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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자판기에서 뽑아 쓰는 시대
2018년 09월 09일 (일) 18:25:06 최중혁 c2@iautocar.co.kr
   
카바나는 미국에서 현재 총 65개의 차량 인도장인 자동차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동전을 자판기에 집어넣는다. 끼이익. 큰 굉음을 내면서 무언가 내려온다. 자판기 커피? 아니다.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예상 밖일 수도 있다. 바로 자동차다. 미국 내쉬빌에서 시작된 중고차 업체 카바나(Carvana)는 소비자들에게 자판기(Vending machine)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한다. 이 업체는 엄청나게 치열한 경쟁 속에 있던 평범한 중고차업체였지만 자동차 판매 형태를 변화시킨 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바나는 미국에서 현재 총 65개의 차량 인도장인 자동차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주문은 오로지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며 직접 방문할 경우 항공권을 제공하고 리무진으로 출고장까지 에스코트를 지원한다. 구매자가 특별한 경험을 위해 매장을 직접 방문하면 회사는 평균 1681달러(약 190만 원) 수준의 배송비를 아낄 수 있다. 덕분에 이 금액만큼 타사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물론 온라인으로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소한 긁힘까지 체크할 수 있는 정밀한 사진을 제공한다. 또한 시험 운전을 7일 동안 할 수 있으며, 차량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조건 없이 환불도 가능하다. 

 


이번 2018년 2분기, 이 회사는 2만2570대를 판매했고 차량 1대당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2173달러를 기록했다. 앞으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가 위치한 베이 지역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 자판기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 때문인지 미국 최대 중고차 판매 업체 카맥스(Carmax)도 자사 고객의 90%가 온라인에서 차량을 살펴보기 때문에 웹상에서 360도로 차량을 살펴보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애지중지 만든 차를 어떻게 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기존엔 잘 훈련된 본사 직영점을 잘 관리하고 뛰어난 딜러를 확보하는 것이 자동차 판매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 때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자동차업체들도 점점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2년 미국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37억 달러(약 4조1403억 원)였지만 2016년엔 76억달러(약 8조5044억 원)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 ‘디지털 쇼룸’을 열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세계 1위 유통업체 아마존의 웹사이트에 ‘디지털 쇼룸’을 론칭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 중 아마존에 판매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이 디지털 쇼룸에선 현대차의 모든 신차 정보를 제공하고 차량 주문도 할 수 있다. 경쟁사의 동급 모델과 비교도 가능하며 현대차의 구매보증프로그램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선 TV홈쇼핑이나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팔면 영업직원들의 실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체들의 판매노조가 강력하게 반대해 이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하지만 각국에서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 비대면 판매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업계의 이러한 추세를 오랫동안 거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스토어처럼 소비자에게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경험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패턴이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시승 등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구매는 점차 온라인을 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는 진작부터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했고 BMW는 중국 티몰에 같은 형태의 디지털 쇼룸을 열었다. 국내에선 티몬이 재규어와, 옥션이 GM과 손을 잡고 이벤트성 온라인 판매 행사를 열었고 각각 3시간, 1분 만에 완판됐다. 수요는 충분하다.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많은 장점이 있다. 제조사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하게 차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차종과 트림, 색상은 일반 자동차 매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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