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쿼녹스와 쉐보레의 새로운 듀얼 포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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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쿼녹스와 쉐보레의 새로운 듀얼 포트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18.08.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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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이쿼녹스는 전통적인 쉐보레 그릴 디자인의 룰을 깼다

 

쉐보레의 완전히 새로운 모델 이쿼녹스(Equinox)가 들어왔다. 이쿼녹스의 첫인상은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와 겨룰만한 레벨의 차라는 느낌이다. 스포티지가 대체로 직선적이라면 투싼은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인데, 이쿼녹스는 차체 측면 이미지는 투싼에 가까운 도시형 차량의 부드러운 선이 쓰였지만 전후면은 약간 직선적인 날카로운 인상이다. 전체적으로 투싼과 스포티지를 절충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라진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공식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전면부 디자인 공식은 이른바 ‘듀얼 포트’(Dual Port)라고 불리는, 아래위로 나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다. 이런 분리형 디자인을 바탕으로 쉐보레 배지가 붙은 부분에 차체와 같은 색 라디에이터 그릴 리브가 굵게 지나가는 것이 쉐보레의 통일된 디자인 아이덴티티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쉐보레 차들에서 중앙의 수평 막대를 중심으로 상하로 나뉜 그릴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쿼녹스는 그런 룰을 깨뜨린, 아니 어쩌면 룰을 바꾼 것인지도 모를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위쪽의 슬림한 그릴(물론 모양은 그릴처럼 생겼지만 공기흡입구가 없으므로 ‘무늬’만 그릴인 셈이다)에 나비넥타이 모양의 쉐보레 엠블렘이 붙고, 그 아래쪽 그릴은 별도로 독립된 형태로 크롬 몰드를 두른 육각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 좌우로 주간주행등이 들어간 샤프한 이미지의 헤드램프가 자리 잡았다. 몇 년 전에 나온 모델 말리부부터 신형 크루즈나 스파크 역시 이처럼 아래쪽 그릴의 형태가 사각형에서 육각형으로 바뀌어 나오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이 육각형을 쓰는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가깝게는 현대차가 그렇고 미국의 포드 역시 여러 차종, 심지어 머스탱까지 육각형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아우디마저 육각형 그릴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각각의 세부적인 형태나 비례는 다르지만, 육각형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새로운 이쿼녹스는 도심지용 준중형급 크로스오버 SUV로 전반적인 성격을 구분할 수 있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SUV가 많은 미국의 도로 환경에서는 이쿼녹스 정도의 차량은 중저가로 팔리는 소형의 실용적 이미지로 디자인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쿼녹스의 뒷모습은 약간의 아쉬움을 준다. 자동차 디자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차량의 앞모습은 운전을 하든 길을 걸어가든 마주 오는 차를 순간적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샤프하고 강렬한 모습이 설득력이 있다. 이쿼녹스 역시 중앙으로 방향성이 모아져 화살촉을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리브 형상 등으로 매우 역동적인 인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쿼녹스는 뒷모습까지 이런 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담았다. 일반적으로 뒷모습은 앞차를 따라가면서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보는 경우가 많다. 이쿼녹스의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가 앞에 있는 이쿼녹스의 뒷모습을 보고 사야겠다고 결심하게 하려면, 강렬하기보다는 균형적이고 온화한 인상이 더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다. 앞서 말했듯 덩치 큰 SUV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이쿼녹스 정도의 차량은 다소 강한 이미지를 하고 있어도 상대적으로 순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련된(?) 디자인으로 다듬어진 고만고만한 SUV들로 메워진 한국의 도로에서는 이쿼녹스의 강렬한 앞뒤 이미지는 사람들을 망설이게 할 수도 있다. 이쿼녹스는 크지 않은 SUV이지만, 한국에서는 마냥 싼 값의 차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를 강하게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환경’에 따라 상대적 가치가 달라지는 건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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