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저는 SUV만 탈래요”
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저는 SUV만 탈래요”
  • 최중혁
  • 승인 2018.07.04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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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SUV만 탈래요” 미국 시장에서 SUV의 폭발적인 증가
카약을 차량에 고정한 SUV의 모습

 

“우리는 더 이상 세단을 만들지 않겠습니다.” 어느 중소 자동차업체의 발표가 아니다. 모델 T로 자동차 대중화에 앞장섰던 포드가 앞장서서 폭탄선언을 했다. 소비자들은 점점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원하고 세단의 수익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2018년 5월 포커스, 2019년 3월 토러스, 2019년 5월 피에스타 생산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동차 제국’ 디트로이트가 위치한 미국 미시간 주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차량을 구매하려고 딜러들을 만나보면 세단에는 수천 달러씩 할인을 해주려고 하지만 SUV에 대해선 좀처럼 할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중고차(Used Car)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인기 SUV 혼다 CR-V의 경우 찾는 사람이 너무 많고 적절한 가격의 중고차를 찾기가 어려워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자취를 감춘다. 그런 반면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세단 어코드는 중고차 재고 물량이 쌓이고 있다. 미시간 버밍험의 한 딜러는 “쓸 만한 SUV가 중고차 시장에 나오면 수십 명이 시승 요청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1분기 미국 시장에서 274만 대의 SUV와 픽업트럭이 팔렸지만 세단은 137만 대 판매에 그쳤다. 2017년 전체를 봐도 SUV와 픽업트럭이 1105만 대가 팔렸지만 세단은 608만 대 수준에 불과했다. 

 

2017년 미국 SUV 판매 1위인 토요타의 RAV-4

 

SUV 인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SUV 판매가 대세다. 미국보다는 다소 늦지만 전체적으로 그 흐름을 맞춰가고 있다. 아우디는 자사의 SUV 판매가 2025년까지 주력 시장인 유럽을 포함해 전체 판매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북미 시장은 이미 Q시리즈 판매가 아우디 전체 판매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도 벌써 SUV 열풍이 불고 있다. 그 틈을 타 중국 로컬업체인 장성자동차(Great Wall)는 중국 시장 내의 선두주자로 다양한 H시리즈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심지어 고급차 시장에서도 SUV가 대세다. 마세라티가 슈퍼카 SUV 르반떼를 출시해서 이탈리아 자동차 판매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중이다. 벤틀리는 벤테이가를 내놓아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고 람보르기니, 애스턴 마틴, 롤스로이스 같은 럭셔리 자동차 업체들도 금기와 같았던 SUV 시장에 진출했다. 과거에 포르쉐가 마니아들의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브랜드 업체 중 처음으로 SUV 모델인 카이엔을 출시, 회사의 레벨을 한 단계 올렸던 것을 생각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캠핑시 유용하게 이용되는 SUV

 

미국에서 SUV 판매가 늘어나는 데엔 낮은 유가와 경기 호조, OEM(자동차 메이커)들의 다양한 SUV 출시가 한 몫을 했다. 특히 미국 생활에서 대형 SUV나 픽업트럭은 매우 유용하다. 인건비가 비싼 나라이기 때문에 물건을 사면 배달 비용이 그 물건 값에 육박하는 경우도 많다. 또 레저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여행을 떠나거나 피크닉을 떠날 때, 카약이나 야영 용품과 같은 레저 용품을 운반하기 위해 대형 SUV나 픽업트럭은 무척 유용하다.

 

필자의 경우 미국 학교로 유학을 올 당시 대형 SUV 중 하나인 닛산 패스파인더를 빌려서 모든 물품을 구매하고 직접 차량으로 운반했다. 배달 비용은 단 한 푼도 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유가가 2016년 바닥을 찍은 후 계속 상승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6월에 기준 금리를 0.25% 인상하고 두 차례 추가인상을 결정한 만큼 SUV 판매 호조가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토요타 캠리의 대항마 퓨전을 수 년 내 단종하기로 한 포드의 결정은 어쩌면 도박일지도 모른다”는 디트로이트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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