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를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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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4.3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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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의 오토 라이프

나는 폭스바겐 R 디비전의 착한 관계자들로부터 구미가 당기는 초청을 받았다. 빙판길 운전 행사였다. 그들은 내게 스웨덴에서 벌어지는 이 행사에 참가하여 폭스바겐의 신차가 ESP를 해제할 때 드리프트하는 재미가 얼마나 큰지 맛보라고 했다.

지금 당장은 어느 폭스바겐, 심지어 R 모델도 ESP를 해제할 수 없다. 하지만 머지않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전자장치의 방해를 받을 걱정 없이 골프 GTI나 시로코 R을 오싹한 슬라이드로 몰아넣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신차 시승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발상에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해제할 수 있는 ESP에 관하여 나는 갈림길에 서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모두 속으로 믿는 바와는 달리 운전대를 잡을 때 별로 뛰어난 드라이버가 아니다. 시속 60km 이상에서 컨트롤을 잃으면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폭스바겐 차에 달린 좋은 ESP 시스템은 곧잘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준다. 말을 바꿔 ESP는 절대다수에게 논란의 여지없는 안전장치다. 하지만 동시에 그 장치를 해제하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가령 트랙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이럴 때는 전자 안전장비를 벗어던지고 잠시 슬라이드를 즐길 만하다.

바로 여기에 새 폭스바겐 시스템의 매력이 있다. ESP를 해제하고 시로코를 옆으로 밀어붙이며 몇개 코너를 돌파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운이 아주 좋으면 타이어 값을 더 내는 것만으로 하루를 끝낼 수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수입이 짭짤한 모델의 ESP를 해제할 수 있게 한 것은 부품담당 부서의 이익을 올리기 위한 상술은 아니라 믿는다. 그렇다고 가야할 올바른 길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내가 일상적으로 몰아본 골프 GTI, 나아가 시로코 R의 ESP 시스템은 어느 차에 못지않은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심지어 눈 위에서도 완벽한 스핀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가 실제로 시험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결국 실패했다. 반면 트랙을 고속으로 달릴 때는 거의 한계에 접근하지 않는 한 ESP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비가 오는 날 뉘르부르크링에서였다. 바로 레이싱의 전설 한스-요하힘 슈투크가 우리 차의 운전대를 잡았다. 그래도 ESP는 100% 필요했다. ESP가 없었다면 레이싱계의 거물 슈투크도 두 번쯤 큰 사고를 낼 뻔했다. 내가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트랙 절반을 돌기도 전에 차가운 회색의 값비싼 아데나우 아람코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처럼 폭스바겐 ESP는 아주 비싸지만 탁월한 장치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ESP를 해제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다니 영문을 알 수 없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운전자가 ‘off’(해제) 버튼을 누르면 드리프트하는 것과 다가오는 사고를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ESP를 해제하고 가까운 도랑에 우아하게 처박힌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할까?

글ㆍ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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