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 전기차의 디자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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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 전기차의 디자인 특징
  • 구 상 교수
  • 승인 2018.09.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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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에이터 그릴이 막힌 볼트의 앞모습

 

우리 주변에서 전기차를 보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지 뉴스에서만 보던 멀기만 한 존재가 아님은 틀림없다. 순수 충전식 전기차를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흔치 않은 차’라 할 수 있지만, ‘전동화’를 기준으로 하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 역시 전기차라 할 수 있고, 이 차량은 심심치 않게 도로에서 마주친다.

 

전기 동력을 사용하는 차량의 외관은 일반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엔진이라는 아날로그적인 존재가 없다는 점 때문에 디지털적 감성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전기차의 디자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새로 등장한 코나 일렉트릭 역시 기존 엔진을 쓰는 코나와 기본적인 차체 형태는 같지만, 여러 부분에서 디지털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앞이 막혀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다.

 

2018년형으로 등장한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는 엔진 열을 식혀주기 위한 라디에이터가 필요 없고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그릴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막혀 있는 그릴이 주는 이미지 차이는 적지 않다. 여기에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그래픽이 디지털적인 이미지와 전기 흐름을 형상화시킨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는 실내에서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버튼으로 설정된 셀렉터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프런트 콘솔 아래쪽을 마치 교량처럼 설계해 변속기가 사라진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출시된 쉐보레 볼트(Bolt) 역시 5도어 해치백의 소형 승용차의 차체를 가진 충전식 전기차다. 때문에 왼쪽 앞 펜더에는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마치 연료 주입구처럼 생긴 리드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외관 디자인 역시 막혀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대표적인 차이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적 인상과 매끈한 차체, 테일램프 그래픽은 전기 파형을 모티브로 하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뒷 유리와 테일게이트, 테일램프가 만나는 후면부 디자인은 자동차라기보다는 전자제품과 같은 감성을 느끼게 한다.

 

실내 구성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볼트의 플랫폼은 기존의 트랙스와 아베오와 함께 쓰는 감마 아키텍쳐다. 쉐보레 브랜드의 친환경 차량 디자인은 차체의 크기나 유형과 상관없이 연료전지 콘셉트 카 볼트의 이미지로 통일하려는 느낌이다. 실내 디자인에서도 센터페시아와 속도계가 들어간 클러스터에 대형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이제 전기차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액정 패널은 ‘기본’이 돼 버렸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보면 크러시 패드를 매우 밝은 색으로 설정하면서 푸른색의 무드 라이트를 적용해 그동안 봐왔던 차들과는 사뭇 다른 디지털적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실내 바닥에는 센터 터널이 없어 앞쪽 콘솔 아래쪽의 공간 활용도가 높다. 물론 실내 바닥에 돌출이 없다는 걸 한눈에 알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앉아 있으면 의외로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외관만 본다면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외장 디자인의 소소한 차이점들이 의외로 적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 전기차가 가진 특징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전기차들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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