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걸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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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 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8.08.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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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네덜란드 출신 카 디자이너 닐스 반 로이는 그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걸작을 완성했다. 바로 테슬라 모델 S 슈팅브레이크. 이제는 보디를 갈아입은 롤스로이스 레이스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짐 홀더(Jim H

코치빌딩(coachbuilding)의 역사는 자동차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그러나 이제 차 만들기는 새 시대에 접어들었고, 그 대표주자가 33세의 청년이라고 해서 전혀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는 테슬라 모델 S를 ‘슈팅브레이크’로 탈바꿈시켰다. 기본 콘셉트는 그 이전의 롤스로이스와 듀센버그, 부가티 등의 경우와 같았다. 그리고 원형의 대부분이 전기차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 역사적 사건에는 어떤 유사성이 있을까? 모두 건강한 개척 정신과 모험(그리고 약간의 광적) 정신이 담겨 있었다. 그 차는 닐스 반 로이와 그 일당이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이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네덜란드 출신의 그는 차를 너무나 사랑했다. 그래서 그는 런던의 카 디자인 명문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의 강력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반 로이는 런던 근교 그리니치에 독자적인 스튜디오를두고 있다

 

디자인계에 진출한 초기에 자문역으로 몇 차례 성공을 거둔 그는 런던 근교의 그리니치에 독자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렸다. 물론 독자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리기에는 가당찮게 젊었다. 하지만 반 로이는 그 중책을 가볍게 짊어졌다. 대형 브랜드에 들어가 편하게 출발하기보다는 독립노선을 가는 험로를 택한 것이다. 그는 스튜디오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고된 길을 가야 했다. 

 

“2014년 런던에서 실시한 새로운 택시 프로젝트가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반 로이가 말문을 열었다. “우리는 시당국에 실제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제시하여 엄청난 찬사를 들었다. 당국의 의도를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그를 계기로 더 많은 일을 맡게 됐다.” 하지만 반 로이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를 꺼렸다. 그 작업의 상당한 부분이 엄격한 비밀이었다. 그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한 기업에는 볼보와 포드만이 아니라 흥미롭게도 화웨이가 들어있었다.

 

잘 알려진 대로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중국계 거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이다. 그가 시치미를 뚝 떼는 걸로 보아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음을 지레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반 로이는 빙그레 웃으며 “우리는 도전을 무척 좋아한다. 최첨단 디자인 스타일을 연구하거나 어느 고객의 요구를 반영할 기술을 찾아내는 작업이 꽤 즐겁다. 처음 코치 빌딩 프로젝트를 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의 감격은 실로 엄청났다. 우리의 존재를 널리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물건에 우리 이름을 새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우선 그 프로젝트에 투자할 고객을 찾아야 했다. 그 인물이 바로 플로리스 데 라트다. 제약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번 그는 한평생 왜건을 사랑했다. 언제나 왜건을 사들여 복원했던 터라 새 차를 만드는데 기꺼이 투자할 의지가 있었다. 반 로이는 “첨단기술이 그를 움직인 동력이었다. 따라서 테슬라를 골라야 했다. 그는 우리가 새 시대의 개막을 상징하는 사업을 하길 바랐다”고 회상했다. 

 

 

수요에 따라 레메츠카는 최고 20대를 만든다

 

우리는 그 차가 꼭 한 대뿐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데 동의했다. 대신 20대를 넘지 않는 한정판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반 로이와 그 팀은 자신들의 꿈만 추구하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투자자와 손을 잡았다. 반 로이는 “지금 우리 앞에는 작업해야 할 세 가지 제안서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기 단계의 스케치만으로도 500~600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한 반 로이는 “최종 프로젝트의 일부는 고객의 취향을 완전히 반영했다.

 

고객의 집을 찾아가 자동차 컬렉션에 찬사를 보냈고, 음악취향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를 움직이는 게 무엇인가를 알아냈다. 그 모두가 차의 어느 부분에 반영됐다. 특히 컬러와 트림이 그랬다. 만약 고객이 늘어나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이 완성된 후 그는 코치 빌딩 전문업체 레메츠카와 손잡았다. 이 업체는 네덜란드 왕실의 확대형 차량 개조로 잘 알려진 명문이었다. 

 

 

새 스타일의 모델 S는 루프라인과 크롬장식이 더 늘어났다

 

“고객들도 그 업체를 잘 알고 있어 주저 없이 그들에게 일을 맡겼다. 그들은 손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손으로 두들겨 알루미늄을 성형하는 일부터 거대한 유리루프를 만드는 것까지 제한이 없었다. 우리가 요구하는 형상이 무엇이든 완벽한 조각으로 태어났다.” 반 로이는 지나치게 화려한 버전은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시인했다. “코치 빌딩 모델은 양산차보다 확실히 눈에 띄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아끼고 공장 생산 라인을 굴러 나오는 차를 사는 것이 낫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볼보 V90,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아반트를 보라. 그들의 스타일은 완벽하다. 취향에 맞으면 그 차를 사면 된다. 하지만 독특한 뭔가를 원하지 않나? 아니면 좀 더 과감한 시도를 하길 바라지 않는가?”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종가격은 테슬라의 모델 S를 크게 넘지 않을 전망이지만, 개조하는 수준에 따라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반 로이가 “처음부터 우리는 예산을 비롯해 한계를 설정했다. 한계를 두지 않으면 그 작품은 영원히 디자인 스케치에 그치고 만다”고 설명했다. 

 

반 로이의 테슬라 실내에는 트림과 배지를 추가했다

 

이 프로젝트에 결론을 내린 것 자체가 반 로이에게는 승리나 다름없다. 스튜디오를 확대하려는 그의 야망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프로젝트에 따라 사업규모가 확대되거나 축소됐다. 최대 규모였던 때가 30명이었다. 우리에겐 고객이 있고, 독자적인 아이디어가 있다. 롤스로이스 레이스를 개조하는 것도 우리의 꿈 중 일부다. 앞으로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영국판 슈팅브레이크

 

크베스트의 오리지널 모델 S 슈팅브레이크

 

반 로이만이 테슬라 모델 S 슈팅브레이크를 만든 것은 아니다. 영국 남동부 노퍽의 업체 크붸스트가 올해 초 세계에서 처음으로 슈팅브레이크를 만들었다. 반 로이 역시 영국업체가 만든 이 작품에 경의를 표했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두 가지 콘셉트가 확실하게 달라 오히려 보기에 더 좋다. 그만큼 고객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보디를 매만진 그들의 솜씨가 정말 매혹적이다. 하지만 우리 솜씨도 그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모두 다 잘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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