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같은 기아의 모하비 테스트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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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같은 기아의 모하비 테스트 환경
  • 오토카 편집부
  • 승인 2018.07.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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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극단적인 부품 시험 시설은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에 있다. 롭 길(Rob Gill)은 이곳이 신기루가 아닌지 진상 파악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두 시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모하비 사막에 에드워즈 공군기지와 금광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기아의 부품 시설이 있다. 이곳이 기아차의 보증기간이 7년이나 되는, 그리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내구품질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배경이다. 이곳에서는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콘솔 박스, 시트커버, 헤드램프, 범퍼 등 모든 부품이 이글거리는 캘리포니아 태양 아래 40°C의 지독한 고열에 노출돼 있다. 맷 시어러(Matt Seare) 시설 총괄은 테스트의 극한 환경을 “자동차가 꾸는 최고의 악몽”이라고 묘사했다. 

 

시험 장비 속 온도는 110°C까지 오른다

 

그중 일부 부품은 나사 우주선의 본체처럼 생긴 시험 장비 속에 있고, 나머지는 작업대 위에 고정돼 있거나 완성된 부품 형태로 밖에 나와 있다. 150만 파운드(약 21억5400만 원)를 들여 만든 이 시험 시설에서 측정된 데이터는 분 단위로 본사에 전송된다. 팀 마르티네즈(Tim Martinez) 연구원은 “시험 장비는 인큐베이터 같다. 하루에 햇빛을 12시간 받으면 실내 온도가 90~110°C까지 오르기 때문에 팬과 커튼을 달아 놨다.

 

부품은 기아의 것. 빨랫줄은 우리의 것

 

기본적으로 우리는 자동차 부품이 자외선이나 복사열에 상태가 나빠지는지, 기포가 생기는지, 색이 바래는지, 고장 나는지 등을 샘플을 통해 알아본다. 이를 ‘풍화 촉진 시험’이라 부른다. 우리는 새 차를 단 6개월 만에 5년 이상 낡은 것처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자동차에 불이 붙기도 할까? 실제로 그런 적이 있긴 했지만 이는 샘플의 문제가 아닌 시험 장비의 문제였다. 어떤 시험에서는 두 가지 금속을 고리 모양으로 접합한 뒤 직사광선으로부터 접점 사이의 온도 차이가 열전력을 일으키게 하는 원리를 테스트했다. 그리고 온도계를 보호하기 위해 두루마리 휴지를 매달았다. 내가 두루마리 휴지가 맞냐고 묻자 그는 “맞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북적이는 사막

초피 로드. 기아차로 달리기에는 조금 벅찬 장애물이 있다
기아 캘리포니아 연구소 소속 테스트 드라이버한테는 불길한 광경이다

 

1740㎡에 달하는 기아의 복합 연구소는 10개의 트랙을 갖추고 있다. 곱게 포장된 약 10km 길이의 오벌 코스와 핸들링 시험을 위한 약 3.8km 길이의 곡선 코스, SUV를 위한 오프로드 트랙 등이 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지구 최악의 도로 환경을 모두 포함한 특수 포장된 8자 코스다. 여기에는 고르지 않은 돌길과 시멘트 벽돌, 포트 홀, 과속방지턱, 기차 건널목, 여러 소금을 넣은 가열 장치, 섀시를 비트는 장치, 모래 구간 등이 있고, 절단된 도로라는 뜻의 ‘초피 로드’(Choppy Road)는 이빨이 부딪힐 정도로 울퉁불퉁하다. 맷 시어러 총괄은 “이곳 테스트 드라이버가 되면 지압사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이다. 자동차에게는 아주 잔인한 공포영화 같은 곳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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