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에서 처음 공개된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빠르고 가장 강력한 로드카다. 아울러 올해 말에 나올 새로운 엔초를 비롯, 페라리의 미래 V12 모델을 선도할 것이다.

F12 베를리네타는 0→시속 100km 가속 시간 3.1초, 0→시속 200km 가속에 8.5초, 최고시속 340km 이상의 성능을 지녔다. 최대토크는 70.2kg·m로, 2,500rpm에서 토크의 80%를 끌어낼 수 있다. FF와 같은 V12, 6,262cc 엔진을 얹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FF보다 각각 80마력, 7.0kg·m 상승했다. V12 6.0L을 얹은 599의 620마력, 61.8kg·m과는 더 큰 차이를 보인다. 리터당 출력은 118마력이다.

F12의 파워는 599에 비해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연료소비와 CO₂ 배출량은 그에 비례하여 줄어들었다. 스톱-스타트를 선택하면 연비는 8.0km/L에 이르고(599는 6.7km/L), CO₂ 배출량은 415g/km에서 350g/km로 줄었다. 페라리는 599보다 F12를 폭넓게 손질하여 추가된 성능을 소화해냈다. 차체 크기는 길이,618mm, 너비 1,942mm, 높이 1,273mm로 599 보다 47mm 짧고, 200mm 좁고, 63mm 낮다. 휠베이스 역시 599보다 짧다. 페라리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2,750mm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 작업은 후반부에 집중되었다. 서스펜션과 트랜스액슬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전체적인 용량을 줄이기 위해 새롭게 손을 보았다. 엔진, 시트와 대시보드도 더 낮고, 599에 비해 무게중심도 더 낮다. 앞, 뒤 무게배분은 46:54이다. F12는 완전히 새로운 알루미늄 스페이스프레임 섀시와 보디를 쓴다. 12종의 서로 다른 합금으로 이루어져 599보다 강성이 20% 상승했고, 무게는 1,525kg으로 599보다 70kg 가벼워졌다.

페라리는 피닌파리나와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에서 다듬은 에어로다이내믹을 강조한다. 페라리 XX 프로그램에서 얻은 교훈을 살려 599보다 다운포스를 76%나 끌어올렸고, 공기저항계수를 0.299로 깎아내렸다. 아울러 ‘에어로 브리지’(Aero Bridge)라는 새로운 보조장치를 공개했다. 이는 보닛의 흡기구를 통해 받아들인 공기를 앞 휠아치를 거쳐 옆면을 따라 내보내 공기저항을 크게 줄여준다. 여기에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가 일정한 온도에 도달하면 브레이크 냉각 덕트만을 열어주는 액티브 브레이크 쿨링을 갖추었다.

F12에는 여러 가지 전자보조장치가 기본으로 마련되어 있다. 페라리 E-디퍼렌셜, EXP 프리미엄, F1-트랙과 고성능 ABS와 함께 페라리의 최신 전자력 서스펜션(SCM-E)을 갖추었다. 프라우 가죽 실내에는 경량 대시보드, 카본파이버와 알루미늄 트림이 사용되었다. 여기에 항공 분야에서 영감을 받은 환기구를 달았다. 아울러 458 이탈리아와 FF의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를 채택하여 거의 모든 주요 컨트롤 장치를 스티어링에 마련했다.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25만 파운드(약 4억5천만원)을 넘을 전망. 제네바모터쇼에서부터 주문이 시작되었다.

현시점에서 가장 빠른 차, F12
데이토나로 알려진 페라리 365 GTB/4는 세계 최초의 슈퍼카라 할 수 있다. 시속 290km를 넘어서는 첫 로드카였다. 하지만 2012년의 시각에서, 360마력의 출력은 다소 빈약해 보인다. 그 후로 성능 수준을 다시 설정하는 수많은 머신이 나왔다. 모두들 당시에는 불패의 선례를 남기는 듯했다.

가령 우리 <오토카>가 재규어 XJ220을 시승했을 때, 0→시속 100km 가속 시간 7.9초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이 채 되기 전 맥라렌 F1이 기존의 기록(과 우리 마음)을 산산이 날려버렸다. 0→시속 100km 가속에 6.3초, 0→시속 320km 가속까지 20.8초를 기록했다. F12 베를리네타는 올해 말 신형 엔초가 나오면 플래그십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 하지만 이미 F12는 부가티 베이론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