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디자인 비평 : 뉴 포르쉐 911, 현대 i40 세단, 뉴 토요타 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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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디자인 비평 : 뉴 포르쉐 911, 현대 i40 세단, 뉴 토요타 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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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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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카디자인 담론

포르쉐 뉴 911
대표적인 스포츠카 포르쉐 911의 7세대 모델이 나왔다. 사실상 포르쉐 911시리즈는 자동차의 진화적 발전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차체 전체의 스타일 이미지는 거의 바뀌지 않았으면서도, 사실상 이전 모델과 똑같은 부품이 하나도 없는, 보통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아한, 문자 그대로 계속해서 다듬으며 발전시키는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르쉐는 대량생산되는 슈퍼카이다. 사실 최근에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들도 판매량이 늘면서 생산량도 늘어났지만, 생산 방식 자체는 ‘대량’ 생산방식은 아니다. 물론 다른 슈퍼카들에 비해서는 ‘많이’ 만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지만, 생산량 자체보다도 설계와 부품의 제작에서 규격화가 얼마나 돼 있느냐의 의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타는 소위 ‘보통차’들은 모든 설계와 구조가 규격화된 기준으로 만들어진 부품들로 이루어져있어서 단지 부품들을 결합하는 ‘조립’의 수준으로도 생산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슈퍼카들은 단순한 조립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 인력들에 의해 ‘제작’된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 말은 차의 유지 보수에 있어서도 일상성이 적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포르쉐는 독일의 차답게 고성능을 가지면서도 마치 양산차를 제조하거나 정비하는 듯한 느낌으로 탈 수 있다. 말하자면 세단을 타듯 탈 수 있는 스포츠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량생산 차들의 디자인적 특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다. 파가니 존다 같은 희소 차들은 차체 디자인에서도 아름답다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분분하기도 하지만, 포르쉐의 차들은 정말로 특이한 취향이 아닌 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잘 다듬어진 디자인을 보여준다. 물론 이 말은 평범한 디자인을 가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선의 흐름이 아름답고 정교해서 금형 가공에 의한 공업적 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오늘날의 자동차 기술에서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전체적인 스타일 이미지를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소위 ‘왕눈이’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과 미적 가치에 맞는 진화한 스타일로 각각의 시대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보여주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i40 세단

세단형보다 스테이션 왜건형 모델이 먼저 나왔던 i40의 세단형이 등장했다. 사실 현대자동차가 중형 승용차로 YF쏘나타가 있는데도, 그와 비슷한 등급의 중형 세단이 또 나온다는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까지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한 메이커에서 같은 크기의 모델을 두 종류 내놓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웃 나라 일본을 봐도 토요타나 닛산 등에서는 동일한 등급에서도 다양한 차들이 있다. 바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시대가 드디어 우리나라도 시작된 것이다.

가령 YF쏘나타가 미국 지향적 성격을 가진 중형 승용차라면, i40 세단은 유럽적 성향을 가진 차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i40 세단의 차체 디자인은 YF쏘나타와 달리 조금은 디테일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전체적인 스타일 성향은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이름의 최근의 현대자동차의 스타일 성향을 반영하고 있지만, 도어 섀시에 크롬 몰드를 넣고, 좀 더 밀도 높게 구성된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헤드램프의 디자인, 그리고 디테일이 많은 테일 램프를 비롯해서,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도 밀도 높은 유럽식 디자인으로 인해 스위치들이 가득한 느낌이다.

대개의 미국 차들은 선이 굵고 힘 있는 스타일을 가졌지만, 한편으로 섬세하지 않은 경향도 있다. 유럽의 차들은 실내외에서 질감을 중시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래서인지 i40 세단의 차체 측면 캐릭터 라인은 YF쏘나타와 동일한 흐름으로 처리되었으면서도 그 깊이에 있어서는 ‘힘 조절’이 들어가서 YF에서와 같이 조금은 강한 듯한, 과장된 느낌을 덜어냈다.

차체 측면에서 도어 아래쪽의 선의 연결이 뒤 범퍼로 이어지면서 선의 정리가 잘 되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게다가 세부적인 차체 디자인을 본다면 A필러와 후드, 펜더가 만나는 부분의 면 처리나 분할선의 설정에서 높은 수준의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i40세단이 나오는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럽적인 감각을 가진 중형 승용차를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해본다.

뉴 토요타 캠리

이번에 국내에 시판되는 신형 캠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관심이 집중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최근의 현대,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마켓에서의 상승세, 특히 미국시장에서 YF쏘나타와 K5(미국에서는 옵티마)의 상승세와 아울러 국산차와 직접 경쟁을 하는 모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들, 특히 현대·기아의 디자인 발전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고, 고유의 이미지와 오리지널리티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요타는 1세대 캠리(Camry)를 1982년에 발표했다. 최고급차 크라운 다음으로 큰 세단이라는 의미에서 왕관(Crown)의 일본어 단어 ‘카무리’(かむり)를 영어 철자로 표기한 것으로 일본에서는 준대형의 크기였지만, 국제기준으로는 중형승용차에 속하는 승용차였다. 캠리는 1987년에 개량된 3세대 SV30 모델부터 미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데, 미·일 자동차교역 자율협정에 의해 1988년부터 미국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해서 미국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미국제 일본 승용차로 자리 잡게 된다. 이렇듯 캠리는 미국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중형 승용차로 받아들여졌다.

신형 캠리의 차체 디자인에서는 강한 개성은 없고, 캐릭터 라인의 변화 같은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를 자제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차체 외부의 디자인 이외에도 실내 부품에서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인한 가벼운 느낌을 덜어내려는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직접 재봉질을 한 가죽을 씌워서 전반적으로 마치 수작업으로 마무리 된 유럽산 최고급 승용차의 감성을 추구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플라스틱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느껴지는 마치 렌터카 같은 염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이다. 실내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형태에서도 전반적으로 특징이 적은 무난하고 보편적인 형태를 추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신형 캠리의 내/외장 디자인을 요약해보면 전반적으로 형태의 변화보다는 질감을 높이려한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가격의 설정도 국산 준대형 승용차들과 직접 경쟁하기 위해 이전 모델보다 오히려 인하된 가격을 책정했다. 토요타가 국내시장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신형 모델이 나올 때마다 수백만 원씩 오르는 국산 차와 대조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은 언제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는 느낌의 차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글ㆍ구상(국립 한밭대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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