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뉴 체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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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뉴 체로키
  • 신석주
  • 승인 2018.07.0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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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뉴 체로키가 세련된 옷을 차려입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도심을 활보한다

지프의 어감에는 여전히 과거 전장을 누볐던 터프한 이미지가 남아있다. 그런 탓에 오프로드 무대만큼은 어떤 차라도 따라올 수 없다. 2014년 5세대 체로키 역시 오프로드 감성을 간직한 대중적인 중형 SUV 모델로 주목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남성미를 풀풀 풍기는 지프의 강인함은 분명한 강점이다. 하지만 투박하고 거친 이미지 때문에 선입견이 강했던 것도 사실. 그래서 오늘 만난 뉴 체로키가 더 특별하게 보인다. 그는 전면에 ‘세련미’를 강조했다.

 

이번 뉴 체로키는 5세대 모델을 부분 변경한 5.5세대 모델로 헤리티지를 품은 고유의 패밀리 룩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매끈한 스타일로 차려 입었다. 기존 모델 대비 몸집이 좀 더 커진 그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군살을 쫙 뺐다. 이제 도심에서도 좀 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기세다.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 디자인이다. 우선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벗어나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를 합쳐 앞모습이 선명해졌다.

 

폭포처럼 떨어지는 7개 슬롯 프런트 그릴이 더욱 도드라진다. 멀리서 보더라도 지프의 당당함이 느껴지는 포인트가 됐다. 측면이나 후면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살짝 바꾼 테일램프도 안정감을 준다. 세련된 외관에 도취된 기분은 차 문을 열자마자 무덤덤하게 바뀌었다. 기존 그대로 유지한 투박한 디자인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풀 모델 체인지가 남아있는만큼 변화의 폭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내는 단순하면서 투박함이 남아 있는데, 지프는 실용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맞다. 계기 조작이나 착좌감 좋은 시트 등 사용 편의성은 나무랄 데 없다. 외관의 세련됨이 좀 더 실내로 옮겨왔으면 하는 아쉬움만 빼면 말이다.  

 

체로키는 생각보다 가볍게 치고 나갔다. 2톤에 가까운 무게를 감안하면 괜찮은 반응이다

 

수납공간은 의외로 부족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센터 콘솔 프런트 미디어 센터 허브가 뒤쪽으로 옮겨져 앞쪽 수납공간이 더 크게 배치됐다고 했는데,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막상 스마트폰과 지갑을 들고 차에 올랐을 때 이를 어디에 놔야할지 머뭇거리게 된다. 기어박스 앞쪽 홈이 파인 공간은 그다지 요긴한 건 아니다. 가령 스마트폰을 넣었을 때 고정하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공간은  꽤 넉넉하다는 인상을 준다. 기존 모델 대비 더 길어지고 넓어졌기 때문이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731L로 골프백이나 일상적인 물건을 싣는 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2열 시트를 접게 되면 최대 1549L까지 확대된다. 아래를 발로 차는 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도 적용되었다.  

 

체로키의 2.4L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3.4kg·m의 힘을 낸다

 

시승차로 준비된 뉴 체로키 론지튜드 2.4G AWD 모델은 2.4L 멀티에어2 엔진과 업그레이드된 9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3.4kg·m의 힘을 낸다. 우선 일반 모드로 주행을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을 단단히 잡고 액셀러레이터를 밟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가볍게 치고 나갔다. 조금씩 속도를 높여나가는 데 따라 적절한 반응이 이어졌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기대했던 가속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자동 9단 기어는 자꾸 고단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하면 연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 rpm은 올라가고 소음은 커지지만 달리기를 주저하는 느낌.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니 조금 더 활발해졌다. 차체 움직임이 더 경쾌해지면서 반응 속도도 제법 빨라졌다. 날쌔게 치고 나가는 능력이 일반 모드 때와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괜찮았다.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노면 상태를 잘 흡수했고 코너에서도 쏠림 현상이 크지 않았다. 스티어링은 차의 방향을 잘 제어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단순하면서 투박함이 남아 있지만 실용성은 만족스럽다

 

가감속에서 빠르지는 않지만 효율적인 움직임을 뒷받침했다. 고속 영역에 들어서서는 매끈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연비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미국 차에게 연비는 기대하지 말라던 말은 체로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하다. 제원표에는 복합연비가 9.2km/L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고속도로에서 거칠게 몰아붙이고, 도심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했는데,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12km/L에 가까웠다. 뉴 체로키의 첨단 안전장비는 뛰어난 수준을 보여줬다.

 

계기판은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지프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주고, 사고 이후에도 탑승자를 보호해주는 80여 가지의 안전 및 주행 보조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론지튜드 모델에는 패들 시프트를 비롯해 크루즈 컨트롤, 파크센스 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파크뷰 후방 카메라 등의 기술을 갖춰 일상에서의 주행을 돕는다. 이번 뉴 체로키 시승은 오프로드보다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정장을 입고 타는 SUV로서의 성격은 더 진일보했다. 어차피 도시가 또 하나의 정글이라면 체로키는 여유와 강인함으로 당당한 자신감을 높여주는 좋은 파트너다. 정장을 입은 그대로 오프로드를 찾아 멀리 떠나도 좋으니 말이다. 

 

NEW Cherokee Longitude
가격 449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660×1860×1690mm
휠베이스 2720mm
엔진 2360cc, 가솔린
최고출력 177마력/6400rpm
최대토크 23.4kg·m/3900rpm
변속기 자동 9단 
무게 1830kg
연비(복합) 9.2km/L 
CO₂ 배출량 187g/km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 / 멀티 링크
타이어(앞/뒤) 225/60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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