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60 2.0 디젤, 가격과 연비 위한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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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 2.0 디젤, 가격과 연비 위한 다이어트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5.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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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안 프리미엄의 가치를 살리면서 가격과 연비까지 고려한 다이어트 버전

요즘자동차업계의 큰 이슈 가운데 하나가 다운사이징이다.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같은 배기량으로도 에너지 효율이 좋은 엔진을 만드는 것까지 핵심은 연료를 적게 소모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다이어트와 비슷한 개념인데, 물론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좋은 다이어트를 뜻한다. 최근 국내시장에 선보인 볼보 S60 2.0L 디젤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모범적이다. 무엇보다 성능이 개선된 2.0L 디젤 엔진을 얹으면서 도심 추돌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시티 세이프티 기능도 추가해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오늘은 이 2.0L 디젤 엔진에 중점을 두고 달라진 S60을 면밀히 관찰했다. 이 엔진은 볼보가 2008년 처음 선보인 D5 디젤 엔진과 같은 블록을 쓰는 패밀리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63마력/3,500rpm이고, 40.8kg·m의 최대토크가 1,500~2,750rpm에서 나오는데 저회전부터 넓은 토크 밴드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2.0L 디젤 엔진의 개선사항들을 보면 캠샤프트와 커넥팅 로드의 중량을 최적화하고, 새로운 저마찰 타입의 피스톤 링을 적용했다. 엔진 내부의 오일펌프는 체인으로 구동되는 타입으로 바꾸었고, 피스톤 쿨링 밸브는 그냥 규칙적으로 개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밸브가 컨트롤되는 타입으로 바꾸어 연료 소모를 더 줄였다. 또한 신형 진공 펌프 역시 엔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엔진 파워를 높이는 동시에 회전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들을 개선할 때는 단지 무게만 줄이는 것보다는 마찰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회전 관성을 고려한 최적화가 중요하다. 2.0L 디젤 엔진의 개선 포인트가 바로 그것이며, 연료 경제성과 드라이버빌리티의 향상이 키포인트. 그 결과 현재 2.0L 디젤 엔진의 성능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토크는 아우디 A4나 BMW 3시리즈의 2.0L 디젤보다 높다. 굳이 D5가 아니더라도 동력 성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이며, 배출가스 기준은 유로 5를 만족시킨다.

D5와 2.0L 디젤의 차이점은 D5가 트윈 터보를 쓴다면 2.0L 디젤은 VGT 방식의 싱글 터보라는 점, 그리고 보어×스트로크가 D5는 81×93.15mm인데 비해 2.0L 디젤은 81×77mm로 스트로크가 짧다. 당연히 ECU와 관련 부품의 사이즈와 중량 등에서는 수정이 이뤄졌다. 피스톤 스피드 자체는 롱 스트로크 타입이 빠를 수 있지만, 순발력과 전체적인 회전질감에서는 상대적으로 숏 스트로크 타입이 좋기 마련이다. 2.0L 디젤 엔진을 얹은 S60을 처음 탔을 때 약간 카랑카랑한 성격을 가진 휘발유 엔진처럼 순발력이 좋게 느꼈던 것도 이런 엔진의 스트로크 성향과 관련이 있다. 정확하게 D5와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2.0L 디젤은 정숙성도 수준급이고, 소리의 질감도 좋은 편이다.

6단 변속기의 기어비 자체는 D5 시절과 동일한데, 기술 데이터를 보면 묘하게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최종감속비는 D5 엔진 사양보다 지금의 2.0L 디젤 엔진을 얹은 타입이 작았다. 즉 총감속비가 더 작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D5의 경우 총 감속비가 1단 13.273에서 시작해 6단은 2.195이고, 2.0L 디젤은 1단 12.755에서 6단이 2.109까지다. 기어비 자체를 보면 3.0L 디젤의 보폭이 더 넓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가속에서 순발력 있게 차고 나가는 것은 엔진의 반응이 그만큼 빠르고, 1,500rpm부터 시작해 2,700rpm까지 매우 폭넓은 토크가 나오기에 이런 설정이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의 기어비 설정은 실제로 더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더 높은 스피드로 달릴 수 있어 당연히 연비 향상에도 기여하게 된다. 6단 100km 항속은 1,600rpm이면 족한데, 이 역시 최대토크를 내는 구간에 포함된다.
개정된 연비 규정에 따라 S60 2.0L 디젤이 공인받은 복합연비는 14km/L, 고속도로 연비는 17.1m/L, 도심 연비는 12.2km/L로 성능이 괜찮은 편이다. 게다가 D5보다 470만원이 저렴하다는 것도 강점. 단순히 D5를 대신해 2.0L 디젤을 선택한다면, 국내 개인 승용차의 평균 주행거리가 연간 17,000km라고 하는데, 현재 평균 경유가격인 리터당 1,850원을 기준으로 해도 1년 8개월 동안의 연료비를 버는 셈이다. 약 0.5L 차이인 배기량에 따른 자동차세 경감은 보이지 않는 덤이다.

한편, 요즘 차들의 제어 능력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데 어쩌면 오늘날 오너들이 가진 운전 실력의 1/3 정도는 차의 성능에 기인한다고 할 수도 있다. 볼보가 S60 전 모델에 탑재한 CTC(Corner Traction Control) 기능도 자기도 모르게 운전 스킬을 키우는 시스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CTC는 앞바퀴의 토크 균형을 컨트롤해 커브에서 언더스티어를 줄여 보다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모션으로 코너링을 돕는 장치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잘 튜닝된 CTC 덕분에 아마 어떤 운전자는 어느새 코너링 스킬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S60의 국내 시판 모델에 적용된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능은 앞 유리 위쪽에 있는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반사되는 장애물의 상대속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시속 30km 이하로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이 좁혀져 추돌위험이 있음에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않으면 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이거나 완전히 멈추게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레이더 센서의 디텍팅에는 차의 뒷부분 정도의 면적과 반사율이 높은 것일수록 성과가 좋았다. 도심에서 추돌 방지에 효과적인 이 시스템은 메리츠화재를 통해 자동차업계 최초로 자기차량손해 담보 기본보험료 5.5% 인하 상품을 선보인바 있다.

이밖에 디테일과 개성을 중시하는 오너들을 위한 스타일링 패키지도 준비되어 있다. 얼핏 봐선 리어 스포일러만 눈에 띄지만 스타일링 패키지에는 전후방 스키드 플레이트, 사이드 스커트, 듀얼 머플러 팀, 스포츠 페달로 구성되어 있다.

글 · 김태천(자동차 평론가)

VOLVO S60 2.0L DIESEL
가격 4천480만원
크기 4630×1865×1480mm
휠베이스 2775mm
최고시속 215km
0→시속 100km 가속  9.2초
엔진 직렬 5기통, 1984cc, 터보 디젤
최고출력 163마력/3500rpm
최대토크 40.8kg/1500~2750rpm
변속기 6단 자동
연비(복합) 14.0km/L
CO₂ 배출량 141g/km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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