면에서는 스스로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E63보다는 XFR 쪽에 훨씬 더 가깝다.

다양한 M 기능들을 모두 가장 광적인 상태로 세팅하더라도, 새 M5는 전혀 구형 모델처럼 신경이 곤두서거나 시끄럽지 않다. 그것은 BMW의 의도적인 방향전환이다. 30분 정도 M5를 몰아보면 중속 회전 영역에서의 엄청난 토크와 전체적으로 세련된 성능 덕분에 드리프트의 재미(DSC를 끈다면)에 빠져들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재규어를 몰고 정확히 같은 길을 달린다면, 달리기의 친숙한 감각에서 오싹함마저 느껴질 것이다. 재규어의 스티어링은 BMW보다 더 가볍고 더 민첩하다(BMW의 스티어링은 세 가지 모드 모두 상대적으로 약간 밋밋하다).

XFR의 슈퍼차저 V8 엔진은 M5보다 약간 더 시끄럽지만 모든 엔진 회전 영역에서 M5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토크를 누그러뜨리며 섀시를 차분하게 제어하고 도로 위를 미끄러지 는 기본적인 방식이 만들어내는 전반적인 주행 느낌은 두 차가 놀랄 만큼 비슷하다. 이것은 BMW가 XFR의 동적인 주행 특성을 따르기로 마음먹은 후, 감각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 모든 신기술을 더한 때문이다. 1만 파운드(약 1천800만원) 더 저렴하다는 가격적인 강점을 감안하면 BMW의 동적인 능력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은 재규어가 대단히 훌륭한 일을 해낸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재규어는 M5만큼 극단적으로 빠르지 않고 실내에는 그만큼 많은 장비들이 담겨있지 않다. 변속기 역시 인상적인 수준 이상은 아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속도위반을 걱정할 만큼 M5를 빠르게 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이상, 재규어는 일반도로 위에서 BMW와 나란히 달릴 수 있을 정도 이상으로 빠르다. 아울러 스티어링은 더 뛰어나고, 오래 타기에 더 매력적인 실내를 갖고 있다.

상대를 바꿔, 이제는 메르세데스와 비교해보자. 그저 보기만 해도, E63은 BMW는 물론 재규어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만만찮은 차’라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물결치는 휠 아치와 탄소섬유 스포일러는 손을 가까이 대기만 해도 베일 것 같이 날카로워 보인다. 그리고 시동을 걸면 과격한 소리를 내뿜는다. 물론 소비자들이 그와 같은 체력의 노골적 표현을 2011년의 고성능 대형 세단에 원하는 것인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하지만 세 차 가운데 AMG가 한눈에 가장 화려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효과는 실내로 자리를 옮겨도 마찬가지다.

재규어와 BMW의 제법 절제된 실내(두 차 모두 아랫급 차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맞춤 아이템들이 놀랄 만큼 적다)를 보고나면, 벤츠의 실내는 마치 핫 로드 차처럼 느껴진다. 시트는 세 차 가운데 가장 몸을 든든히 잡아주고, 눈에 보이는 곳마다 탄소섬유 장식(약 51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하지만)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스티어링 휠의 버튼 수는 BMW보다 적지만 마치 전투기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모습과 느낌이다. 심지어 E63의 가죽 냄새도 왠지 더 강렬한 듯하다.

벤츠는 M5처럼 달리고 있는 도로에 맞춰 전자장비를 조절할 수 있다. 댐퍼, 액셀러레이터 반응과 변속 특성을 바꿀 수 있지만, BMW처럼 차동제한 디퍼렌셜이 달려 나오지는 않는다. 이것은 AMG 퍼포먼스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고 2천655파운드(약 480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E63은 시속 50km 정도에서도 두세 배 정도 빨리 달리는 BMW보다 주행감각과 소리 모두 더 빠른 느낌이다. 벤츠의 승차감은 어떤 세팅에서도 더 든든하고, 스티어링은 조작에 더 찰지고 뛰어나게 반응한다. E63에 오르는 순간 다른 차들보다 더 잘 달릴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더 좋은 소리를 내는 V8 5.5L 트윈터보 엔진의 넉넉한 토크가 이어진다.

5,250rpm에서 525마력이 나오는 벤츠의 출력은 수치상으로는 강력한 M5에 미치지 못하지만, 1,750rpm에서 71.3kg·m에 이르는 최대토크는 전세를 역전시킨다. 하지만 이 차를 M5와 차별화하는 것은 두 가지 차이점이다. 하나는 E63 엔진의 놀라운 기민함이고, 다른 하나는 엔진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다. 사실 새 M5는 무거운 차다. 바탕이 되는 일반 5시리즈는 이전 모델보다 150kg 정도 무겁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M5는 유럽의 측정기준에 따르면 1,945kg에 이르지만 E63은 1,840kg이고 재규어는 그 중간 정도인 1,891kg이다. 벤츠의 엔진을 가장 폭발적인 반응과 엄청난 토크를 내도록 세팅하면, M5와는 확연히 다른 주행특성을 만들어낸다. 그 점에서 가장 먼저 확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논란의 여지는 있어도 그 덕분에 장거리 주행에서 이 차와 더 쉽게 사랑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벤츠의 뛰어난 핸들링 정확성이나, 급한 코너에서 차에 전적으로 의지하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놀라운 민첩함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물론 BMW와 재규어 모두 핸들링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방향을 바꿀 때 M5가 차의 무게를 제어하는 방식은 아주 혼란스럽다. 심지어 직선구간에서 가속할 때 대부분 벤츠를 앞설 수 있지만 절대 E63만큼 날카롭지 않다. 벤츠의 더 강력한 접근과는 대조적으로, 도로 위를 달리는 M5에서는 극적인 면이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다. M5는 침착하게 지평선을 향해 달려가고, 더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더 조용한 엔진소리는 그 순간 운전자가 얼마나 빨리 달리고 있는지를 잊게 만든다. 어느 정도까지는 재규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XFR의 스티어링은 M5의 그것보다 더 소통되는 느낌이 강하지만 V8 엔진 또한 약간 더 시끄럽다.

달리 보면, 최신 E63은 몰고 있는 매 순간이 이벤트 같은 느낌이다. 새로운 트윈터보 엔진에도 불구하고, 주행감각은 고전적인 형태에 더 가깝다. 하지만 중요한 의문점은 과연 어떤 방식이 2011년이라는 시점에 가장 어울리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문은 혼자서 시골길을 내달릴 때 뿐 아니라 고속도로, 시내, 국도, 자동차 전용도로 위에서는 물론이고 1년 365일 내내 이 모든 환경을 달릴 때에도 해당된다.

BMW는 더 부드러운 접근을 요즘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것이 구형 M5의 한층 광적인 개성을 더 부드러운 접근으로 돌리게 된 이유다. 그 결과로 M5는 부분적으로 XFR과 비슷한 차가 되었다. V10 엔진을 얹은 이전 모델만큼 높은 수준을 갖춘 인상적인 차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몰기에 훨씬 더 매력적인 차가 된 것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일들을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막연하게 이 차를 꿈꾸는 사람들보다는 실제로 M5를 살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아마도 옳은 선택일 것이다. BMW는 더 빠르고 편안하면서 조금 더 고급스러운 감각이지만, 고성능 세단에서 더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섬세함? 조작 편의성? 아니면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 그 해답이 무엇인지는 여러분이 잘 알 것이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 BMW M5 주행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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