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벤츠 SLS 로드스터, 렉서스 GS, 인피니티 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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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벤츠 SLS 로드스터, 렉서스 GS, 인피니티 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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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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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카디자인 담론

벤츠 SLS 로드스터
벤츠의 스포츠 쿠페 SLS의 로드스터가 국내에 출시됐다. SLS 로드스터는 물론 SLS 쿠페 모델의 지붕을 없애고 컨버터블로 바꾼 것이지만, 본래 로드스터는 처음부터 지붕이 없이 설계된 차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SLS 로드스터는 기본 구조가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쿠페든 로드스터이든 지붕 유무에 의한 차체 강성의 차이가 없을 것이므로, 구조적으로는 로드스터인 셈이다.

SLS 로드스터는 가격으로 본다면 대중적인 차는 아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이들에게 SLS 시리즈는 ‘그림의 떡’이겠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디자인은 스포츠카 디자인의 한 가지 방향을 보여준다. 그것은 SLS 쿠페도 그렇고 로드스터 역시 차체 디자인은 1954년에 등장했던 300SL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차체 디테일은 클래식 모델과 다르지만, 긴 후드와 짧은 데크 등의 전체적인 차체 비례는 클래식 300SL과 같은 흐름이다. 그리고 앞모습은 클래식 300SL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린 수직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역사가 긴 브랜드들은 차체 디자인에서 전통적 요소들을 중심으로 하게 되는데, 특히 SLS와 같이 고가의 차들 즉 대중성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모델들은 그런 이유에서 감각적인 디자인보다는 오히려 명확한 성격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취하게 된다. 즉 보편성보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이나 선대 모델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특징을 반영한 디자인이 나타나게 된다. 가령 보닛의 윗면과 앞 펜더에 만들어진 공기 배출구 형태, 그리고 거기에 설치된 각각 두 개씩의 금속제 스트레이크(strake)와 같은 디테일들은 모두 클래식 300SL의 그것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의 형태 역시 디테일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클래식 SL 모델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만들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SLS 로드스터 디자인은 감각적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첫 인상은 조금 점잖은 이미지이다. 스포츠카의 디자인은 대개 공격적이거나 감각적인 성향을 추구하겠지만, 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스포츠카 디자인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뉴 렉서스 GS

새롭게 등장한 렉서스 신형 GS는 렉서스 차체 디자인이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것은 앞서의 GS 모델들이 전반적으로 스포티하면서 비교적 온건한 인상을 가지려고 했던 것과는 달리 신형 GS는 상당히 파격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범퍼 등으로 구성된 디자인은 디테일 디자인의 극치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릴의 양쪽에 있는 꺾인 크롬 장식과 헤드램프의 수많은 디테일들은 단순한 선 처리가 없이 약간의 변화라도 모두 가지고 있다. 게다가 라디에이터 그릴이 범퍼 쪽으로 내려오며 좁아지다가 다시 범퍼 아래로 내려가면서 넓어지는 형태는 전면의 인상을 매우 공격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강한 앞모습은 차체 측면으로 가서는 미묘하게 처리된 캐릭터 라인 등에 의해 오히려 크게 약화되고 있다. 캐릭터 라인이 종이를 살짝 접은 것 같은 이미지로, 면과 면이 만나서 각도가 바뀌면서 단순히 한 번 접히는 정도의 선으로 매우 미묘한 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캐릭터 라인이 차체의 끝까지 연결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뒷문의 도어 핸들에서 사라지고 그 이후에서는 또 다른 높이의 미묘한 캐릭터 라인이 시작되는 다중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뒷모습에서는 이전의 GS 모델의 볼륨감 있는 형태 대신에 테일 램프와 번호판 부착면의 구성에 굴곡을 넣었으며, 테일 램프의 디자인 역시 이전 GS 모델에서와 같은 볼륨감보다는 약간은 구성이 복잡한 이미지로, 마치 YF쏘나타의 뒷모습 같은 인상이 얼핏 스쳐지나간다. 초기의 렉서스가 개성보다는 중립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면, 최근의 렉서스는 일본 메이커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지만, 강렬한 앞모습과는 달리 미묘한 느낌으로 처리한 옆모습과, 다사 복잡한 뒷모습은 여전히 렉서스의 디자이너들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앞서의 GS 모델들을 통해 볼 때는 렉서스의 디자인은 단순히 일본의 국적성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신형 GS의 디자인은 일본의 성향,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세부적인 디테일에 집중하고 한편으로 미묘한 형태 변화를 통해 조금은 소극적으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렉서스가 일본이라는 국적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피니티 FX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이제 어느 정도 나름의 성격으로 정리되어 가는 것 같다. 사실 초기의 인피니티 차들, 즉 1989년에 등장했던 첫 번째 Q45 같은 모델들은 육중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디자인이기는 했지만, 내/외장 디자인에서 일본색이 무척 강했다. 그때는 미국의 인피니티 딜러의 건물 실내 디자인조차도 일본식 정원이나 창호지 문을 모티브로 하는 이른바 젠(禪) 스타일로 꾸며서, 일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내세웠었다. 반면에 렉서스는 국적이 느껴지지 않는, 조금은 국적 불명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서였는지 오히려 인피니티와 큰 판매량의 차이를 보이며 성공을 거두었었다.

그 뒤로 인피니티의 디자인은 약간 혼선을 겪으면서 모호한 느낌을 주는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가 고성능을 브랜드의 성격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2005년 전후부터 디자인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시기를 즈음해서 닛산의 새로운 디자인 수장 나카무라 시로가 부임한 이유도 있었지만, 국적을 내세우기보다는 자동차 자체의 성능을 모티브로 가지는 디자인이 나오면서 인피니티 브랜드가 비로소 디자인에 대한 방향을 잡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물론 그러한 성격의 변화로 ‘일본색’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차체의 형태와 선의 흐름에서는 미묘하면서도 디테일의 변화가 있는 일본적인 성향을 가진 조형기법을 볼 수 있다.

FX를 보면 차체의 전반적인 면의 흐름은 커다란 볼륨을 가지고 만들어져 있지만, 벨트라인이 보닛의 캐릭터 라인으로 연결되고, 그 라인이 라디에이터 그릴을 형성하면서 다시 앞 범퍼의 윗면을 만들면서 사라지고, 차체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뒤쪽으로 가면서 벨트라인과 혼동될 정도로 변화되는 한편으로 앞 펜더로 와서는 사라진다. 보닛 캐릭터 라인은 앞 펜더의 모서리 능선을 만들어내면서 헤드램프의 눈매를 만들지만, 헤드램프의 아래쪽에는 디테일한 곡선이 표정을 만들어내는 등 디테일에 치중한 디자인이 나타난다.

전체적으로는 커다란 흐름의 선이 있지만, 좀 더 세부적인 시각으로 보면 많은 디테일로 점진적인 변화를 만드는 조형 기법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FX를 비롯한 최근의 인피니티 차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인데, 이러한 조형성이 최근의 인피니티 모델들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글ㆍ구상(국립 한밭대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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