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vs 페라리 599 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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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vs 페라리 599 GTO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03.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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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599 GTO를 잡기 위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나섰다. 결과는?

우리가 웨일즈를 방문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때문. 무르시엘라고와 그에 앞서 나온 모든 미드십 V12 엔진 람보르기니들을 대체하는 차다. 아벤타도르는 무르시엘라고보다 약간 더 좁지만 길이는 길다. 면적은 9.7㎡로 포드의 상용차인 트랜짓보다도 아스팔트 위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한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에는 6.5L 자연흡기 V12 엔진, 7단 자동화 수동변속기, 그리고 700마력의 최고출력을 최대 0~60%까지 앞바퀴로 보낼 수 있는 4WD 시스템이 담겨 있다. 이들은 모든 자동차 관점의 기준에서 보더라도 모두 훌륭한 수준이다. 그래서 우리는 적나라하게 비교할 경쟁자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나야만 했다. 우리가 찾아낸 경쟁자는 바로 페라리 599 GTO.

람보르기니는 아벤타도르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4천대 이상을 너끈히 판매하겠지만, 대단히 많은 대수는 아니다. 반면 599 XX를 일반도로용으로 만든 599 GTO는 단 599대만 한정 생산되었고, 모두 판매되었다.

페라리가 GTO의 V12 6.0L 엔진 내부를 ‘정밀하게 연마’하고 엔진의 유압 태핏을 ‘다이아몬드처럼 카본 코팅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벤타도르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GTO는 겨우(?) 680마력을 낼 뿐이다. 599의 무게(1,495kg)가 아벤타도르(1,575kg) 보다 80kg 가볍다는 점을 감안해도, 아벤타도르는 수치상의 성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아벤타도르는 0→시속 100km 가속까지 2.9초 만에 도달하며, 시속 349km까지 달릴 수 있다. 599 GTO는 0→시속 100km 가속이 3.35초, 최고시속은 335km에 이른다.

두 차 모두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갖추고 있지 않다. 599의 경우, 페라리가 선호하는 형태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나오기 전에 개발되었기 때문이고, 아벤타도르의 경우, 람보르기니의 말에 따르면 ‘가장 감각적인’ 변속을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상한 얘기다. 필자는 아벤타도르에 타고 기어를 변속하며 여러 번 감성을 느꼈지만, 아직까지 그 가운데 ‘만족’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하겠다.

여러 가지 면에서, 아벤타도르에 람보르기니의 고전적인 특징이 남아있다는 점은 신선하다. 새로운 실내에 몸을 밀어 넣으면 여전히 흉포한 무언가의 날카로운 끝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앞표지에서 뒷표지까지 제대로 읽은 자동차 서적은 쿤타치에 대한 것이었는데, 아벤타도르는 쿤타치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새로운 차인데도 그 차의 혈통을 느낄 수 있다.

아벤타도르에는 섀시를 엄청나게 단단하게 해주는 카본파이버 모노코크가 쓰였다. V12 엔진을 쓰는 람보르기니가 첫선을 보인 이후 처음으로 모든 서스펜션은 위시본과 푸시로드로 구성되었고, 엔진은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페달에 발을 뻗으면 오른쪽 발이 깔끔하게 액셀러레이터를 바닥까지 밟게 되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좌석은 다소 밋밋하다. 또한 실내 디자인은 제트 전투기의 영향을 받았을지 몰라도 인체공학적인 면은 그렇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최신 전투기가 중요한 조절장치를 무릎 가까이에 놓아 잘못 조작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아벤타도르의 실내에는 GTO가 대적할 수 없는 특별한 느낌이 강렬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페라리는 목적의식이 분명하다. 시야가 좋고 4점식 안전벨트가 있는 시트는 몸을 꽉 잡아주며, 은색 칠을 한 플라스틱과 LCD 그래픽을 나열하는 대신 솔직한 원형 계기와 카본 소재가 널려 있다. GTO는 덜 과격하면서 동시에 더 깊은 인상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단 두 차는 시동부터 인상적이다. 두 차는 시동 소리부터 높은 톤이고 공회전 소리도 알맞게 우렁차다.

페라리는 노면이 거친 웰시의 도로에서 편안한 영역을 살짝 벗어난 느낌으로 어슬렁거리지만, 그럼에도 느긋하게 달리기에는 충분히 즐겁다. 엔진 반응은 깔끔하지만 고분고분하고, 승차감은 든든하게 잘 따르면서 변속은 절도가 있다.

람보르기니에는 그처럼 고분고분한 느낌이 없다. 섀시는 놀랄 만큼 단단한 느낌이지만, 수동적인 댐퍼도 마찬가지다. 승차감은 앞서 나온 무르시엘라고보다 낫고 한때 있었던 스티어링 킥백은 이제 사라졌지만, 일반 도로에서는 여전히 단단한 차다. 변속기의 조율도 형편없어서, 종종 더디고 덜컥거린다. GTO는 이보다 뛰어나다. 스티어링의 정확도와 속도가 탁월하고 이런 성능의 차로서는 드물게 가볍다.

