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대결 카이엔 vs 투아렉
상태바
하이브리드 대결 카이엔 vs 투아렉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3.30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이엔과 투아렉 하이브리드는 설득력이 있을까? 아니면 휘발유나 디젤을 고수해야 할까?

카이엔과 투아렉은 동일한 기본 아키텍쳐에 최고출력 375마력, 최대토크 59.2kg·m를 내는 휘발유-전기 병렬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공유한다. 둘 다 2톤이 넘는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0→시속 100km까지 6.5초 만에 도달한다. 견인력은 3.5톤이고 가격은 6만 파운드(약 1억1천만원)에 가깝다. 카이엔은 £59,058(약 1억820만원)부터 시작되고, 보다 사양이 좋은 투아렉은 놀랍게도 £57,100(약 1억460만원)부터다. 그러니 이들은 모든 면에서 합당한 수준을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런던에서 이에 대한 확인에 나섰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장점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도심에서 명쾌하게 나타날 것이다.

유일한 직접적 경쟁자인 렉서스 RX450h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전기만으로 시속 50km 내외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렉서스와 달리 카이엔과 투아렉은 구동력이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를 거치고, 이 힘은 앞/뒤 40/60으로 배분된다.

카이엔에 들어서면 화려하게 둘러진 것들을 통해 즉각 포르쉐임을 알 수 있다. 시승차의 가격은 옵션을 모두 합쳐 £72,098(약 1억3천200만원). £3,444(약 63만원)짜리 휠, 그리고 매력적이지만 비싼 £3,464(약 64만원)짜리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양이 빠져도 충분히 호화롭게 느껴질 것이다. 두 차의 가격표를 먼저 살펴보고 난 뒤에 직접 앉아보면, 카이엔에서는 추가로 부담해야 할 부분이 아주 적게 느껴진다.

하지만 투아렉은 오프로드 스위치를 갖추었다. 이 장치는 중앙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과 전자식 디퍼렌셜 록의 제어를 통해 까다로운 지형에서의 트랙션을 개선한다. 하지만 한쪽은 필드에 잘 어울리고 한쪽은 골프 클럽 주차장에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을 배경으로 한 우리의 테스트는 오프로드 주행이나 성능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주차빌딩에서 시작되었다. 여기서는 넓은 시야와 더불어 예측가능하고 점진적인 주행이 가장 중요하다. 둘 다 이 부분은 잘 처리하지 못했다. 경사로에 멈춰 서자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개입했다. 하지만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거의 아무 반응이 없는 드로틀을 휘발유 엔진이 깨어날 때까지 밟아야 했고, 결국 차는 휙 튀어나갔다.

전기모드에서는 주차장을 고요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 만족스럽긴 하다. 하지만 전형적인 도심주행의 낮은 속도에서는 전기, 휘발유 그리고 복합 모드로의 변환이 부드러운 주행을 망친다. 브레이크는 몹시 인위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반응을 갖고 있어서, 이 차들이 태생적으로 잘 처리해야할 저속 주행을 불만스럽게 만든다. 게다가 폭스바겐 그룹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주변의 열린 도로에 나가서도 쓰기에 그리 편하지 못했다. 고르지 못한 동력전달과 동력원 사이의 어색한 변환이 원인이었다.

드로틀을 신중히 다룰 경우, 이 시스템은 '한때 이 클래스의 시작이자 끝'이었던 렉서스 RX450h보다 더 많은 시간을 전기만으로 이동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연비도 좋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도로가 비어있고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다면, 투아렉과 카이엔은 전기로 1.6km 내외를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건은 우리가 도심을 시속 56km 주행하는 동안 극히 드물었고, 포르쉐는 8.7km/L, 폭스바겐은 8.2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런던 서쪽을 좀 더 달렸지만 연비는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둘 사이의 차이는 확인할 수 있었다. 카이엔 하이브리드는 조작과 교감 면에서 포르쉐에 기대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스티어링은 지나치게 가벼웠고 브레이크는 너무 민감해서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최상의 포르쉐가 제공하는 유기적이고 직관적인 동력 전달에 비해서도 일관성이 너무 떨어졌다.

투아렉과 다르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했다. 기본적 구성상의 차이라기보다는 사양의 차이가 원인이었다. 투아렉은 사이드휠이 높은 18인치 타이어와 기본 스틸 스프링을 가진 반면, 포르쉐는 21인치 휠에 1,052파운드(약 190만원)짜리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두 차 모두 옵션)을 장비했다. 그 결과 투아렉 쪽이 좀 더 튀고 포르쉐보다 조종성이 부족해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조향과 제동은 거의 같게 느껴졌다. 연비개선, 그리고 하이브리드 SUV의 명쾌하고 확고한 장점에 대한 발견이 기대됐던 우리의 런던 서부 주행은, 이동 거리가 늘고 빨간등이 켜질수록, 그렇게 되지 않을 것임이 명백해졌다. 이 차들은 힘이 좋고 다루기 편한 가속력을 제공하긴 하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는 불합격이다.

승차감은 경쟁모델(세단과 SUV를 합쳐)들과 비교해 나쁘다. 움푹 파인 곳에서는 충격을 전달하고, 심지어 스폰지 타이어를 단 투아렉조차도 영국 도심의 불균일한 노면에서는 불편하게 안절부절못한다. 정숙성은 그래도 봐줄만한 부분이다. 실내는 아주 조용하고 가끔은 적막하다. 하지만 엔진이 돌 때도 휘발유 모델보다 크게 조용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연비는 모든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 충분한 테스트를 마치고 실연비를 측정한 결과, 폭스바겐은 6.2km/L, 포르쉐는 6.0km/L를 기록했다. 더불어 우리의 평균속도는 겨우 시속 14.5km였다. 시외에서는 고속도로와 시내 도로를 합쳐 둘 다 8.1km/L로 향상되었다. 하지만 이는 일반 고성능 SUV들에 비해 크게 나을 것이 없는 수치다.

이제 평결을 내릴 때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A나 B중 하나를 선택해왔지만, 여기서는 둘 다 추천하기 어렵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영국에서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 또한 포르쉐 카이엔과 폭스바겐 투아렉의 다른 모델들은 동급에서 최고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글 · 비키 패럿(Vicky Parrot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