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욕 자극하는 인피니티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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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욕 자극하는 인피니티의 등장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4.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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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있는 닛산 유럽 기술센터의 부사장인 제리 하드캐슬(Jerry Hardcastle)은 올해 제네바모터쇼의 컨셉트카에 대한 주제가 처음 불거져 나왔을 때 인피니티의 선행 프로젝트 계획 책임자인 프랑소와 방콩(Francois Bancon)과 껄끄러운 대화가 오갔음을 넌지시 털어놓았다.

하드캐슬은 이렇게 회상했다. “프랑소와는 우리에게 꽤 어려운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0→시속 97km 가속 4초에 최고시속 209km를 내면서 전기만으로 48km, 주행거리 연장 기능으로 483km를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원했어요. 그래서 저는 V6 터보 4WD 컨셉트카를 원하지 않는 게 확실하냐고 되물었죠” 하지만 방콩과 인피니티 임원들은 단호했고, 하드캐슬의 팀은 이머지(Emerg-e)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달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는 인피니티 기준에 맞는 고급스러움과 무공해 주행을 스포츠카의 성능과 결합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날렵한 2인승 뒷바퀴굴림 차인 이머지의 동력원은 총 출력 300kW(408마력)를 내는 전기모터가 두 개이고, 전기 동력만으로 48km를 달릴 수 있다. 로터스 설계에 바탕을 둔 3기통 1.2L 휘발유 엔진을 사용해 주행 거리를 늘리면 재급유할 때까지 최대 483km를 달릴 수 있다.

“이머지를 통해 우리는 성능과 즐거움이 지속 가능성과 상반되지 않음을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로서는 새롭게 시도하는 2인승 미드 엔진의 특별한 차를 만들었습니다. 인피니티 전체 라인업이 럭셔리 세계의 대안이면서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친환경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머지를 몰면 시내에서 전기차 모드로 아주 조용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힘찬 정적’이라고 하는데, 소음이 전혀 없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방콩의 말이다.

이머지는 닛산 디자인 담당 수석 부사장인 나카무라 시로가 제창한 아데야카(艶) 디자인 언어를 강조하는 인피니티 컨셉트카 3부작 중 세 번째 차다. 앞서 나온 두 컨셉트카는 608마력 에센스 쿠페와 소형 고급차인 에터리아로 각각 2009년과 2011년에 제네바에서 선보였다. 이머지는 쇼 카 외에도 주행 가능한 프로토타입도 제작 중이기 때문에 이전의 컨셉트카에서 한 단계 더 진보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최신 모델의 요소들을 한데 아우른 것과 같은 ‘진지한 연구’를 통해 추가적인 디자인적 도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하드캐슬과 그의 팀은 세 가지 부분에 도전했다. 우선 엔진과 모터, 그리고 부가장치의 설치와 냉각을 고려해야 했다. 그리고 이미 대부분 결정된 한계 내에서 외부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인피니티 고유의 고급스러움에 대한 기준에 맞춰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넓은 파노라마 루프와 호화로운 실내를 우선시해야 했다. 방콩은 “우리가 원한 것은 편안한 실내”였다고 말한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는 대개 좌석 위치가 이상합니다. 이 차는 일반도로에서 쓰이는 차로, 경주용 트랙만 달리지는 않습니다. 특히 2인승인 스포츠카에서는 가끔 마치 상자 안에 들어앉은 느낌이 들지만, 우리는 어느 정도 편안함을 담고 싶었습니다. 인피니티는 모든 면에서 단지 가속이나 속도에만 그치지 않는 성능을 표현하면서도 시각적인 관점과 이데야카 디자인 언어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머지의 양산차는 어떤 사람들이 사게 될까? 방콩은 최소 15만 달러(약 1억6천920만원)의 가격표에 매료될 잠재적 소비자들을 표현하는데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과 ‘반항적인’이라는 문구를 쓴다. 그는 유럽을 미국과 중국에 이은 주요 잠재시장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미 다른 스포츠카를 몰고 있는 사람이겠죠. 예를 들어 포르쉐 파나메라를 갖고 있으면서 재미를 위해 이머지 같은 차를 원하는 평범한 남자일 겁니다. 저는 이렇게 스포티하고 공격적이면서도 동시에 도시에서는 완전히 깨끗한 차를 갖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방콩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2인승에 15만 달러 정도인 차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5만에서 6만대 정도로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차를 생산한다면, 판매목표를 연 3천~4천대 이상으로 잡지
않을 겁니다. 물론 소량생산 차로도 수익을 올려야만 하겠죠. 하지만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방콩은 이머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핵심을 벗어난 부분에 대해는 너무 깊숙이 살펴보지 않았지만, 만약 이 차를 생산한다면 유럽에서 할 겁니다. 탄소섬유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기존 공장에서 생산되지는 않겠지만, 피닌파리나, 로터스 같은 파트너는 많이 있으니 어렵지 않게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라도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만약 양산하고 싶다면 모터를 공급할 적적한 파트너도 찾아야 할 겁니다. 전기모터로 100kW 이상의 출력을 원한다면 비용은 한계에 이르겠지만, 그런 모터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머지로 인피니티의 컨셉트카 3부작은 막을 내리고, 나카무라는 이제부터 ‘양산차에 가까운 더 많은 모델을 보여줄’ 욕심을 표현하고 있듯이, 회사 내에는 최신 컨셉트카를 더 결단력 있게 인피니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활용할 의지가 있다. “인피니티가 지향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공격적인 성능과 더불어 무공해를 통해 부가적인 가치를 결합하는 것이죠. 그것은 아마도 인피니티뿐 아니라 모든 럭셔리 메이커들의 미래일 것입니다.”

INFINITI EMERG-E
크기 4865×1930×1680mm
휠베이스 2885mm
무게 2165kg
엔진 V6, 2993cc, 터보디젤
최고출력 238마력/3750rpm
최대토크 56.1kg·m/1750~2500rpm
연비 10.2km/L
CO₂ 배출량 408g/km
변속기 7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265/60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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