아벤타도르는 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다. 스티어링 감각은 더 느리고 무겁지만, 결과적으로 그 이상 정확하거나 감각적이지 않다. 스티어링의 무게는 아벤타도르의 묵직한 감각을 더한다. 이는 GTO에는 없는 것이다. 599는 줄곧 가볍게 움직인다. 든든함은 덜하지만 더 민첩하고, 특히 680마력의 출력 일부를 젖은 코너를 탈출할 때 쓰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GTO는 BMW M3 GTS의 더 성숙한 형태와 다를 바 없는 느낌이다. 두 차는 모두 거칠 정도로 강한 느낌을 주는 섀시를 갖고 있으며 구동력이 부족하다. 두 차 모두 경주차처럼 등뼈에 금이 갈 것 같은 반응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아벤타도르는 모든 면에 있어 여러분이 상상했던 보수적인 하이퍼카의 느낌이다. 가장 빠른 일반도로용 승용차가 어느 쪽인가 하는 것은 거의 중요하지 않다. 아니, 거의가 아니라 완전히 그렇다. 더 빠른 차를 판가름하는 것은 시야와 안전도, 그리고 법규다. 두 차 모두 추월이 아주 쉽지만, 두 차에서 3단 기어를 모두 활용해보면 여러분은 과격한 운전을 할 수 없게 만든 곳으로 시승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이런 차들을 탈 수 있는 도로에서 몰아본 결과, 더 즐길 수 있는 차는 페라리였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에게 필요한 곳은 자동차 경주 서킷이나 활주로다. 그래서 우리의 긴 여정은 웨일즈의 북쪽 저 멀리에 있는 앵글레시(Anglessey) 레이스 트랙으로 향했다.

여러분은 <오토카>가 차의 성능에 관련된 수치를 측정하거나 진지하게 트랙 테스트를 치를 때, 노트북을 갖고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가져가고 싶지 않았다. 따라서 여러분은 랩타임 기록 없이 멋진 몇 장의 사진들과 주관적인 즐거움에 대한 몇 가지 메모들만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여러분들이 서킷 주행 행사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은 것들이다.

곧게 뻗은 구간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람보르기니가 왕이다. 일반도로에서는 엔진이 뒷받침한다는 것을, 서킷에서는 그 엔진이 여전히 람보르기니의 주행감각의 핵심으로 남아있음을 항상 느끼게 된다. 직진하는 동안에는 부가티 베이론이 전혀 부럽지 않다.

사실,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고 변속기 프로그램을 스트라다에서 스포트를 거쳐 코르사로 바꾸면, 아벤타도르는 매우 거칠게 기어를 높은 단으로 바꾸는데, 주관적으로 보면 부가티보다도 더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 터보차저의 초반 펀치 이후의 베이론은 매우 직선적이다. 아벤타도르는 출력이 정점에 이르는 8,250rpm 부근에서 빠른 변속의 가장 까다로운 상태로 매번 윗단으로 변속할 때마다 쉼표를 찍으며 앞쪽을 푹 숙였다가 다시 등을 후려친다.

상대적으로, GTO는 놀랄 만큼 빠르면서도 그 느낌은 그리 거칠지 않다. 마찬가지로 최고출력은 8,250rpm에서 나오고 굉음을 내는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람보르기니에 비해 성급함은 적고 변속은 부드럽다. 일부러 바퀴를 더 헛돌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차의 균형감각은 아름다울 정도다. GTO는 구동력을 잃을 때까지 도로 위에서 액셀러레이터를 계속 밟게 만들겠지만, 서킷에서는 그것이 아주 멋진 결과를 낳는다. 이 차는 458 이탈리아처럼 칼 같이 날카롭게 커브를 돌고 스티어링 감각도 매우 비슷하다. 458 이탈리아는 언더스티어에서 오버스티어로 바뀔 때 공격적일 수 있지만, 599 GTO는 기막히게 멋진 모습을 보인다. 언더스티어는 거의 전혀 느낄 수 없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어 턴 인을 유도하면 아름다울 만큼 멋지게 차체 뒤쪽이 코너링 라인을 파고든다.

그 순간부터 코너링 라인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뉴트럴 스티어와 스핀 사이의 간격은 극단적이지 않다. 액셀러레이터와 스티어링 조작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차체가 미끄러지는 동안 엔진이 회전한계를 넘어선다면? 기어를 윗단으로 올려 계속 달리면 된다.

람보르기니는 어떨까? 최고의 모습은 직선 구간에서 모든 코너를 집어 삼키는 데에서 드러난다. 저속 코너에서는 언더스티어가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운전자는 더 중립적인 균형을 찾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언제나 뛰어난 접지력과 든든함이 있고, 섀시 뒤쪽이 제자리를 찾도록 브레이크에서 살짝 발을 떼어 코너에 진입하면 보다 고분고분하다.

하지만 이 차는 서킷보다는 활주로 쪽이 더 어울린다. 브레이크는 강한 조작을 반복하면 최소한 페라리보다는 덜 만족스럽고, 최선의 모습을 보이기에는 충분히 민첩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아마도 아벤타도르는 웨일즈보다 더 큰 무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더 넉넉한 공간이 있는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운전자가 차의 무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고속 코너와 그 출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더 긴 직선도로가 갖춰진 곳이 더 어울릴 것이다.

글 · 맷 프라이어(Matt P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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